그리스, 터키 여행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와서(21)-터키의 어린이들과 만난 휴게소의 터키선생님과 필자

달리는 말(이재남) 2005. 8. 23. 11:07

1923년 10월 13일 아타투르크 대통령에 의해 터키 공화국의 수도로 정해지면서 앙카라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 지기 시작했다. 그는 통일 국가의 균등한 발전을 위해 지나치게 서쪽에 치우쳐 있는 이스탄불 대신 내륙 깊숙이 위치한 앙카라를 선택한 것이다. 초기엔 불과 6만 명의 인구였지만 도시계획을 수립하여 각종 국가 기관과 각국의 대사관 영사관 등을 정책적으로 앙카라로 이전하는 등 계획적인 발전을 꾀하고, 그것을 토대로 이후 앙카라는 급속도로 개발되었다.

 

터키 앙카라대학교


현재는 가장 현대적이고 상업적 기능 도시로 시가지에는 국회의사당, 정부기관, 외국공관 등이 있고 앙카라대학, 중동공과대학, 고고박물관, 민속박물관 등이 있다. 도로, 철도교통의 요충지이자 터키 내륙 여행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동안 잊혀졌던 역사적인 도시인 앙카라는 일대의 아나톨리아 고대문명의 발자취를 찾아 볼 수 있다. 확장된 도로와 시내의 모습들은 타 지역과는 다른 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문명의 도시로서 시내 곳곳에서 유서 깊은 유적들을 찾아 볼 수 있다.
앙카라의 주변은 안산암으로 이루어진 구릉이 둘러싸고 있으며 해발 고도 약 850m의 고원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자원으로 아나톨리아 지방 최고의 비옥한 농지와 숲이 펼쳐져 있다. 아타투르크의 기념묘를 구경하고 나온 일행은 이스탄불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터키 앙카라에서 이스탄블로 가던 중 만난 풍광

터키 앙카라에서 이스탄블로 가던 중 만난 풍광


앙카라에서 이스탄불까지의 거리로는 9시간 이상을 버스로 달려야 한다는데 다행히 앙카라에서부터는 유로 라인(E. C. line)의 도로가 펼쳐져 있어서 이용할 수 있단다. 그 유로 라인(E. C. line)의 도로는 훌륭했다. 그래서 4차례나 휴게소에서의 휴식을 취하고도 6시간 정도 시간이 흘러 이스탄불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이스탄불에 도착하기 전 3번째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일행이 들렸을 때, 우리 는 뜻밖의 일을 맞이하게 된다. 휴게소에서 내리면 맨 먼저 찾아가는 곳은 화장실이다. 그리고 시간여유가 있으면 상점에 들어가 구경하면서 살 것이 있으면 살 수 있고 아이쇼핑을 하기도 한다.
이번 휴게실에서도 맨 먼저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이다. 화장실에서 나와 조금 머뭇거리고 서있는데 키가 크고 잘 생긴 터키인이 말을 걸어온다.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다. 물론 영어로 물어보니까 영어로 대답할 수밖에. 그는 필자의 나이를 물어본다. 그리고 직업을 물어봤다. 고등학교교사라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가르치는가를 묻는다. 수학이라고 대답하고 난 다음 나의 질문에 그도 역시 교사란다. 클럽활동교사로 춤을 가르친다고 했다.

 

터키 앙카라에서 이스탄블로 가던 중 만난 풍광

터키 앙카라에서 이스탄블로 가던 중 만난 풍광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한 터키 어린이가 그들이 즐겨먹는 과자상자를 내밀며 먹으라고 권한다. 어인 일인가 하고 멍청하니 서 있었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이라서 당황된 때문이었다. 이곳 휴게소에는 터키어린이들이 여럿이 있었는데, 그들은 목에 걸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볼펜을 몹시 갖고 싶어 했다.
터키는 문구류를 생산하는 기술이 뒤떨어져 있단다. 그래서 볼펜이 무척 귀하고, 때문에 갖고 싶어 한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우리 일행은 이미 카파도키아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험하지 않았던가?  볼펜을 받은 어린이는 너무나 좋아서 어찌할 바를 몰라 했으며, 함께 서있던 다른 어린이들은 몹시 부러워했다. 그 모습을 본 우리 일행들은 갖고 있던 볼펜을 다른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앙카라에서 이스탄블로 가던 중 만난  터키의 어린이들과 만난 휴게소의 터키선생님과 필자


볼펜을 받은 한 어린이가 터키의 특산물인 과자를 한 상자 사서 볼펜을 나누어준 일행에게 나누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어린이로부터 과자를 얻어먹은 일행은 우리가 타고 온 버스에 들어가 볼펜을 있는 만큼 다 꺼내 어린이들에게 모두 나누어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그 터키인이 우리 일행에게 5분만 시간을 할애해 달라는 것이 아닌가? 그는 무얼 위해 시간을 달라는 것일까? 뜻밖의 제의에 의아해하면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승낙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