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황학주 시인- 엉덩이 하나가 몹시 파인 길에서 차가 튈 때처럼 다가왔다도중에 몸을 내려놓을 수 없는해지는 쪽으로 가는 코끼리 떼와수천의 들소와 얼룩말 떼터벅터벅 사막을 밟는 엉덩이와 엉덩이 속에 든주름진 옹이 하나를 보았다전면이 모두 열린 킬리만자로가순박한 영혼의 배 한 척인 것을 알아차린그녀의 엉덩이도 주름이 깊다 -얼룩말-사막 어딘가에서 수습되어야 할꽃처럼 떠 있는 모든 동물들의엉덩이에 노을이 비칠 때 나는 항문의 옹이 속으로영혼의 밑창을 바싹 밀어부쳤다마르고 어둔 땅 위에서우주의 꽃받침께우물을 흘려주는 언덕 거기까지 -탄자니아 Serengeti 국립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