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서북쪽의 섬나라, 영국 일주여행

54.바닷가 작은 항구도시『스트랜라』

달리는 말(이재남) 2022. 12. 19. 22:50

바닷가 작은 항구도시『스트랜라』

스코틀랜드 남서부에 속하는 에어셔(Ayrshire)州의 바닷가 작은 항구도시인 스트랜라(Stranraer)에 도착한다. 북해의 바다를 바라보며 한동안 달려오는데, 차창 밖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은 인적이 드문 오직 바다와 해변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가슴이 확 트인다는 표현을 이럴 때 써야 될 것 같다.
세상과 단절된 듯 적막함이 흐르는 이곳 스트랜라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로 가는 페리호 선착장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내일 아침 북아일랜드로 향하는 페리를 타야한다. 스트랜라에 하나밖에 없는『노스웨스트 캐슬 호텔』은 자그마한 성처럼 느껴지면서 마치 동화나라에 등장하는 성 같다.

스트랜나의『노스웨스트 캐슬(North west castle)호텔』

스트랜나의『노스웨스트 캐슬(North west castle)호텔』

호텔로비로 들어서니 완전히 클래식한 분위기로 아담하고 조촐한 느낌이 19세기 소설 속으로 들어온 듯 착각이 든다. 350년이란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호텔은 중세적인 분위기다. 복도를 따라 홀을 살펴보니 호텔복도의 진열장 안에 여러 개의 컬링스톤이 보관돼있다. 컬링스포츠는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하였다고 알려져 왔는데, 얼어붙은 강이나 호수에서 무거운 돌덩이를 미끄러트리며 즐기던 중세 때부터 유래한 게임이다. 
컬링스포츠는 케나다로 전파되었으며 1998년 제18회 일본「나가노 동계올림픽」대회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런가하면 복도의 벽에 걸려있는 액자의 그림 속에는 옛날 마을에서 컬링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들이 걸려있다. 컬링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진귀한 컬링스톤과 그림을 이곳에서 볼 수 있어 매우 신기하다. 
이곳 진열장의 컬링스톤은 19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오래된 듯하고 컬링스톤의 원조가 아닐까 싶었다. 컬링스톤을 운반할 때 담아가지고 다니는 바구니(Bag)도 보이고 얼음을 미끄럽게 쓸어서 스톤의 진로와 속도를 조절하는 브룸(broom:빗자루)이 복도의 벽에 세워져있다. 브룸은 스톤이 지나가는 경로의 얼음을 닦는 도구로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마찰력으로 페블을 녹여 스톤이 더 잘 굴러갈 수 있게 해준다.

 

스트랜나의『노스웨스트 캐슬(North west castle)호텔』의 컬링경기장


이런 컬링스톤의 역사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니 신기하고 흥미롭다. 호텔을 둘러보니 내부가 참 귀엽게 잘 꾸며져 있고 아담한 살롱과 자그마한 공간들이 구경하기에 흥미롭게 만들어진 내부 구조였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벽에 진열된 여러 종류의 카드를 발견하고 마음에 드는 2장의 카드를 로비에 보여주면서 구입했다. 
구입한 카드가 비록 2장에 불과했으나 이 카드는 손으로 만든 수제품이다. 아늑하고 마음이 한없이 편해지는 이 공간은 마치 살아있는 박물관처럼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로비에서 나누어주는 묵직한 열쇠를 들고 이 호텔의 10호실에 체크 인하였다. 가장 신기한 것은 2층으로 올라가는 승강기가 나무로 된 문짝이었는데, 최초로 생산된 승강기가 아닐까하는 막연한 추측이다. 
2층을 오르내릴 때 덜거덩거리며 멈추니 충격이 커서 약간 공포감이 생겼다. 하지만 문을 손으로 직접 열고 닫는 여닫이 식 문 승강기를 상상이나 해보았을까?  이와 같이 필자의 객실, 10호실은 2층에 있는데, 승강기문을 수동으로 열고, 타고 올라가 2층에 도착하면 수동으로 문을 열고나올 수 있다. 이 어촌마을에는 단 하나의 호텔뿐이고 조그맣기는 하였으나 2층 10호실의 시설은 제법 괜찮은 편으로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중세 스코틀랜드의 얼어붙은 호수나 강에서 무거운 돌덩이를 빙판 위에 미끄러뜨리며 즐기던 놀이, 컬링경기

욕조에 물을 받아 반신욕을 마치고 오늘일정에 관한 기록을 남긴다. 원활하지 못한 와이파이(wifi)때문에 고국으로 전화통화는 할 수 없다. 피곤했기 때문에 곤한 잠에 빠진 새벽 4시경 요란한 비상벨이 울린다. 잠결에 일어나 승강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으나 큰 문제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물을 끓이기 위하여 커피포트를 켜놓고 잠을 자다가 일어난 해프닝이란다. 스트랜라 노스웨스트 캐슬 호텔은 성주 이름을 따서「MC Millan」 호텔이라고도 하는데 백악관처럼 생겨 일반호텔과는 입구부터가 조금 다르다. 객실마다 구비돼 있는 성주, MC Millan 부부의 사진첩과 성(城)화보집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흥미로움은 덤이다.
요즈음 평창 동계올림픽장면을 소개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여자선수들이 은메달을 따는 등 두각을 나타내는 스포츠로「컬링(Curling)」경기가 있다. 중세 스코틀랜드의 얼어붙은 호수나 강에서 무거운 돌덩이를 빙판 위에 미끄러뜨리며 즐기던 놀이에서 유래하여 17~18세기를 거치면서 캐나다를 중심으로 겨울스포츠로 발전하였다. 
1807년 캐나다에서 로열몬트리올컬링클럽이, 1838년 스코틀랜드에서 로열칼레도니아컬링클럽이 결성되었고, 1927년부터 캐나다컬링선수권대회가, 1959년부터 세계컬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1965년 국제컬링연맹이 창설된 뒤 1991년 세계컬링연맹(World Curling Federation;WCF)으로 개편되어 각종 국제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스트랜리 컬링의 역사

동계올림픽에서는 1924년 제1회 대회에 이어 1932년·1988년·1992년에 시범종목으로 선보인 뒤 1998년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제18회 대회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경기 세부종목은 남자·여자·믹스더블 종목이 있으며, 남자·여자 종목은 다음과 같은 규칙으로 진행된다. 
각각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컬링시트(Curling sheet)」라 부르는 길이 42.07m, 너비 4.27m인 직사각형의 얼음링크 안에서「컬링 스톤(curling stone)」이라 부르는 둥글고 납작한 돌을 미끄러뜨려「하우스(house)」라 부르는 표적 안에 넣어 득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우스는 4개의 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크기는 가장 바깥쪽 원부터 반지름이 각각 1.83m, 1.22m, 0.61m, 0.15m이며, 가장 안쪽의 원을「티(tee)」라고 한다. 
두 팀이 10엔드(10회전)에 걸쳐 각 엔드에 한 선수 당 2개씩 총 16개의 스톤을 번갈아 하우스를 향하여 던진다. 이때 선수의 손을 떠난 스톤은 하우스 앞의「호그 라인」을 넘어야 정상적 투구로 인정되며, 호그 라인을 넘지 못하거나 라인에 걸친 경우에는 해당스톤을 제외한다. 스톤이 하우스 안에 들어가면 득점이 인정되며, 상대팀보다 티에 근접한 스톤마다 1점을 얻는다. 
각 팀은 38분의 작전시간(thinking time)을 사용할 수 있다. 「믹스더블」종목은 2018년 한국의 평창에서 열리는 제23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에서 처음 추가되었다. 각각 2명(남자 1명·여자 1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8엔드에 걸쳐 각 엔드에 한 팀당 5개의 스톤을 번갈아 하우스를 향하여 던진다.

 

컬링경기장(평창 2018 동계 올림픽)

각 팀은 한 선수가 1·5번째, 다른 한 선수가 2·3·4번째 스톤을 투구해야 하며, 이는 각 엔드마다 바꿔 결정할 수 있다. 엔드마다 각 팀은 미리 한 개의 스톤을 하우스에 두고 시작하며, 각 팀은 22분의 작전시간(thinking time)을 사용할 수 있다. 점수계산방식은 남자·여자 종목과 같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빙판과 스톤의 마찰력을 높이기 위하여 페블(pebble)이라고 하는 얼음알갱이를 뿌려놓는다.
투구한 스톤이 20~30m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다른 2명의 선수가 스톤이 지나가는 얼음길을 브룸(broom)이라고 하는 빗자루 모양의 솔을 이용하여 닦아서 스톤의 진로와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목표지점에 최대한 가깝게 멈추도록 한다. 이를 스위핑(sweeping)이라 하고 2명의 선수를 스위퍼(sweeper)라고 부른다.
스톤의 위치를 선정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데 매우 복잡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기 때문에「빙판의 체스」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 스위핑을 하면서 많은 양을 움직이기 때문에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첫 엔드의 선공과 후공은 토스로 정하고, 2엔드부터는 진 팀이 다음 엔드의 후공이 된다.

 

경북 의성 컬링 훈련원. 의성체육관 좌측에 있는 의성 컬링 훈련원의 전경이다. 2007년 건립되었으며, 1층은 4시트 컬링경기장과 휴식공간이 있으며, 2층에는 컬링 관련 전시물과 휴식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양 팀이 모두 점수를 내지 못한 경우에는 다음 엔드에서도 공격 순서가 그대로 유지된다. 선공보다 후공이 유리하기 때문에 후공인 팀이 해당 엔드에서 불리한 경우에 다음 엔드에서도 후공을 유지하기 위하여 하우스 안에 들어간 스톤을 모두 밖으로 쳐내는 무득점 전략을 펴기도 한다. 스톤의 형태는 원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투구를 위한 손잡이가 볼트로 결합되어 있다. 국제컬링경기연맹에서 정한 규격은 무게 19.96㎏ 이하, 둘레 91.44㎝ 이하, 손잡이를 포함한 높이 11.43㎝ 이상이다. 
초기에는 손가락으로 쥐기 위하여 구멍을 뚫은 큰 돌을 사용하였고, 1800년대에는 쇳덩이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이후 돌의 평면에 손잡이를 달아 사용하게 되었다. 경기 중 스톤이 깨진 경우에는 최대 파편이 멈춘 곳에서 대체스톤을 사용한다. 컬링전용링크는 보통 4~5면의 컬링시트를 갖춘 곳이 일반적이어서 동시에 여러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전용링크가 없는 경우에는 아이스하키링크에 컬링시트를 설치하고 경기장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도 할 수 있는 경기로서 캐나다에서는 아이스하키와 더불어 국민적 스포츠로 즐기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각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에서도 생활스포츠로 널리 보급되어 있다.
동계올림픽 참가국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의 3시즌 동안 세계컬링선수권대회의 성적으로 개최국을 제외한 상위 9팀을 결정하여 총 10개 팀이 참가한다. 2014년 러시아의 소치에서 열리는 제22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는 아이스큐브컬링센터에서 열렸으며, 10개 팀이 본선 리그를 거쳐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이 책을 쓰고 있는 2018년 2월은 우리나라의 평창에서 제23회 동계올림픽이 한참 열리고 있을 때다. 지금 열리고 있는 동계올림픽의 컬링대회는 경북 의성출신 여성팀이 은메달을 따면서 세계의 화제가 되었다. 평창 동계올림픽과 세계컬링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한 여자 컬링팀은 선수 5명 중 4명이 의성 출신으로「갈릭 걸스」라는 별명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