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서북쪽의 섬나라, 영국 일주여행

25.셰익스피어의 생가

달리는 말(이재남) 2022. 9. 27. 07:48

셰익스피어의 생가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마을은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영국의 전형적인 소읍이었다. 드디어 도착한 셰익스피어의 생가는 들어가는 입구에서 안내책자를 나누어주어 여기저기를 구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시대를 거치면서 내부는 일부 개조되었지만, 최근 셰익스피어가 살았을 당시의 상태로 복구되어 가구, 세간, 벽의 장식 등에 이르기까지 16~17세기 양식을 충실히 재현해 놓았다. 
1층에는 식당과 가방 생산 공장 등이 있는데, 셰익스피어의 아버지는 사슴, 말, 염소, 양 그리고 개 가죽을 직접 제작해 장갑을 만들었다. 2층에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침실이 있다. 심지어는 셰익스피어가 어릴 적 사용했던 모양의 요람도 재현해 놓았다.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메리 아덴의 집은 스트랫퍼드 서쪽으로 약 5km, 에이번 역에서 철도로 5분 거리인 윌름코스역에서 내려 다시 5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부유한 농가주택으로 16세기 농촌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으며, 영국 전원마을의 아름다운 풍경도 즐길 수 있다                   

굉장히 오래된 셰익스피어가 사용했던 펜(Pen)도 보이지만 만져볼 수 없는 보물이다. 방문객들은 한 때 별채의 집이었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여동생인 존 하트가 살던 곳인 작은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방을 통해 가족이 살았던 본채의 응접실로 들어갈 수 있는데, 사랑방에는 셰익스피어의 아버지가 만든 장갑과 책, 체스가 놓여있다. 셰익스피어 가족이 메인식사를 하던 홀도 보이는데, 이 가문이 속했던 중산층은 메인식사를 하루에 두 번씩 할 수 있었단다.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


천이 드리워진 침대는 16세기 오리지널을 모사한 것이라 한다. 그 당시 이런 침대를 소유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부의 상징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생가 옆에는 기념품이 진열돼 팔려나가고 있는 작은 상점도 보인다. 이곳저곳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진 찍기에 바쁘다. 셰익스피어 생가 뒤뜰에서 그의 작품을 열연하는 두 배우를 만났다. 이곳에서 셰익스피어 생가 밖으로 나오니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번 시내다.
뉴 플레이스는 성공한 셰익스피어가 1597년에 구입한 호화저택으로 1616년 사망할 때까지 만년을 이 집에서 보냈다. 그가 죽은 다음 딸 부부가 상속을 받았지만, 18세기 때 허물어지고 현재는 초석과 물이 남아있을 뿐이다. 엘리자베스 양식의 정원이 보였다.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있는 스트래퍼드 어폰 에이본

시내 관광안내소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가면 뉴 플레이스 및 내쉬의 집이 있다. 곁에 있는 내쉬의 집은 셰익스피어의 손녀 엘리자베스의 첫 남편인 토마스 내쉬가 살았던 집이다. 현재 내부에는 당시 양식의 가구가 놓여 있으며, 2층에는 도시의 역사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관광안내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홀스 크로프트(Hall's Croft)건물이 있다. 
이 집은 셰익스피어의 딸 수잔나의 남편인 의사 존 홀의 집으로, 결혼 후에도 뉴 플레이스에 이주할 때까지 딸 부부가 이 집에서 살았다. 17세기 전반의 앤틱 가구가 놓여 있고, 거실과 침실 등을 더해 당시의 진료실도 재현해 놓았다. 현관홀을 지나면 이 집의 가장 중요한 방인 응접실로 들어가게 된다. 
이 방에는 그 당시 존 홀과 같은 지위에 있던 사람들의 취향과 부를 반영하는 가구가 비치되어 있다. 여기에 있는「식전 감사기도를 드리는 가족」이라는 제목의 인상적인 그림은 벨기에 브뤼주 화가 안토니우스 클래이신스(1538~1613)가 신앙심이 깊은 부유한 가정의 식사시간을 묘사한 것이다. 
담으로 둘러싸인 큰 정원에는 셰익스피어의 글에 나오는 여러 종류의 꽃과 존 홀이 환자를 치료할 때 사용하던 약용식물이 많이 심어져 있다. 강변을 따라 오솔길을 걷다보면 13세기 초에 세워졌다고 하는 홀리 트리니티 교회가 있는데, 이곳에는 셰익스피어와 아내, 딸 등 가족이 잠들어 있다. 
그들은 바닥에 묻혀 있는데 묘비명이 특이하다. “내 무덤을 건드리지 말라. 뼈를 움직이는 자에게 저주가 내릴 것이다”라는 섬뜩한 내용이다. 왜 그랬을까?  자료에 의하면 당시에는 무덤 도굴범들이 많아 이런 묘비명을 새긴 듯 같다는데, 또 다른 이유로 설명하기가 힘들다. 

 

셰익스피어와 아내, 딸 등 가족이 홀리 트리니티교회 바닥에 묻혀 있다.‘내 무덤을 건드리지 말라. 뼈를 움직이는 자에게 저주가 내릴 것이다’라는 섬뜩한 내용이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