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휴가

74. 8박9일로 마감된 3박4일의 여행계획

달리는 말(이재남) 2021. 3. 28. 10:30

도착한 포항역에서 처제들 내외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그들을 떠나보내고 포항역 안으로 들어간 필자부부는 기차시간표를 찾았다. 저녁 935분에 포항역을 출발하는 서울역행 Ktx 열차표를 예매했다.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된다. 아내와 울릉도 여행에 얽힌 일화를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필자부부가 타야할 474열차가 기다리고 서있는 홈으로 내려가 5호차 9C9D 좌석에 앉아 떠날 시간을 기다린다. 다행스럽게도 935분발 열차는 정시에 출발, 포항역을 떠나온다. 배안에서도 편안하지 못했고 또 빠른 서울행 열차를 타려고 애를 썼으니 피곤함이 물밀 듯 밀려오고 있다.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썬 풀라워호
포항여객선 터미널-
포항 여객선 터미널

 

필자부부가 탄 열차가 연착하지 않는다면 밤 125분에 서울역 프래트홈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귀중한 시간에 5분이나 연착하여 1210분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리면 전철이 끊기는 시간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 때문에 4호선 전철역을 향하여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필자부부만이 전철역을 향하여 걷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바쁘게 걷고 있다. 조금은 희망찬 마음으로 전철역에 도착할 즈음 때마침 4호선 당고개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서둘러 전철을 타고 보니 대단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제 집까지 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겠다 싶으니 마음이 편안해져 아내와 서로 의지하며 편안한 전철여행을 계속하여 당고개역에 도착, 집에 도착하니 20171017일 새벽 115이 된다. 34일 동안의 울릉도 관광을 계획했던 이번 여행이 무려 89일 동안의 긴 여정이 될 줄이야 꿈엔들 생각이나 해보았던가! 울릉도는 참으로 묘한 매력을 가진 섬이다.

거기에 머무르는 동안에는뭐 하러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나!”싶다가도, 막상 그곳을 떠나온 뒤엔 열병 같은 그리움이 무시로 밀려든다. 그리움에 젖어 그곳에서의 여정을 찬찬히 되짚어 보면, 고생스러웠던 기억조차도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추억으로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지난 가을에 떠난 두 번째의 울릉도 여행은 원래 34일로 계획했다가 89일 일정으로 끝났다.

 

                                                          -포항항에 도착한 썬 플라워호-

 

나흘째 되던 날에 발표된 풍랑주의보 이후로도 나흘 동안이나 계속된 탓이다. 덕택에 진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뜻하지 않게 많은 시간을 얻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발길도 느긋해져, 이 마을 저 마을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울릉도를 떠나온 뒤로는, 그곳에 두고 온 빼어난 자연 풍광이 더 그리워온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바쁜 와중에 떠난 것은 아니라지만, 애초부터 넉넉한 일정을 잡을 생각은 못했다. 그러나 뱃길이 끊겨 일정이 더 늘어지면 또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포항 여객선 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