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휴가

53.울릉도 3대 절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삼선암(三仙巖)

달리는 말(이재남) 2021. 1. 17. 15:52

 울릉도 3대 절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삼선암(三仙巖)  

산마을 식당을 출발한 필자일행의 승용차는 울릉순환로로 나와 죽암 몽돌해안을 차창 밖으로 바라보면서 지나 삼선암이 있는 곳에서 차를 세운다. 울릉군 북면 대바위와 섬목 사이 해변에 위치한 바위섬으로 모두 3개이며 주변 해안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삼선암은 대바위와 섬목 사이 해변에서 약 30m 떨어진 바다에 있다. 울릉도 3대 절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바위로서 멀리서는 2개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3개로 되어있다바위섬으로 나란히 붙은 두 개의 바위에는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으나 약간 떨어진 곳에는 가위처럼 벌어져 있는 가위바위라고 불리는 일선암에는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다    전해져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이 바위의 빼어난 경치에 반한 세 선녀가 이곳에서 자주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었다는데, 한번은 놀이에 열중하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쳐 옥황상제의 크나큰 노여움을 샀으므로 이 세 선녀는 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해변에서 약 30m 떨어진 삼선암-          

-해변에서 약 30m 떨어진 삼선암-

 

삼선암 중 이 바위가 막내선녀였고, 세 선녀 중 막내선녀가 좀 더 놀다 가자고 졸라대는 바람에 하늘로 올라가는 시간을 놓친 탓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가장 많이 받아 풀도 자라지 않는다는 전설이다. 또한 2007년 울릉군지 편찬위원회에서 편찬한울릉군지에 수록되어 있는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삼선암에 관한삼선암 이야기는 조선시대 선조 때의 일이다()조는 정치를 잘해서 많은 백성들에게 추앙을 받아왔지만, 그러나 왕의 힘이 울릉도까지는 미치지 못해 질서가 없고 무법지대였다. 이것을 알게 된 선조는 왕자를 섬에 보내어 정치를 하도록 하였다. 왕자는 수천 리를 무사히 항해하여 울릉도에 도착하여 지금의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관아를 정하고 정치를 하니 백성들이 즐거워하고 섬이 평온하여 모두 살기가 좋아졌다. 왕자는 정치가 잘 되어 가는가를 보기 위하여 이곳저곳을 살폈다하루는 석포에 와서 하룻밤의 잠을 자게 되었는데, 그날따라 달이 밝고 바다가 고요한 가운데 어디에선가 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려오는 것이었다. 왕자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 보았는데, 이 소리는 사람의 울음소리였으므로 왕자는 누가 울고있는가를 물어보았으나 대답은 없고 사방은 고요하여 더욱 무서웠다. 숨을 죽이고 있으려니 얼마 뒤에 또 울음소리에 섞인 슬픈 노랫소리가 들렸다. 노래 가사의 뜻으로 보아 왕자는 아마도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였다.   

-해변의 삼선암-

-해변에서 약 30m 떨어진 삼선암-  

왕자가 가까이 가서 보니 키가 크고 흑단 같은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아름다운 처녀가 혼자 서서 달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왕자는 그 처녀의 딱한 사정을 듣고자 하였지만, 자신의 비밀을 알려고도 하지 말고 구하려고 한다면 왕자의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고 하였다. 이때 왕자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왕자라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아는 것을 보니 예사 처녀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날 밤은 그냥 돌아왔으나, 다음 날에도 그 자리에 가 보았더니 그 처녀는 바다 저쪽을 바라보며 힘없이 서 있었다왕자가 여러 날을 그곳에 가 보니, 처녀는 그때마다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여러 날을 만나다 보니 드디어 처녀는 입을 열게 되었다. 처녀는 용궁에 사는 용왕의 딸인데 용궁의 명령을 어기고 외부의 총각과 만났다는 죄를 지어 쫓겨났다고 하였다인간세상에서 착실히 수행하면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용궁으로 갈 수 있고 만약 그렇지 못하면 영원히 용궁으로 갈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자신을 가까이하면 왕자에게는 해롭고 자신에게도 불리하다는 처녀의 이야기를 듣고 난 왕자는 호기심도 생기고, 또 만날수록 달덩이 같은 인물이 마음에 이끌렸다왕자는 인간 세상에 머무르는 동안 자주 만나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처녀도 왕자를 은근히 기다리게 되었다. 왕자는 정사를 돌아보고 서울로 돌아가야 할 처지인데도 처녀 때문에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섬에 머물렀다. 만나면 만날수록 두 사람 사이에는 정이 두터워지고 사랑의 꽃이 피고 인정의 샘이 솟는 꿀 같은 나날을 보냈다.

-멀리 보이는 삼선암-  

하루는 왕자가 가까이 가자 처녀는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 이유는 처녀가 용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만약 왕명을 어기게 되면 인간 세상에서 1년을 지내고 인간세상의 총각 한 사람을 데리고 용궁으로 가야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두 사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지둥하자, 왕자는 처녀의 팔을 잡고 바다 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다. 두 사람이 바다에 빠지자 바다 속에서 무엇인가가 나타나 왕자와 처녀를 모셔 가는 것이었다왕자와 처녀가 빠진 자리에 큰 바위가 솟아났는데 남쪽에 있는 바위는 왕자가 변한 아비바위이고, 중간에 있는 뚱뚱한 바위는 처녀가 변한 어미바위이고, 북쪽에 조금 떨어져 있는 바위는 왕자가 짚고 있던 지팡이가 변한 아들바위라고 한다. 이 아비바위, 어미바위, 아들바위를 가리켜 삼선암(三仙岩)이라고 불러서 선녀·신선이 된 것을 나타내었다. 또한 이 근처의 크고 작은 바위들을 보면 마치 사람들이 앉거나 서거나 굽히거나 업힌 것 같다고 하여 이 일대를 신선 촌이라고 부른다.   삼선암 이야기의 모티프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녀의 신분은 왕의 아들인 왕자와 용왕의 딸인 용녀로 되어 있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육지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바다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육지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은 왕자라면 실질적인 인물이 거론되어야 하는데, 역사적인 사실로 접근할 수 없어서 바다 속에서 사랑을 이루는 것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울릉도 코끼리바위-

-울릉도 코끼리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