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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4)-이집트 고고학박물관

달리는 말(이재남) 2015. 9. 23. 06:10

오늘날 카이로의 모습

 

나일 강 주변으로 잠깐 푸른 색깔이 나타나더니 곧 카이로국제공항에 비행기가 내려앉았다. 그때가 이집트 시간으로 4시 10분쯤이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조금 기다려 가방을 찾아 끌고 나오니 무려 3명이 우리를 기다리고 서있다. 현지인 영어가이드와 우리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현지인이 한 명 더, 그리고 한국인교포가이드가 한 명 더 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한국인교포 가이드는 낯이 익다. 2006년 11월에 이집트를 8일간 여행할 그때 우리를 잘 보살펴주고 좋은 정보를 제공해주었던 모종문 여사가 아닌가!  좀처럼 이런 일이 없다던데... 몹시 반갑다. 그녀 역시 반가워했다. 큰 전용버스에 짐을 싣고 이집트고고학박물관을 향해 달렸다. 

「많이 놀라셨어요? 언뜻 보기에 무질서해 보이지만 이런 무질서 안에도 질서가 있답니다.」하고 모종문 여사는 우리를 이해시키기에 바쁘다. 사실 두 번째 방문하는 카이로는 아프리카를 통틀어 가장 큰 도시라지만 거리는 쓰레기투성이이고 교통질서는 질서와는 너무 동떨어진 곳이다.

저 멀리 갈대숲이 무성한 나일 강이 카이로 시내를 가로지르고 있다. 그런데 이 나일 강을 굉장히 큰 강으로 상상을 했었는데 강폭은 한강의 절반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매우 무성한 갈대숲 어디쯤에 아기모세의 광주리가 떠 있었을까? 해롯왕의 재난을 피하기 위해 바구니에 실려 나일 강을 떠내려 온 모세가 빨래하는 여인에 의해 건져진 북 이집트의 삼각주어귀 게지라 섬에서 이 강의 왼쪽 언덕까지 뻗쳐있다.
사막의 유일한 강인만큼 이 강은 생명의 젓줄로서 온 이집트인들의 흠모에 가까운 애정을 받고 있다. 일 년 내내 이 강가에서는 축제가 열린다고 하였다. 시가의 중앙을 꿰뚫고 흐르는 나일 강은 이집트문명을 꽃피운 원천이었으며, 지금도 변함없이 이집트의 젖줄이기도 하다. 비가 일 년 내내 거의 내리지 않아서 카이로의 하늘은 언제나 푸르다.

카이로는 전통과 동서의 영향, 고대와 현대가 잘 조화된 도시이다. 그러나 이 도시는 늘어만 가는 이집트의 가난과 급격한 인구팽창으로 인한 문제와 쇄락해만가는 사회기관시설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의 구 카이로는 이전 바빌론이었으며, 로마비잔틴시대에 형성된 고대이집트의 수도 멤피스는 카이로 남쪽 교외에 해당한다.

이집트아랍공화국은 95%가 사막지대이며 인구는 약 6400만 명, 수도 카이로에만 1700 만 명이 살고 있다. 국교인 회교도가 90% 이상이며 기독교인이 8%라고 한다. 아랍어로 「승리」를 의미하는 카이로는 이집트의 수도이자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히는 가장 큰 도시이다.  6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수많은 이집트문명의 수도로서 오랫동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집트 고고학박물관

 

박물관정문에서 짐 검사를 받고 박물관건물 마당에서 잠깐 설명을 들었다. 박물관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작은 연못을 하나 만나게 된다. 일반 관광객들은 무심코 이 연못을 지나치게 되지만 유심히 살펴보니 연못에 이집트의 상징인 파피루스와 하()이집트를 대표하는 연꽃이 심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각각 이집트의 북부지역과 남부지역을 상징하는 식물을 심어 놓은 것이다. 비록 조그마한 시도이긴 하지만 지역 간의 화합을 이루려는 그 순수한 의도가 매우 사려 깊게 느껴온다. 도심지길거리의 인상과는 너무 다르게 고대의 찬란한 문명을 그대로 간직한 거대한 규모의 박물관은 그대로 우리를 압도하고 만다.

전시장은 크게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고 왕국시대로부터 중 왕국시대, 신 왕국 시대, 말기왕국시대, 그레코ㆍ로만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유물들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수많은 유물 가운데서도 고 왕국시대의 유물인 멘카우라 왕과 두 여신의 상, 그리고 중 왕국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인 멘투호테프 2세 좌상,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투탕카멘왕의 황금마스크 등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옮겨 다니면서 비운의 소년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와 그의 부장품 등을 구경하고 수많은 미라를 구경했다. 이집트고고학자들이 카이로 근교 사카라의 사막에서 5,000년 된 삼나무로 된 목조 관 속에서 이집트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의 미라를 발견하였다.

이 박물관은 107개의 전시실이 있다. 1층에는 거대한 조각상이 있고 2층에는 소규모의 조각상과 보석류, 투탕카멘왕의 유품, 미라가 전시되어 있다. 소장품의 수는 10만점, 이 박물관에는 또한 사진실과 넓은 도서관이 있고 전시실은 각각 연대기 순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 중 왕족미라전시실에서는 열 한명의 왕과 왕비의 미라들을 볼 수 있다.

출애굽시대의 파라오람세스 2세의 미라며 가장 혁명적인 왕 클레오파트라보다 더 최고 미인으로 여긴다는 아케나톤의 왕비 네페르티티의 입상, 흉상은 과연 그 아름다움을 증명하고 있다.  이집트가 정복한 주변 국가들의 이름이 석판에 새겨져 있었는데 그 중에 "히브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이고 그 가운데 이집트인관광객이 약 50만 명에 이른다. 박물관 안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그룹별로 설명을 들으면서 이쪽 방 저쪽 방을 돌아다니고 있으므로 설명을 들으려면 한참씩 기다려야 했다.  열심히 모종문 여사를 따라 다니며 설명을 들으랴, 유물들을 관람하랴, 너무나 바쁘게 쫓아다녔는데 놀랍기만 한 사적과 유물들을 눈여겨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번째 들려서 구경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약 2시간 동안 박물관 곳곳을 다니면서 설명을 듣는 과정이 새롭게만 느껴진다.  

이집트 고고학박물관

이집트 고고학박물관

이집트  나일강

이집트 사막위로 떠오르는 태양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의 연꽃

나일강에서 바라본 일몰광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