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생명력이 넘치는 아프리카(12)-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왕

달리는 말(이재남) 2014. 10. 24. 06:04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마을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의 그랜트가젤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의 그랜트가젤 

마사이마라국릭공원의 게임드라이브 사파리차들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의 누우떼들 

마사이마라국립공원에서 만난 사자 

 

 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왕

 


여전히 하늘은 청명하고, 드넓은 야생세계의 광활함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왕이다. 마사이족에게는 승리 아니면 죽음뿐, 항복과 후퇴란 없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국가는 식민지시대 서구 열강들이 자기네 편리한 대로 잘라 만든 구획정리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부족으로 찢어진 국민들은 한 핏줄로서의 응집력이 없어 늘 내전에 시달린다.
피를 나눈 혈족의 가장 큰 단위는 부족이다. 아프리카엔 3000여 부족이 신체적인 동질성을 갖고 자기네 언어에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 내려오며 철저하게 자기네 영역을 지키고 있다. 아프리카 최고의 부족을 꼽으라면 선뜻 입을 열 사람은 없으리라. 기준이 애매모호하고, 객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용감한 부족이라면「마사이(Massai)족」과 「줄루(Zulu)족」이라고 명확하게 대답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줄루족은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350여만 명이 살며 만델라도 그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들 부족은 18세기 말 아프리카 대륙 남부에서 다른 부족을 제압, 강대한 줄루 왕국을 일으켜 세웠다. 잘 훈련된 군사조직을 가지고 독특한 전술을 구사한 줄루 왕국의 샤카(Shaka) 왕은 검은 나폴레옹이라는 명성을 얻어 지금도 줄루족에게는 신격화되어 있을 정도다. 마사이족은 킬리만자로를 사이에 두고 케냐에 25만여 명 그리고 탄자니아에 10만여 명이 해발2000m에 육박하는 고원지대 마사이 랜드에서 목축생활을 하고 있다.
적도가 머리끝을 지나가지만 열대고원 마사이 랜드는 우리의 초가을처럼 언제나 시원하고, 쾌적한 초원을 마사이족이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전투능력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키쿠유, 캄바, 메르 같은 다수부족과의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는 언제나 마사이족의 것이었다. 지금도 다른 부족은 마사이족에 공포감을 느낀다. 「마사이」 한 마디에 울던 키쿠유 아기가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무섭게 느낀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용감한 부족으로 줄루와 마사이가 쌍벽을 이루지만 가장 잘 생긴 부족은 마사이족이다. 마사이족은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얼굴은 좁고, 이마는 넓고, 콧날은 오뚝 솟았고, 쑥 들어간 눈은 크고, 입술은 튀어나오지 않고, 턱은 나오고, 목은 길다.

마사이족은 후리후리한 장신인데다 남자들의 딱 벌어진 어깨, 잘록한 허리, 쭉 뻗은 다리는 군더더기 살이 하나도 없는 근육질이다. 윤기 흐르는 구릿빛 살결위로 근육의 움직임이 꿈틀거린다. 붉은 망토를 펄럭이며 「은구디」라 불리는 소치는 막대를 들고 초원을 성큼성큼 걷는 모습은 멋이 철철 넘친다. 가장 위엄 있는, 가장 자존심이 강한, 가장 전통을 고수하는 마사이족이 아프리카 최고의 부족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이 마사이 랜드를 가로지르지만 마사이족에게 국경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들은 거리낌 없이 국경을 넘나들지만 두 나라국경수비대는 애써 못 본 척한다. 푸른 초원에 소 떼를 몰고 마사이족이 걸어가고, 사자는 그늘 밑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기린은 긴 목을 빼서 아프리카의 아카시아 새순을 뜯고, 코끼리 떼는 지축을 울리며 풀밭을 가르고, 임팔라 떼는 팔짝팔짝 뛰어 다닌다.
대지에서 풀이 돋아나고 그 풀을 소가 뜯어먹고 마사이족은 소로부터 우유와 피를 받아 마신다. 마사이족의 소에 대한 애정은 끔찍하다. 사자가 송아지와 자기 부인에게 공격을 한다면 마사이족은 먼저 송아지 앞을 가로막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란다. 가뭄이 들었을 때 소 떼를 몰고 가다가 물을 발견하면 먼저 소 떼에게 물을 먹이고 나서 자신들이 물을 마신다. 마사이족은 땅이 곧 그들의 신이기에 땅에 흠집 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