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생명력이 넘치는 아프리카(12)-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왕

달리는 말(이재남) 2014. 10. 24. 06:04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마을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의 그랜트가젤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의 그랜트가젤 

마사이마라국릭공원의 게임드라이브 사파리차들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의 누우떼들 

마사이마라국립공원에서 만난 사자 

 

                                                                       

마사이 마라 국립공원을 향하여

 


어연 여행 제 5일째 되는 날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문을 두드리며 “안녕하세요?” 하는 종업원의 모닝콜 소리에 일어났다. 준비를 하다보니 6시가 다되어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아침식사를 시작했다. 오늘 아침식사 역시 오므라이스가 인기 좋아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토스트 빵에 꿀을 발라먹고, 오므라이스와 수프를 먹으니 배가 부른다. 아내는 조그마한 바나나 여러 개를 떼어가지고 손가방에 넣었다.
오늘도 승용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므로 우리가 타는 2호차의 일행들과 나누어 먹기 위함에서다. 나쿠루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던 그 문제의 4호차 때문에 lodge를 출발할 때에도 일행전체는 3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탑승했다. 일단 공원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서 4호차를 기다려 4대의 차량에 나누어 탈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가 탄 2호차는 6명을 태우고 마사이마라국립공원을 향하여 달려 나갈 수 있었다.
7시에 나쿠루국립공원을 출발, 3시간쯤 달려, Narok이라는 도시를 막 벗어나자마자 우리가 탄 2호 차량의 타이어가 펑크가 났다. 사실 이곳까지 오는 동안에도 도로사정이 워낙 나빠서 승용차가 좌우로 흔들리는가 하면 펄쩍펄쩍 뛰면서 머리부분이 승용차 천장에 부딪힐 정도니까 창자가 뒤틀리면서 괴로웠다.
그러니 차량의 타이어가 무리가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겠는가 싶다. 승용차 타이어를 갈아 끼우기 위하여 마을 근처에 차를 세웠는데 언제 동네사람들이 보고 왔는지 여러 명의 마을사람들이 모여들어 타이어 갈아 끼우는 모습을 구경을 한다. 서로 연락한 운전수들은 함께 도와가면서 완전히 수작업으로만 일을 했다. 우리를 태운 승용차가 타이어를 갈아 끼우고 다시출발,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뒤따라오던 차량이 고장이 났으니 되돌아오라는 전화가 온다.
4호차의 차량이 고장 나서 서있다. 고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던지 또 한번 3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또 얼마를 달렸을까? 외국관광객을 태운 차량 한대가 길가에 서서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운전사들끼리는 잘 아는 사이인 듯 서로 도와주려고 우리가 탄 2호차도 그곳에 섰다. 따라오던 일행을 태운 다른 차량도 모두 섰다.
가까운 마을에서 나온 꼬마들이 차량을 중심으로 몰려들더니 뭘 달라는 시늉을 한다. 집에서 출발 할 때 준비해간 목에 걸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예쁜 색의 볼펜 몇 개를 그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랬더니 차량의 창문을 향해 무엇인가를 더 달라고 손을 벌리고 아우성이다. 이 아이들에게 사탕과 과자를 나누어 주었는데에도 끝없이 손을 내민다.
이 마을의 꼬마들과 몇 장의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차량의 수리가 끝이 나고 승용차들은 다시 출발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다보니 멀리서 붉은 망토를 두른 마사이 목동이 가축동물들을 몰고 지나가는 모습과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 동물들이 서서히 눈앞에 다가와 보이기 시작했다. 



 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왕

 


여전히 하늘은 청명하고, 드넓은 야생세계의 광활함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다. 사자가 동물의 왕이듯, 마사이족은 아프리카의 왕이다. 마사이족에게는 승리 아니면 죽음뿐, 항복과 후퇴란 없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국가는 식민지시대 서구 열강들이 자기네 편리한 대로 잘라 만든 구획정리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부족으로 찢어진 국민들은 한 핏줄로서의 응집력이 없어 늘 내전에 시달린다.
피를 나눈 혈족의 가장 큰 단위는 부족이다. 아프리카엔 3000여 부족이 신체적인 동질성을 갖고 자기네 언어에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 내려오며 철저하게 자기네 영역을 지키고 있다. 아프리카 최고의 부족을 꼽으라면 선뜻 입을 열 사람은 없으리라. 기준이 애매모호하고, 객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용감한 부족이라면「마사이(Massai)족」과 「줄루(Zulu)족」이라고 명확하게 대답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어 보인다.
줄루족은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 350여만 명이 살며 만델라도 그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들 부족은 18세기 말 아프리카 대륙 남부에서 다른 부족을 제압, 강대한 줄루 왕국을 일으켜 세웠다. 잘 훈련된 군사조직을 가지고 독특한 전술을 구사한 줄루 왕국의 샤카(Shaka) 왕은 검은 나폴레옹이라는 명성을 얻어 지금도 줄루족에게는 신격화되어 있을 정도다. 마사이족은 킬리만자로를 사이에 두고 케냐에 25만여 명 그리고 탄자니아에 10만여 명이 해발2000m에 육박하는 고원지대 마사이 랜드에서 목축생활을 하고 있다.
적도가 머리끝을 지나가지만 열대고원 마사이 랜드는 우리의 초가을처럼 언제나 시원하고, 쾌적한 초원을 마사이족이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전투능력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키쿠유, 캄바, 메르 같은 다수부족과의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는 언제나 마사이족의 것이었다. 지금도 다른 부족은 마사이족에 공포감을 느낀다. 「마사이」 한 마디에 울던 키쿠유 아기가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무섭게 느낀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용감한 부족으로 줄루와 마사이가 쌍벽을 이루지만 가장 잘 생긴 부족은 마사이족이다. 마사이족은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얼굴은 좁고, 이마는 넓고, 콧날은 오뚝 솟았고, 쑥 들어간 눈은 크고, 입술은 튀어나오지 않고, 턱은 나오고, 목은 길다.

마사이족은 후리후리한 장신인데다 남자들의 딱 벌어진 어깨, 잘록한 허리, 쭉 뻗은 다리는 군더더기 살이 하나도 없는 근육질이다. 윤기 흐르는 구릿빛 살결위로 근육의 움직임이 꿈틀거린다. 붉은 망토를 펄럭이며 「은구디」라 불리는 소치는 막대를 들고 초원을 성큼성큼 걷는 모습은 멋이 철철 넘친다. 가장 위엄 있는, 가장 자존심이 강한, 가장 전통을 고수하는 마사이족이 아프리카 최고의 부족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케냐와 탄자니아 국경이 마사이 랜드를 가로지르지만 마사이족에게 국경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들은 거리낌 없이 국경을 넘나들지만 두 나라국경수비대는 애써 못 본 척한다. 푸른 초원에 소 떼를 몰고 마사이족이 걸어가고, 사자는 그늘 밑에서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기린은 긴 목을 빼서 아프리카의 아카시아 새순을 뜯고, 코끼리 떼는 지축을 울리며 풀밭을 가르고, 임팔라 떼는 팔짝팔짝 뛰어 다닌다.
대지에서 풀이 돋아나고 그 풀을 소가 뜯어먹고 마사이족은 소로부터 우유와 피를 받아 마신다. 마사이족의 소에 대한 애정은 끔찍하다. 사자가 송아지와 자기 부인에게 공격을 한다면 마사이족은 먼저 송아지 앞을 가로막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란다. 가뭄이 들었을 때 소 떼를 몰고 가다가 물을 발견하면 먼저 소 떼에게 물을 먹이고 나서 자신들이 물을 마신다. 마사이족은 땅이 곧 그들의 신이기에 땅에 흠집 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