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상해,항주

황산,상해,항주의 여행(5)- 항주의 성황각(城隍閣)

달리는 말(이재남) 2014. 9. 11. 05:59

 

중국 4대명루각 항주오산의 성황각 

중국 4대명루각 항주오산의 성황각벽의 조각품

중국 4대명루각 항주오산의 성황각벽의 조각품 

중국 항주 송성가무쇼장 민속촌의 이모저모 

중국 4대명루각 항주오산의 성황각(남송항성풍정도-항주의 옛모습)

 

 

곁에 있어 주는 것

삶에는
굴곡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그냥 옆에 있어 줄 수는 있습니다.
결국 오랜 시간을 두고 본다면
그것이 가장 강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요?

『치유하는 책읽기』 -이주향- 


항주의 성황각(城隍閣)

 

여행을 시작한 그 이튿날 아침은 7시에 잠을 깨우는 모닝콜이 있었다. 잠에서 깨어난 우리부부는 오늘이 바로 결혼 36주년 기념일임을 확인하면서 흐뭇하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호텔방의 무겁게 드리운 회색의 커튼을 젖히자 안개 자욱한 항주의 여명이 얼굴을 들이댄다. 죽순처럼 솟아오른 고층 빌딩과 타워가 안개 속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하루를 연다.

중국의 중부지방의 동쪽 연안에 면적 10만 2,000㎢, 인구 4,000여만 명의 절강성의 성도 항주의 여명의 빛이 밝아오고 있다. 17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아침식사를 하려고 올라갔다. 토스트기에 식빵을 구워 딸기 쨈을 발라먹고 계란, 도마도, 쌀죽 등을 갖다가 먹고 나왔다. 아침시간에는 여유가 있어 좋다. 8시45분에 짐, 가방을 정리하여 전용버스에 싣고 호텔을 출발하였다.

잠시 후 항주에서는 제일 높다는 오산(吳山)정상의 성황각 입구에 차를 세우고 조금 걸어서 올라갔다. 오산은 서호의 풍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는다는 10경에 속하는 산으로 산꼭대기에는 웅장한 누각인 성황각이 유명하다. 이 성황각은 도교를 집성한 곳이란다. 성황각으로 오르는 입구에는 넓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여가를 즐기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 오산은 오(吳)나라의 왕 손권이 이 산에 진을 쳤었다하여 오산으로 이름 붙여진 산으로 항주의 가장 번화한 상업거리인 연안로 남쪽에 위치하여 시내까지 산줄기가 뻗어있다고 했다. 성황각 바로 옆에는 성황묘 건물이 있다. 성황묘로 들어가기 직전에 작은 종이 하나 있었는데 소원을 빌면서 이 종을 3번치면 그 소원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하여 서로 종을 치려고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너무 길기 때문에 아내는 성황묘에 다녀 나와 그 종을 치겠노라고 그곳을 지나쳤다. 성황각 옆 건물에 들어가니 명나라 때의 관리였던 주신(周新)을 모신 성황묘가 있다. 주신은 이곳의 안찰사로 재임하는 동안 청렴결백하여 조금의 사심도 없었으며 소송을 원만하게 해결해주어서 백성들로부터 신망을 받았던 인물이다. 

 

후에 주신이 명 성조에 의해 무고를 입어 피살되자 백성들의 원망을 잠재우기 위해 명 성조는 이곳 성황각의 성황묘에 주신의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항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주신을 모시는 사당으로 그의 신주가 영험하다 해서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성황묘의 주신 앞 제단에는 향불을 피워놓고 관광객들로 하여금 향을 피워 바치도록 시설이 돼있었다.

아내도 그 수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향에 불을 붙여 주신의 앞에 놓인 제대에 꽂고 나오면서 소원을 비는 종을 3번치고 성황각으로 발길을 옮겨갔다. 성황각 1층 안으로 들어갔더니 송나라 때 사람들의 모습을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한 것도 있고, 화려하고 놀랄만한 아름다운 배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그 유명한 남송항성풍정도(南宋抗城風情圖)는 남송시대 항주(항성) 사람들의 생활상을 잘 조각한 조각 작품으로 남아있었다. 뿐만이 아니라 두다도, 화랑출가, 서호의 용주경기 등의 모형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있다. 그런데 이 작품들은 항주공예연구소의 연구원과 조각을 하는 장인들, 만여 명이 2년 만에 완성시킨 작품이라니 정말 놀랍다.

길이가 31.5m, 무려 1,000여 채의 집과 3,0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한다고 한다. 항주의 옛 모습을 파노라마식으로 대형모형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었는데, 그 섬세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랍고 훌륭했다. 2층으로 올라가니 항주와 관련지어진 소동파, 백낙천 등 유명인사 28명을 새긴 조각도와 항주의 역사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을 묘사한 11개의 조각상이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니 찻집이 있었으며 4층으로 올라간 좌측은 서호가 내려다보이고, 우측으로는 항주 시내와 전당강 등의 경치를 한눈으로 감상하며 굽어 바라볼 수 있었다. 성황각 근처에는 명향루 등 유명한 건축물뿐만 아니라, 사원과 신묘, 소동파 같은 유명한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물들이 많이 있다. 오래된 고목과 기암괴석들의 볼거리도 많고 경치도 뛰어나 우리 같은 외국 나그네들은 물론 항주 시민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했다. 성황각에서 내려온 우리는 서호를 향해 전용버스를 타고 옮겨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