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여행

끝-아쉬움이 남는 일행들과의 작별인사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18. 16:12

아쉬움이 남는 일행들과의 작별인사

 
그런 사건이 있었던 뒤로 100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놀라운 일이 발생한다. 그 멈췄던 천문시계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으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리고 그 아름다운 12사도의 인형극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프라하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고 눈에 보이는 하나하나가 보석이다. 어느 곳을 가나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관광객들이 너무 많고 거리는 질서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활기에 넘친다.

일단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동유럽의 얼굴들이 많이 보여 이유 없이 즐겁고 이 멋진 나라를 볼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했다. 1시가 넘으니 배가 고파왔다. 일행은 체코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구시가지 광장으로 나갔다. 집들에 반쯤 가려 광장 쪽을 바라보고 있는 건물이 구시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틴교회다.

 

체코 프라하 바출라프광장

 

또한 광장의 중앙에는 보헤미아 독립운동의 투사인 보얀 후스의 동상이 서 있었는데 동상에는 나치에 의해 만자(卍字) 십자 상이 새겨져 있었고, 「프라하의 봄」이 끝 나가는 것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검은색 휘장이 둘러져 있었다. 구시가지 광장에서 면세점으로 안내되었다. 오늘은 어제와는 다르게 덥다는 것보다는 햇볕은 따갑고 그늘은 시원했다. 상점에 들어가 기념품을 사는 동안 휴식시간을 가졌고 프라하에 남아있는 유일한 재래시장을 방문하게 됐다.

 

마음씨 고운 전용버스 운전기사 페로

 

그곳은 관광객을 상대로 판매를 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상품의 값은 비싼 편이었다. 그곳을 마지막으로 전용버스에서 기다리는 운전기사 페로를 만나 프라하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8박 9일 동안을 우리일행을 안전하게 싣고 다녔으며, 마음이 부드러워 고단한 운전을 하면서도 짜증 한 번 낸 적이 없었던 페로에게 고마웠다는 인사를 하고 인솔자는 그의 손에 팁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일일이 그와 악수를 하고 아쉬운 작별은 체코어로 "제꾸이(고맙습니다)"를 외치면서 헤어졌다.

그런데 이 페로가 그때 막 인천공항에서 날아온 한국관광객을 그의 버스에 싣고 우리가 다녀온 여행코스를 역으로 프랑크푸르트까지 운전을 해야 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유럽에 식상을 한 사람들이 이제는 동유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체코는 유럽의 관광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3년도에는 체코를 찾은 관광객이 무려 48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체코인구의 4.4배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체코는 동구권에 속하는 나라 중 GNP가 가장 높고 가장 잘 사는 나라로 부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하공항에 들어가 출국수속을 마치고 탑승할 시간을 기다리면서 아내와 함께 면세점을 구경하였다. 귀국하면 선물하려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들었다는 붉은 포도주 2병과 과자 한 봉지를 샀다.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입구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의 인파

  체코 프라하 성비트대성당

     체코 프라하(Praha)-구시가광장-구시청사                             

 

 

체코 프라하의 성비트성당 내부

체코 프라하 볼타강 위의 까를교

체코 프라하성


서울 행 KE 936편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7시 20분에 출발하여 집을 출발한지 열흘째 되는 날 12시 26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내 나라에 다 온 것이다. 몸은 무척 피곤했다. 밤늦게까지 여행기를 정리하느라 밤잠을 설친 이유도 있지만 그러나 마음은 무척 가벼워진다. 짐 가방을 찾고, 그리고 입국수속을 하고 그리고 대한항공사 측에 마일리지를 신청하여 처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출발할 당시 21명의 일행이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음은 복을 많이 받았음이다. 일행은 한사람씩 인사를 나누고 그 동안 함께 행동해온 21명 일행들과 공항에서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제 헤어지면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특히 이번 여행을 통해 미소와 유머와 위트로 일행을 즐겁게 해주었으며, 미리 준비된 여행지와 연결된 비디오와 클래식 음악 등으로 방문하는 나라에 대한 사전 탐색자료를 제공해준 인솔자 김혜선 양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여행이란 결국은 무엇을 보러가면서도 그 과정을 통해서 수많은 나를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여행 중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다양하게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얻어지는 경험이 내 안에 들어와 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열심히 살든 대충대충 살든 사람은 누구나 죽기 마련이다.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는 옛날사람들의 말처럼 가능성으로만 따져본다면 바로 내일 죽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의 전경

 

 

 

자랑스럽지는 못할망정 부끄러운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여행을 통해서 되돌아보아지고 가치기준과 판단기준이 점점 객관화하고 논리를 가지게 한다. 거만하지 않은 사람, 늘 남을 배려하면서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아름답고 부드러운 사람, 겉으로는 적게 가졌으면서도 안으로는 단단하게 중무장을 하고 사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생각해보니 외국여행 중에는 우리나라 자체가 그리워졌었다. 사람들, 산, 음식, 한글로 된 책이나 신문 등 친숙한 모든 것들이 그리웠었나보다. 우리나라에 돌아오니 모든 것이 반갑고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하계 동에 살고 계시는 임창욱 선생님 가족과 함께 공항버스를 타고 우리는 중계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몹시 피곤하다. 그러나 낯선 세계였던 이곳저곳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돌아왔다는 흐뭇한 심정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것을 얼마나 얻었는지는 아직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자신이 행복감으로 충만해진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지겹기는커녕 자꾸만 새로운 재미가 솟는다. 그러니 여행을 머리로만 계산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참고문헌 ; 미클로시 바모시가 쓴 『헝가리의 문화』

 

에바 리프니아츠카가 쓴 『폴란드의 문화』

 

밴야민 바르코브(Benjamin N. O. X. Barkow)와

 

슈테판 차이데니츠(Stefan Zeidenitz)가 쓴 『독일의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