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여행

24.중세풍의 건축물들로 아름다운 체스키크롬로프성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18. 16:02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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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기 중세도시로서 고성들이 즐비한 체스키크롬로프

 

여행을 시작한지 벌써 여드레째 되는 날 아침, 이곳에서의 잠은 비교적 잘 잤다. 그러나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어서 늦게까지 누워있었다. 그렇지만 마냥 누워있을 수만 없겠기에 오늘 일정을 위하여 준비하고 호텔 밖 호수주변을 잠깐 걸었다.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던가? 레스토랑에 들어서니 우리일행 몇 사람이 눈에 뜨여 반가웠다. 호텔식으로 아침식사를 마치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래서 다시 호수주변을 걸으면서 탐스럽고 먹음직스럽게 맺은 체리열매를 배경에 넣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호숫가 길거리에 서있는 체리열매들이 여기저기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남녀 7∼8명이 호숫가를 조깅하는 모습도 보인다. 9시에 우리를 태우고 호텔을 출발한 버스는 체스키크롬로프를 향하여 줄기차게 4시간을 달렸다. 물론 중간에 휴식시간을 갖으면서 화장실에 들르기는 하였다. 휴게소의 상점에 들려 초콜릿과 사탕 등 몇 종류의 과자를 사서 김효경의 어머니에게 주면서 효경에게 주도록 했다.

지난 24일 비엔나의 케른트너 거리 카페에서 비엔나커피를 마실 때 김효경의 어머니가 필자부부의 커피 값을 대신 지불했기 때문에 미안했었다. 2시간 정도를 더 달리면서 김혜선 양은 유럽의 건축양식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했다. 체코 남부 몰타바 강변 위에 위치한 13세기 중세도시로서 고성들이 즐비한 체스키크롬로프에 도착하여 곧바로 체코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수프 다음에 소고기구이와 감자, 야채가 주 메뉴였고 후식으로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갖다 주었다. 식사 후에는 1시간의 자유시간을 주었다.

체스키크롬로프는 우리나라 경주처럼 유적이 많은 도시로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도시 전체를 유네스코가 세계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또한 이곳은 영주가 살았던 곳인데 후에는 왕궁이 되어 왕들이 살았던 요새 같은 도시다.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골목길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의 블타바 강

 

체스키크롬르프는 체코의 남부 보헤미안 지방의 도시로 오스트리아와 국경이 맞닿는 곳에 있다. 성은 체코에서는 프라하성 다음으로 큰 성이며 세계 300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체코의 대표 관광명소다. 강물이 U자 모양으로 흐르는 가운데 뒤쪽은 험한 산으로 둘러싸인 천연 요새지역에 만들어진 도시다. 이 성에는 높이 82m의 종탑이 있었다. 종탑은 162개의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곳 체스키크롬르프는 왕궁과 대형 극장, 크고 작은 5개의 정원, 중앙광장, 고딕식 성당 등이 있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성은 13세기 중엽 대지주였던 비트코벡에 의해 고딕 양식으로 건축되었다. 이 도시 최고의 황금기를 누렸던 14~17세기 초에 이곳을 지배했던 로즘베르크 가문에 의해 르네상스 스타일로 증개축 되었다. 매년 여름철이면 거울의 방, 가면 무도회장, 여름 궁전 등에서 다양한 공연과 콘서트 등이 열린단다.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전경


이곳은 또한 몰타바강 만곡부에 있는 도시로서, 봉건귀족 비데크가의 보호를 받아 14∼16세기에 수공업과 상업으로 번영하였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 도시의 하나란다.

 

중세풍의 건축물들로 아름다운 체스키크롬로프성

 

구 시가지에 들어서니 마치 동화 속의 성으로 찾아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큼 붉은 기와지붕을 잇고 있는 중세풍의 건물들과 체스키크롬로프성은 아름다웠다. 이 아름다운 건물은 “아! 정말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옛 시가지에는 체스키크롬로프성을 중심으로 중세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고딕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라트란 지구에는 14세기에 건설하여 16세기에 개축한 성체 성당과 성요스트 성당이 있다.

옛 시장 터에는 르네상스시대의 거리와 후기고딕 양식의 성비토 성당이 보존되어 있었는데, 이 성당은 1309년 착공한 건물로서 내부에는 그물 모양의 볼트와 바로크 양식의 제단이 있고, 건물 서쪽에는 좁고 높은 탑이 서 있다. 필자부부는 성비토 성당의 내부는 구경할 수 있었는데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아쉽게도 촬영은 하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그 성당에서 나와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많은 관광객들이 다리 위에서 구경을 하고 있다.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의 지도


성을 감돌아 흐르는 강물에 지금 젊음의 향연이 베풀어지고 있었다. 비키니의 반라 여인들과 근육질을 자랑하는 남자들이 리프팅을 하거나 여러 가지 기구를 타고 물놀이를 하는 원색의 쇼가 한창이다. U자 모양으로 흐르는 강에 6명, 4명, 2명 혹은 한 명이 배를 저어 낭떠러지로 흘러내리는 모습을 우리도 함께 구경했다. 배를 저어 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낭떠러지에서는 배가 몹시 흔들려서 물에 빠지거나, 혹 성공하여 그곳을 탈출하면 구경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주기도 하니 퍽 재미있는 경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남녀노소가 가세를 하고 수 만 명의 관광객이 가세를 하여 원색이 넘실거리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덥지만 햇볕을 조금이라도 더 받아들이려는 이곳 사람들은 반라로 거리를 활보를 하고 있다. 날씨가 무척 따가워지고 자외선지수가 높을 정도로 무더워진 날이었다. 우리들은 그늘을 찾는데 이곳 사람들은 온통 반라가 된 채 햇볕을 쬐기 위해 양지바른 곳으로 모여든다.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의 스보르노스티 광장


우리 같으면 이들처럼 뜨거운 햇볕을 쬐었다가는 몸이 붉다 못해 화상을 입게 되거나 검게 타게 될 텐데 이곳 남녀노소 모두는 햇볕에 환장을 한 사람들처럼 뙤약볕을 쬐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구경하다가 일행 모두가 이곳에 모이게 되니까 전용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곳까지 걸어서 내려갔다.

도중에 들렸던 체코의 화장실은 이번 여행한 나라 중 가장 특이하고 의아해하리만큼. 넓고 깨끗했다. 그뿐이랴. 다른 나라의 모든 곳에 있는 화장실은 사용료를 받고 무료가 거의 없었는데 체코는 가는 곳마다 화장실이 무료다. 유료 화장실만 사용하다 무료를 계속 사용하게 되니 조금은 미안하고도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