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여행

17.성 이스트 칸 성당과 국회의사당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18. 15:37

성 이스트 칸 성당과 국회의사당

 

헝가리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부다페스트와 길가의 농장의 모습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풍광

 

                                   

 성 이스트 칸 성당과 국회의사당

페스트시가지를 따라가다가 만나는 곳, 부다페스트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 이스트 칸 성당이 있다. 이 사원은 1851∼1906년에 네오 르네상스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높이 96m로 원형 돔이 상징적이며 제단 중앙에는 성 이스트 칸의 대리석상이 있다.
초대 왕이자 기독교를 처음 받아들인 이스트 왕을 기념하기 위해서 세운 성당이 이스트 칸 성당이다. 이 사원 바로 앞에 자리 잡은 자수품들을 전시해놓고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면세품상점이 있었다. 가이드의 소개로 그곳에 들어가 쇼핑을 하는 동안, 헝가리에서 만드는 와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곳을 출발하는 전용버스를 타고 옮겨간 장소는 국회의사당 건물이었다.
다뉴브강변의 네오고딕 양식의 궁전과 같은 건물이었는데 건국 1000년을 기념하여 1884∼1902년에 건축되었다. 뾰족한 지붕이 하늘을 찌를 듯이 서 있으며 건물 벽에는 헝가리 역대 통치자 88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건물 앞 광장에는 헝가리의 영웅인 코슈트와 라코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국회의사당을 구경하고는 저녁식사를 하려고 한국 관을 찾아갔다. 이곳 레스토랑에서는 김치찌개로 맛있는 식사와 후식으로는 수박을 먹었다.
 

  한국음식점 한국관

헝가리 국경지대 농산물 판매소의 상품들


가는 곳마다 식수가 문제다. 주로 음식점에서 준비된 식수를 병에 따라오기도 하고 이곳 한국 관에서는 정수기에서 한 병의 식수를 채워 호텔로 가져왔다. 앞서 헝가리는 온천욕으로 유명하다는 언급을 했다. 이곳 부다페스트에서 온천욕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우리가 체크인 하는 호텔 7층에서는 온천욕을 무료로 할 수는 있지만 혼탕이란다. 몸에 수건을 두르는 것조차 창피한 일이며 자신의 나체를 보여줄 수 있는 배짱이 있는 분이면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고 대답했다. 과연 일행 가운데 그 같은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우리가 하룻밤을 보낼 Congress park hotel에 체크인, 샤워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 지어야 했다. 몹시 피곤하다. 그런데 헝가리의 이 호텔 측에서는 짐 가방을 맡아 각 호실로 운반해준다. 동유럽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고마워서 팁으로 미화 1불을 주었더니 고맙단다.

헝가리의 이웃 나라들

헝가리는 1차 대전 패전으로 원래 영토의 70%를 잃었다. 헝가리 인들은 원통했던 그 일을 잊지도 용서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네 영토를 빼앗아간 이웃 나라들을 아주 싫어한다. 제1차 세계대전 전에 헝가리는 오스트리아와 합병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일부였다. 1차 대전을 일으킨 오스트리아가 패전하자 헝가리는 독립을 얻었지만, 패전국에 속했다는 이유로 원래 영토의 대부분을 주변 국가들에게 빼앗겼다.
그러나 땅을 빼앗기기 전에도 인접 국가들은 헝가리 인에게 계속해서 욕을 먹었다. 헝가리 인들이 보기에 루마니아 인은 「더러운 종족」, 「발바닥에 털이 난 종족」 쯤 에다가 수완이 좋은 발칸 반도의 장사꾼에 불과하다. 슬로바키아 인은 둔하고 거만하다. 세르비아 인은 믿을 수도 없고 공격적인 족속이다. 체코 인에 대해서는 한수 위인 영화 수준을 갖추고 있고 뛰어난 외교술을 가지고 있음을 부러워하면서도, 따분하고 소심하며 맥주나 퍼마시는 주정뱅이들이라고 경멸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영웅광장


러시아인에 대해서는 조금 복잡한 생각을 갖는다. 헝가리 인들은 러시아인을 「원래 게으른 슬래브 놈들」이라고 치부하며 자위할 수밖에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주변 슬래브 국가들에게 영토를 빼앗긴 헝가리는 빼앗긴 영토를 되찾으려고 소련과 싸우는 독일의 편을 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 헝가리는 거꾸로 소련에 점령당하는 쓰라린 비애를 또 한 번 맛보아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동유럽에서 가장 큰 세력을 차지하고 있는 슬라브족, 그 중에서도 특히 구 소련 지역에 사는 슬라브족을 죽자고 싫어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헝가리를 점령한 붉은 군대가 1990년까지 주둔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가슴을 아프게 하는 탓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겔레르트언덕-탱크맨


이웃 나라 가운데 어느 정도 동질감을 느끼는 나라로는 아름다운 부자 나라 오스트리아를 꼽을 수 있다. 푸른 다뉴브 강을 나누어 가지고 있으며 오페레타와 거창한 겨울 무도회를 사랑한다는 점도 비슷하고, 더욱이 맛과 향이 좋은 커피와 크림 케이크까지 있으니 찰떡궁합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14∼16세기에 폴란드의 야기에우워 왕조는 리투아니아, 보헤미아, 헝가리까지 통치하였기 때문에 한때 같은 왕을 모셨던 폴란드인도 좋아한다.
그리고 조상의 기원을 따지다 보면 핀란드인도 좋아한다. 핀란드는 제법 나라라고 할 만큼 규모 있는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핀우고르 어족의 말을 쓴다. 핀란드 어와 헝가리 어는 어순과 조사, 어미변화 등에서 거의 비슷하고 우리말과도 거의 같은 구조 어이다.
헝가리 어는 핀우고르 어족에 속하며, 어휘가 매우 풍부하고 다양하다. 또한 핀란드 어와 동양 소수 민족 언어와 관련이 깊을 뿐만 아니라, 라틴어와 독일어 및 슬라브어에서 차용한 어휘들도 많다. 기술혁신과 새로운 사회적 관념이 도입되면서 영어식 단어들이 끊임없이 침투하고 있다. 그래서 외국어 오염을 막으려는 운동이 일어났고, 헝가리어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외국어의 범람을 격렬하게 규탄한다.
 

    헝가리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다뉴브강의 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