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왓트 여행

앙코르왓트(10)-반데스라이 사원, 킬링필드 기념관, 지뢰박물관

달리는 말(이재남) 2006. 11. 2. 20:16
              

-반데스라이 사원

-반데스라이 사원

-반데스라이 사원 및 구조-    
           
반데스라이 사원, 킬링필드 기념관

 

오늘도 호텔로 되돌아와 휴식 시간을 갖았다. 2시에는 잠을 깨우는 벨소리가 들리고 2시 반에는 호텔 현관에 모여 오후 관광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앙코르의 보물로 일컬어지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반데스라이 사원을 관광했다. 반데스라이 사원은 사원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사원이다.

그 수많은 사원을 구경하고 시엠 립으로 돌아와 보석 가계에 들어갔다. 보석가계 직원이 타주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보석에 관한 설명을 듣기도 하고, 많은 보석을 구경도 했다. 보석가계에서 나온 일행은 킬링필드 기념관에 들어가 폴포드가 수많은 캄보디아인들을 학살한 것을 기념하는 곳에 들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학살된 사람들의 사진을 구경하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킬링필드’라는 영화를 보았으며 그 내용을 알고 있다. 필자 역시 고등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반공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전교생이 시내의 한 극장을 전세 내어 관람했던 기억이 있다. 캄보디아가 공산화되는 과정에서 생지옥을 방불케 하는 학살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생명을 부지하기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던 서방기자의 눈에 비친 참혹한 광경들. 불과 30년 전의 캄보디아 이야기다.

그중 앙코르와트가 위치해 있는 시엠 립은 최근 일고 있는 서방화의 바람에 맞춰 「극단적인 이념」과 「현실에 필요한 달러」가 공존하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폴포트가 이끄는 크메르루즈군이 캄보디아를 공산화한 후 농업적 공산주의사회를 주장하면서 도시에 있던 사람들을 정글로 끌고 갔다.

그리고 반대세력과 지식인 들을 학살하고 반동이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전 국민의 1/4인 200~300만 명이 학살을 당했으며 이 사실은 미확인 정보로만 되었다가 영화 『킬링필드』의 주인공(실존인물)이 캄보디아를 탈출하여 전 세계에 폭로함으로써 대학살 킬링필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사람은 태어나면 언제인가는 죽는다. 그가 어떻게 살았건 누구나 죽는다. 그렇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안경을 착용했다고 죽이고, 돈이 많다고 죽이고, 많이 배웠다고 죽이고, 귀태가 난다고 죽이고, 이런 식으로 전 국민의 1/4을 죽였다니 살아남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란 말인가?

요즈음사람들은 우수께 소리로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죽는 순서는 없다고들 말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언제 어떻게 죽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아니던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평상시에도 늘 이런 의문점으로 뒤돌아보게 하던 아주 중요하면서도 근본적인 생각을 하게 한다.

 

지뢰박물관

 

그곳에서 나온 일행이 포장이 되지 않은 골목골목을 지나 도착한 지뢰박물관 입구에 허술하고 조그만 오두막이 하나 보였다. 이 지뢰박물관은「아키라」라는 청년이 만든 곳으로 이 청년은 어린시절 크메르루즈군에 들어가서 지뢰를 설치하는 일을 했다고 한다.

이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이제 평생 동안 캄보디아 전 국토를 돌아다니며 지뢰를 제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뢰로 인해 불구가 된 아이들을 거둬 지뢰박물관에서 같이 생활하며 돌봐주고 있다. 그런데 이 박물관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게 아니다. 「아키라」는 지뢰의 위험성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당시 사용되었던 여러 가지 종류의 지뢰와 폭약 등을 직접 수집해 사비를 털어 전시한 것이다.

실제로 「아키라」는 국내 방송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지금도 캄보디아 곳곳에서는 심심찮게 지뢰가 발견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지뢰 때문에 심한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고 있다. 박물관 안에는 몇 채의 집이 있다. 그러나 그 집들은 어떤 형체를 갖춘 대단한 건물이 아니라 다만 사람이 살고 있는 흔적이 보일 뿐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다녀간다는 방명록에 자취를 남기고 한국 돈을 기부함에 넣은 다음 밖으로 나왔다.

씁쓸한 기분으로 저녁식사를 하려고 한국관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불고기 백반으로 식사를 맛있게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낮에 갖고 다니던 짐을 호텔방에 놓고 야시장을 구경하려고 나갔다. 야시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음식을 사서 가족들과 함께 먹는 사람, 상품을 고르는 사람 등 가지각색이다. 우리입장에서 보면 그 야시장은 불결하고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더 이상 그곳에 머무르고 싶지 않다.

그런데 호텔로 돌아온 우리부부는 호텔방문이 열리지 않아 한참이나 애를 쓰고 있는데, 호텔직원이 와서 우리에게 다가와 방문을 열려고 애를 써보았으나 허사였다. 또 다른 직원을 불러와서 방문을 겨우 열기는 하였으나, 키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면서 215호실로 방을 바꾸어주었다. 짐을 옮겨놓고 샤워를 하고는 여행한 내용을 기록한 다음에도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우리나라 채널인 아리랑TV를 시청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