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여행

스, 포, 모를 다녀와서(12)

달리는 말(이재남) 2006. 7. 13. 10:09

 

 -스페인 알제시라스항에서-                                                                                                   

-스페인 알제시라스항으로부터 모로코 탕헤르항을 향하여-

 

그 탑의 꼭대기에는 수많은 종들이 걸려있으며, 그곳으로부터 바라보이는 세비야가 한 눈에 들어와 사진촬영하기가 편리하다. 종탑의 네 모퉁이를 다니면서 캠코더로 녹화도 하고 디카로 촬영하기도 하는 데는 바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성당의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마리아 루이사 공원길을 따라 걸었는데, 이 공원은 종려나무와 플라타너스로 뒤덮인 푸른 공원으로 19세기에 만들어진 시민의 휴식처이다. 그 곳을 걸으면서 설명을 들었다.

이 공원을 빠져나온 일행은 대로에 세워둔 버스를 타고 스페인 광장으로 향한다. 스페인광장은 1929년에 열린 스페인·아메리카 박람회장으로 건축가 아니발 곤살레스가 만들었으며, 반달 모양의 광장을 둘러싼 건물 양쪽에 탑이 있고, 건물 앞에는 강이 흐른다.

광장 쪽 건물 벽면에는 스페인 각지의 역사적 사건들이 타일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다. 김용민씨는 우리일행들을 타일 모자이크로 그려져 있는 그곳 벽면에 모아놓고 설명을 하면서 그곳에서 기념사진촬영을 하면 멋지게 잘 나온다면서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스페인광장은 조지 루카스의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그 광장에서 나온 일행은 버스를 타고 이날 밤에 묵을 GRAN HOTEL을 찾아가면서 강가에 위치한 황금의 탑을 바라볼 수 있었다. 

황금의 탑 (Torre del Oro)은 과담키비르 강에 놓인 산 텔모 교 (Puente de San Telmo)옆에 우뚝 솟은 정 12각형 모양의 탑이다. 13세기 이 탑이 세워질 당시에는 탑 상부가 금색 세라믹으로 덮어 있었기 때문에 이 이름 이 붙었다.

1220년 이슬람교도가 건설한 탑으로 이 곳에서 마젤란이 세계일주 항해를 떠났다는 인연으로 현재에는 해양박물관이 되었다. 황금의 탑은 처음에 강을 통과하는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워졌다는데, 강 건너편에 있던 8각형의 은색 탑과의 사이에 쇠줄을 매어 놓고 통행하는 배를 검문했다.

호텔에 들어와 전용버스에서 짐(가방)을 찾아 145호실에 갖다놓고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호텔식은 음식의 종류도 많고 맛도 좋아서 저녁식사를 푸짐하게 할 수 있었다.  호텔은 수준이 높고 식당도 넓고 깔끔하여 기분이 좋다. 식사를 마치고 룸에 들어가니 9시가 조금 넘었는데, 이날 밤은 적당히 피곤하여 어제보다는 잠이 잘 왔다.

2006년 2월 17일 벌써 여행 4일째 날이 됐다. 이날은 5시에 잠을 깼으나 조금 더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내다가, 6시에 모닝콜이 있어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했는데 그때가 7시경이다.

41명이나 되는 일행이라서 인솔자와 가이드 그리고 현지인 가이드는 늘 맨 앞좌석에 앉게 되지만 그다음으로 90세 된 나이가 많으신 어른이 앉고 그 보호자가 그 옆 좌석에 앉는다.  그 옆으로는 나이 많고 가톨릭 신자이신 72세 되신 박광식(디노:세례명)형제님부부, 그리고 전주에서 여행을 오신 68세 되신 이종희(시몬)형제님부부, 그리고 우리부부가 그 옆 좌석을 차지하고 앉는다.

박광식 형제님부부, 이종희 형제님부부와 우리부부를 포함한 3부부는 성당에 다니는 신자들이라서 공통의 대화 자료를 갖고 있다.  때문에 서로 잘 통하고 그래서 언제부터라고 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서로 잘 어울리게 되었다. 레스토랑에서는 같은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기도 하고 버스에 타면 좌석을 잡아주기도 했으며 지루한 버스여행을 할 때에는 서로 간식을 나누어 먹곤 했다.

8시에 짐을 싣고 차에 오르니 똑같은 좌석배치가 이루어져 있다. 오늘은 모로코로 가는 페리보트에 승선하기 위하여 알제시라스항을 향해 버스로 3시간을 이동한다. 세비야를 출발할 때부터 안개가 심하여 바로 몇 미터(m)의 앞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시간쯤 달렸을 게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내려 볼 일을 보고 나오니 주차장에는 과일을 차에 벌려놓고 파는 상인이 있다. 여러 관광객이 그 과일을 흥정하기도 하고 사기도 한다. 알제시라스항에 도착하면 12시에 페리보트가 출발한단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시간을 잘 지키지 않으므로 그야말로 물어보지 말라고 했다.  그 말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