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오브 세레모니』로 활약한『바스의 왕』
『마스터 오브 세레모니』는 비록 공식직책은 아니었으나, 그는 사교계의 주인 격으로 새롭게 방문한 사람들이 사교계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고, 이들을 서로 소개하고, 무도회나 음악회 등 다양한 사교모임과 오락거리를 주선함으로써 그곳의 사교계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관리했다. 내시는 거친 말투나 천박한 행동 등은 말리고, 교양 있는 매너를 권하면서 바스의 사교계를 문화적이고 세련된 모임의 장소로 격상시켰다.
그는 특히 이곳을 찾는 다양한 계층사람들을 서로 융화시키려 노력함으로써 계층 간의 거리를 좁히고 교류를 장려하는 풍토를 만들어갔다. 이런 바스의 특징은 스몰렛의 작품 중 인물들의 서로 엇갈린 평가로 언급되는데, 한 젊은 남성은 바스가 고위직에서부터, 판사, 장군, 주교, 사업가, 철학가, 재담꾼, 시인, 배우, 약사, 연주가, 광대 등을 다 접할 수 있어 큰 구경거리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보수적인 시골신사인 그의 삼촌 브램블씨는 바스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모여 소란을 피우는 무질서한 곳이라고 혹평했다. 이렇게 모여든 사람들이 매일 찾는 곳은 온천수를 마시기 위한『펌프 룸』이었다. 늘어나는 방문객을 수용하기 위해 수차례 확장을 거듭한 펌프 룸에서 사람들은 음악도 듣고, 커다란 홀을 거닐기도 하며 사교의 시간을 가졌다.
-바스의 로만 바스 박물관-
-바스의 로만 바스 박물관-
오스틴의『노생거 사원』에서 펌프 룸은 젊은이들의 연애장소로도 등장하며, 여주인공 캐서린(Catherine)이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려고 이른 아침부터 이곳으로 달려갔다가 그가 나타나지 않자 크게 실망하는 장면이 있다. 한편 스몰렛의 리디아는 펌프 룸이“화랑에서 연주되는 음악과, 많은 사람들이 모여 생기는 열기와 냄새, 그리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두통과 어지럼증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펌프 룸 외에도 바스에는 어셈블리 룸(Assembly Rooms)이라 불리는, 무도회나 음악회를 개최하는 집회장이 여러 군데 있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들던 10월과 6월 사이의 사교시즌(The season)에는 매주 두 차례의 무도회와 일련의 음악회, 연극, 카드 모임 등이 정기적으로 열렸고, 이러한 행사들은 입장권을 팔아 운영되었다. 가장무도회와 같은 행사는 바스가 제공하는 중요한 오락거리 중 하나였다.
리디아에 의하면, 현란하게 밝혀진 어셈블리 룸에서는 근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차를 마시거나, 카드놀이를 하거나, 또는 서로 담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과거에는 병자들의 모습만 보이던 우울했던 바스가 18세기에는 런던 다음으로 화려한 사교계의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바스의 인구는 18세기에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2,000명이었던 인구가 후반에는 3만 8,000명이 되는 놀라운 현상을 보였다.
-바스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로열 크레센트는 죽기 전에 꼭 봐야할 건축물에도 꼽히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오래된 연립 주택 이다 초승달 모양 반원형으로 되어 있다 크레센트는 초승달 혹은 그믐달 이란 뜻이다-
늘어나는 주민과 영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방문객들은 숙박시설을 필요로 했고, 이런 수요에 따라 바스에는 대대적인 건축 붐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바스의 신도시는 건축가 존 우드 부자의 야망과 비전을 실현시킨 것이다. 그 건축물을 지을 돌은 근처의 채석장에서 제공되었는데, 이 채석장이 랠프 앨런의 소유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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