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전쟁으로 지쳐있던 프랑스 병사들이었지만 그들 또한 잉글랜드군의 횡포에 시달리던 백성들이었기에 천사의 계시를 듣고 왔다는 어린 소녀의 눈물겨운 노력에 감동하였다. 잔 다르크는 이들 마음속에 쌓여있던 애국심에 불을 질렀고 빨리 전쟁을 끝내고 나라와 가족을 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프랑스 군대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 병사들에게 승리의 여신, 행운의 여신, 전투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그녀는 흰 갑옷을 입고 병사들 앞에서 직접 전투를 지휘했고 그녀가 이끄는 프랑스 병사들은 치솟는 사기로 영국군을 무찌르기 시작했다. 잔 다르크의 무모한 전투를 때론 반대하는 귀족세력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진실로 천사의 계시를 받은 탓인지 어려운 상황을 기적 같은 승리로 이끌어 내어 열세에 몰려있던 프랑스군을 단숨에 우위로 끌어 올렸다. 전쟁의 승리로 랭스지역을 차지하자 잔 다르크는 샤를 왕세자의 대관식을 적극 추진하였다. 샤를 왕세자의 프랑스 왕 즉위식은 영국의 헨리6세보다 앞섰다.
-프랑스의 몽생미셸 전경-
이로써 샤를 왕세자는 샤를7세로 프랑스 왕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신의 계시를 받고 온 한 명의 소녀가 이루어낸 일이었다. 샤를7세는 잔 다르크 덕에 프랑스 왕으로 즉위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치솟는 인기를 질투했다. 거기에다가 샤를7세를 지지하던 귀족들도 갑자기 부상한 잔 다르크를 시기하였다. 그들은 잉글랜드군의 재공격에 소극적으로 나섰고 잔 다르크는 다시 한 번 왕과 프랑스를 위해 갑옷을 입어야했다.
아무리 천사의 계시를 받은 소녀라 한들, 주변의 도움 없이 혼자 치르는 전투는 무리를 가져오기 마련이었다. 잔 다르크는 결국 콩피에뉴 전투에서 패하고 잉글랜드와 동맹한 부르고뉴군대에 사로잡혔다. 부르고뉴는 잔 다르크를 잉글랜드 군대에 몸값을 받고 팔아 넘겼고 잉글랜드는 다시 샤를7세에게 잔 다르크의 몸값으로 엄청난 금액을 불렀다.
그러나 샤를7세는 몸값을 받고 잔 다르크를 풀어주겠다는 잉글랜드의 제안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잔 다르크가 적진에서 죽어가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이미 왕위에 오른 샤를7세에게 그녀는 신의 계시만을 부르짖는 성가신 존재로 변해있었던 것이다.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 째 큰 호수, 안시호를 끼고 있는 휴양도시이자 관광지로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어「프랑스의 베니스」라 불리는 마을이다
안시는 프랑스에서 두 번 째 큰 호수, 안시호를 끼고 있는 휴양도시이자 관광지로 알프스 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어「프랑스의 베니스」라 불리는 마을이다
잔 다르크는 잉글랜드와 부르고뉴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일곱 번의 재판 끝에 마녀, 이교도, 우상숭배의 죄를 뒤집어썼다. 중세기독교는 신성한 신의 중계자인 사제를 거치지 않고는 신의 계시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그녀를 이단으로 몰았다. 그녀는 끝내 자신에게 내린 신의 계시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루앙의 광장에서 화형으로 19세의 꽃다운 나이에 인생을 마쳤다.
백년전쟁은 1453년에야 프랑스왕가와 부르고뉴가의 극적인 화해로 프랑스에서 영국군을 완전히 몰아냄으로써 끝났다. 백년전쟁의 종결로 영국은 프랑스 내의 영토 대부분을 잃었고 이 전쟁을 계기로 다시는 유럽대륙의 영토를 넘보지 않게 되었다. 이후 영국은 대륙과는 다른 독자적인 역사를 만들어갔다.
화형을 당하는 구국의 영웅 잔 다르크
프랑스 또한 영국세력을 몰아낸 뒤 통일된 영토 내에서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근대적인 국가체계로 나아가게 되었다. 샤를7세는 백년전쟁이 끝난 후 1456년에 가서야 잔 다르크의 마녀 혐의를 풀어주고 명예를 회복시켜주었다. 살아 있을 때 그녀를 버리고 죽어서야 복권시킨 것이다.
또한 잔 다르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교회는 1920년에 가서야 그녀를 성녀로 시성 했다. 귀족도 아니었고, 남자도 아니었던 핍박 받는 민중의 딸, 잔 다르크는 오늘날까지 그 죽음의 비장미와 함께 열세한 입장에서도 일어나 세상을 바꾼 강인한 여성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잔 다르크는 전쟁에 앞장서서 영국군을 격파함
'예술과 패션의 나라, 프랑스 일주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80.단두대에서 공개처형당한 국왕 루이16세 (0) | 2022.04.16 |
---|---|
79.위그노 전쟁에 휩싸인 프랑스 (0) | 2022.04.13 |
77.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 중에 나타난 잔 다르크 (0) | 2022.04.07 |
76.영국과 프랑스의 전쟁 중에 나타난 잔 다르크 (0) | 2022.04.04 |
75.영국의 왕으로 즉위한 헨리2세와 프랑스 왕 필리프2세 (0) | 2022.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