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구국의 영웅 잔 다르크-
잔 다르크는 프랑스 동레미에서 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났다. 동레미는 프랑스 북동부지역의 작은 마을로 신성로마제국과 프랑스의 접경지역이고 백년전쟁시기 잉글랜드 편을 들던 부르고뉴공국과도 경계를 맞대고 있어 국가사이의 분쟁 시기에 환란이 심했던 지역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신앙이 독실했던 잔 다르크는 16살 즈음 천사의 계시를 들었다. 그녀는 대천사 미카엘, 성 카테리나, 성 마르가리타로부터 발루아 왕가의 샤를 왕세자를 도와 프랑스에 침범한 잉글랜드 군과 그들을 돕는 부르고뉴를 몰아내고 프랑스를 구하라는 음성을 들었다.
-프랑스 구국의 영웅 잔 다르크-
당시 프랑스의 발루아왕가는 백년전쟁기간동안 가장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었다. 샤를6세의 아들 샤를왕세자는 프랑스 북부지역을 잃어버리고, 대관식도 치르지 못한 채, 잉글랜드와 부르고뉴동맹군에 밀려 프랑스 남부지역에 머물고 있었다. 게다가 일부 프랑스귀족들은 샤를 왕세자의 모후인 이자보 왕비가 시동생인 오를레앙 공작과 관계를 맺고 샤를 왕세자를 낳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화형을 당하고 있는 구국의 영웅 잔 다르크-
그 의심 때문에 그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잉글랜드의 헨리5세와 프랑스 카트린 공주의 결혼으로 잉글랜드에 프랑스 왕위를 넘겨주려 하고 있었다. 동레미의 평범하고 작은 소녀, 잔 다르크는 자신이 받은 계시를 실천하기 위해 마을을 떠나 왕세자에게 충성하고 있는 보쿨뢰르의 사령관에게 왕세자를 알현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사령관이 처음에는 잔 다르크의 계시를 믿지 않았지만 거듭된 간청에 설득되어 6명의 기사를 내어주었다. 기사들은 잔 다르크가 왕세자가 있는 시농성으로 가는 길에 호위를 맡았다. 적진을 통과해야 하는 위험한 여정이었지만 과연 천사의 계시를 받은 소녀답게 잔 다르크는 무사히 시농성에 도착했다.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들은 샤를 왕세자는 접견을 허락하면서 처음에는 그녀를 의심하여 낡은 옷을 입고 신하들 속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잔 다르크는 접견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짜로 왕세자 자리에 앉은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샤를 왕세자 앞에 가 무릎을 꿇었다.
-파리 센 강변의 알렉산드로 3세 다리-
그리고 천사의 계시를 받아 잉글랜드세력을 축출하고 샤를 왕세자가 왕으로 즉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왔다고 엄숙하게 말하였다.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은 1337년부터 1453년까지 무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되었다. 이 전쟁의 시발은 잉글랜드의 플랜태저넷왕가와 프랑스의 발루아왕가 사이의 프랑스왕위계승권다툼이었다. 왕가와 귀족간의 싸움이었지만 막상 전쟁이 터지면 피해를 입는 것은 아무 상관없는 일반 백성들이다.
프랑스 왕위계승권전쟁이었던 만큼 모든 전쟁은 프랑스 내에서 치러졌고 100년간 지속된 전쟁으로 프랑스는 초토화되었다. 백성들은 왕가의 다툼에 병사로 동원되어 의미도 없이 죽어갔다. 누가 승리하던 한편이 승리해야 끝날 전쟁이었고 프랑스사람들은 도버해협을 건너온 잉글랜드군의 횡포에 적개심을 품게 되었다.
함께 극복해야 할 적이 생기면 사람들은 똘똘 뭉치게 된다. 중세시대국가보다는 종교적 테두리 안에서 움직였던 일반백성들은 100년간에 걸친 전쟁을 통해 국가에 대해 어렴풋이 의식하게 되었고 뚜렷하지는 않았으나 일말의 애국심마저 품게 되었다. 누군가 강한 구심점이 나타나기만 한다면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은 큰 힘으로 승화될 수 있었다. 그때 나타난 것이 바로 잔 다르크다.
파리의 콩쿠르드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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