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패션의 나라, 프랑스 일주여행

65.그림처럼 어둡고 강렬한 화가의 삶

달리는 말(이재남) 2020. 12. 14. 21:20

고흐는 1886년 동생 테오가 살고 있는 파리로 갔다. 이곳에서 로트렉, 베르나르, 고갱 같은 인상파화가들을 만나면서 그의 색채가 밝아졌다. 이전까지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화가인 렘브란트와 밀레의 영향으로감자 먹는 사람들같은 네덜란드 화풍의 어두운 그림만 그렸다. 파리에서 색을 섞지 않고 병치하여 밝은 색채를 구현하던 인상파를 만나 깊은 감명을 받고 그런 방향으로 자신의 화풍을 만들어 갔다. 그러나 그가 파리에 온 1886년을 끝으로 인상파 회원전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빈센트 반 고호 작별이 빛나는 밤, 1889, 캔버스에 유채, 미국 뉴욕 현대 미술관

 

고흐의 영원한 후원자인 테오가 더 이상 그의 무절제하고 과격한 태도를 참지 못할 지경이 되고, 아무도 고흐의 집을 찾아오지 않게 되자 그는 파리를 저주하며 남프랑스의 아를로 갔다. 아를은 파리와 달리 남프랑스의 강렬한 태양이 노랗게 이글거리는 이곳에서 고흐의 이글거리는 독특한 화풍이 완성되었다. 씨 뿌리는 사람은 밀레를 의식하여 그린 것인데 그의 불타는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노란색과 보라색의 보색 대비를 극명하게 사용하여 더욱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해바라기시리즈와 함께 노란색은 곧 고흐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당시 고흐는 화실로 쓰던 집도 노란색으로 칠했는데 이 집은 전쟁으로 소실되었고, 현재는 그 건너편에 고흐 미술관이 있다. 그의 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별이 빛나는 밤도 바로 여기에서 그린 그림이다.

인상파들은 밝은 색을 유지하기 위해 색을 팔레트에서 섞지 않고 원색을 그대로 화면에 병치시켜 관람자의 망막에서 혼합이 되게 하는 특별한 방법을 썼다. 그러나 화가 개인에 따라 병치하는 색점은 다르다. 고흐는 뱀처럼 꾸불거리는 스펙트럼 색띠를 병치하여 이글거리는 감정을 독특한 필치로 나타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붓꽃

 

아를에서 고흐는 고갱과 잠깐 같이 살다가 다툼 끝에 귀를 잘랐고, 이 사건 이후 정신병원을 들락거렸다. 별이 빛나는 밤은 고갱이 떠나간 뒤 외로움으로 괴로워하던 시기에 그린 그림이다. 화면의 모든 색이 꿈틀거리며 분노로 몸부림치고 있어 광기가 느껴진다. 그는 당시에 밤경치를 많이 그렸다. 아마도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을 것이고 밤에 거닐거나 밤경치를 바라보는 때가 많았을 것이다.

 

빈센트 반고호 1887
아롤의 고흐 그림밤의 카페 테라스속에 등장하는 프롬 광장의 고흐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