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곤명여행

16.1602년 명대에 지어진 도교사원, 금전(金殿)

달리는 말(이재남) 2020. 6. 28. 09:45

1602년 명대에 지어진 도교사원, 금전(金殿)

 

운남성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민족박물관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온 필자일행은 대표적인 도교사원인 금전을 향해 힘차게 달려간다. 20여분쯤을 달러서 도착한 금전입구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약간 비탈진 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금전은 중국 운남성 명봉산의 천주봉에 위치한 도교사원으로 소개된다. 곤명시 동북쪽 명봉산(鳴鳳山)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는 금전은 1602년 명나라 때 운남성의 진용빈(陳用賓)에 의해 처음 건립된바있는, 중국의 구리로 만든 전각 4대 동전(銅殿)중 하나로 보존이 가장 잘 되어있다.

 

-중국 곤명의 금전(정문에서 걸어올라가는 길)-

 

금전은 도교 최고의 신으로 일컬어지는 진무대제와 여러 신들이 모셔져 있으며, 금종이로 만든 연꽃을 바치며 신에게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젊은이들은 난간에 자물쇠를 채워 신들에게 사랑과 건강을 기원한다면서 수많은 자물쇠를 채워 놓았다. 금전을 태화궁(太和宮)이라고도 부르며 무려 250톤이 넘는 동으로 지은 사원이다. 햇빛을 받으면 금처럼 빛이 난다고 해서 금전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이 금전의 역사는 꽤 오래됐다.     

-중국 곤명의 금전-

 

명나라 때 진용빈이라는 운남의 관리가 도교 팔선의 하나인 여동빈의 계시를 받고 세운 것이 첫출발 점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한번 했다가 청나라 때 오삼계가 원래의 위치인 곤명의 명봉산에 다시 세웠다. 오삼계가 곤명의 명봉산에 다시 금전을 세우게 된 일화는 두 가지가 있다.

도교 창시자인 진무대제에게 자신과 백성을 보호해달라는 기원에서 금전을 세우게 되었다는 설이 그 첫 번째 일화다. 또 다른 설도 있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 진원원을 기리는 마음에서 세웠다는 것이 그 두 번째 일화다. 입구에서 30위안의 입장료를 내고 표를 구한 다음 한적한 오름길을 걸어 올라가면 사원입구를 만난다. 안쪽의 태화궁까지 가는 길에 일천문, 이천문, 삼천문을 만나며 중요한 또 다른 건물은 자금성, 금전, 종루, 칠성동기 등이 있다.

금전의 자금성(북경의 자금성이 아닌 별칭)은 구리로 주조된 건물로 무게가 약 250톤에 달한다. 전당내의 감실에는 진무대제의 신상이 모셔져 있다. 뇌신전에는 진무대제가 사용했다는 칠성보검과 오삼계의 동검을 비롯하여 도가의 신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국 곤명의 금전-

 

일천문을 지나면 잘 정돈된 정원을 만나게 되는데 왼쪽으로는 아담한 크기의 박물관을 볼 수 있다. 박물관 벽에는 동백꽃이 그려져 있는데, 이 꽃은 운남성을 대표하는 성화(星花)란다. 박물관 안쪽으로 들어서니 동으로 만든 오래된 유물이 있는데, 이것은 우호동안(牛虎銅案)이라는 전국시대의 유물이란다.

곤명의 박물관이나 민속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운남성의 상징이다. ()으로 만든 이것은 주로 고기종류를 올려놓고 제사를 지낼 때 사용했던 제기(祭器)란다. 농경문화의 중요한 위치의 가축인 소모양의 본을 떴다는 설명이다. 임신한 암소의 엉덩이를 물고 있는 호랑이의 형상이다.   

-중국 곤명의 금전-

 

호랑이는 공포와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경외심을 동시에 받았던 영물로서 이 영물에게 귀중한 가축, 임신한 암소를 바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원에는 꽃나무가 퍼트리는 우아하고 향긋한 향이 필자의 코를 자극하고 있다. 우아한 향기의 주인공은 올망졸망한 작은 꽃이 잔뜩 달린 나무, 계화나무와 금목서라고 한다. 계화나무의 꽃은 달콤하고 은은한 향기가 일품이다.

두 번째 문, 이천문을 지나니 구석에 동백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1502년 명나라 때 심은 것으로 벌써 500년이 넘은 고목이라고 쓰여 있다. 세 번째 문, 삼천문을 지나 계단에 오르니 황궁의 계단과 비슷하다. 오삼계가 청나라와 손잡고 명나라를 무너뜨린 후 운남과 귀주를 총괄하는 형서친왕의 위치에 올랐으니 이 지역의 왕이었다.

계단을 지나 도교의 창시자 진무대제를 모시는 사당을 만난다. 진무대제의 금상도 보이고 오삼계가 사원을 만들고 금상을 제작할 때 얼굴을 자신의 것으로 할 것을 지시했다는 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중국 곤명의 금전-

 

진무대제를 모신 사당 옆의 정락천궁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태상노군, 즉 노자를 기리는 곳이다. 파초선을 들고 눈처럼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물소 위에 앉아있는 노자의 모습과 양 옆으로는 미녀인 시녀 둘이서 노자를 보필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노자를 기리는 장소라지만 벽에는 오삼계와 진원원의 로맨스를 그림으로 표현한 액자가 여러 개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