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호이안.후에

10.다낭의 대성당과 카오다이 사원

달리는 말(이재남) 2019. 10. 18. 06:12

다낭의 대성당과 카오다이 사원

 

다낭의 대성당1923년 프랑스인들이 세운 천주교 성당으로 오랜 세월동안 전쟁의 기나긴 풍파를 함께한 다낭의 상징물로 여겨지는 가톨릭성당이다. 분홍빛의 성당 건물로 맨 위에 위치한 십자가에는 프랑스의 국조인 수탉의 조형물이 있으며 중세양식의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진 유리창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곳이다.                           

은은한 분홍색 색채와 중세 유럽풍의 장식이 잘 어우러져 우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분홍색 외관 덕분에 멀리서도 눈에 잘 뜨인다. 필자 일행보다 앞서 안으로 들어온 일본인 관광객들이 우리 곁을 지나가고 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건물 밖에서 기념사진 몇 장을 찍고 카오다이 사원을 향하여 버스를 타고 달린다.

도착한 카오다이 사원은 동양적인 색감과 기왓장이 있으면서도 바로크양식과 네오고딕 건축양식의 건물로 아주 크고 웅장하다. 베트남 토속종교인 다낭의 카오다이교는 1920년 레반치엔의 지도로 교단이 조직되어 타이닌에 그 본부를 두었으며 도교, 불교, 그리스도교와 전통적인 민간신앙 및 유교, 그리스의 철학사상을 융합한 특이한 체계를 교의(敎義)로 하였다.   

1935년에 팜 콘타크가 제2대 교주가 된 뒤부터 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조직을 로마가톨릭과 비슷한 체제로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령()시대와 고 딘 디엠 독재정권 시대에는 반 권력세력으로서 남베트남 정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다낭의 오다이교 사원은 전국, 특히 남부지역에 많고, 신도는 약 300만 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1950년대에 남부 베트남인 8명중 한명이 믿던 종교이었는데, 베트남 전쟁기간동안 베트콩의 지원을 거부했던 이유로 베트남의 통일 후 천대를 받았다고 한다 

방문자들이 사원에 들어서려면 모자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사원내부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는 있으나 사원 내부의 기둥 안쪽의 중앙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고, 종교행사가 열리는 동안은 2층의 베란다에서 관람을 해야 한다. 여신도가 사원 내부로 통과할 수 있는 길은 좌측에 있고 우측은 남신도가 들어설 수 있는 길이다                           

신발을 벗고 모자를 벗은 채 우측 문을 통과해 사원 안으로 들어서니 때마침 예배중이다. 조용하게 안으로 들어가 예배드리는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기도가 시작되면 베트남 전통악기로 연주하기 시작한다. 신흥종교 특유의 보수주의적인 성격은 기도장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남자는 오른쪽, 여자는 왼쪽에 나눠서 기도를 하고 있다.

신자들 사이에서도 등급이 있어서 아무데나 앉을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신자의 등급에 따라서 앉을 수 있는 위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앞쪽으로 가면 갈수록 높은 등급이라는 것이다. 하루 4차례 예배를 드리는데 정오에 하는 예배 때 관광객들이 구경을 많이 간다고 한다.  

보통 여행자거리에서 투어를 예약하면 정오에 하는 카오다이교의 예배를 구경할 수 있다. 카오다이교가 흰색 옷을 입는 이유는 흰색은 다른 색으로 염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교가 융합된 카오다이교를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원 안으로 들어서니 지구본처럼 생긴 곳에 눈이 하나 그려져 있다. 처음 접하는 필자로서는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그 위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오다이교를 상징하는 이 눈은 하나의 커다란 눈으로 세상의 진리를 보겠다는 의미다. 건물 안은 동남아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가득 채워져 굉장히 화려하게 느껴진다. 유럽의 성당들은 무채색 계열인 반면 오다이교의 사원은 화려한 원색들의 향연이다.

그래서인지 위압감을 준다기보다는 위트 있는 느낌마저 든다. 오다이교는 누구를 믿는 것일까? 모든 종교는 하나라는 기본 이념에 따라 도교, 불교, 그리스도교와 전통적인 민간신앙 및 유교, 그리스의 철학사상을 융합한 특이한 체계를 교의로 한 5가지 종교가 융합된 게 바로 이 종교란다. 사진엔 부처님, 예수님, 관우, 공자, 맹자, 산신령 등 모두가 다 있다.                            

 

2층에 올라가서 사원을 보니 정말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뜻은 높은 곳에서 신이 비재하며 우주의 창시자를 의미하는 것이 놀라웠다. 무려 1억 인구에서 300만 명 정도가 믿는다. 특별하게 건물이 독특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종교를 발견했다는 것이 필자에겐 특별했다. 그리고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종교라서 신기할 뿐이다. 한국이고 베트남이고 종교가 정말 남는 장사인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거대한 부지를 사용해서 건물을 짓는다는 건 신도들이 내는 돈 덕분일 것이다. 이 사원을 건설하는데 무려 22년이나 걸렸단다. 정말 종교의 힘은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입구의 조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곳 카오다이 사원의 정원의 화려하게 핀 꽃은 아니더라도, 이곳을 보다 화려하게 꾸며주는 듯 밝혀주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밖으로 나와 사원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기념사진을 카메라에 담았다.

호치민 시티에서 차로 두 시간을 달려 갈 수 있는 캄보디아와 인접한 작은 도시 떠이닌에는 까오다이교의 본산이 있다. 20세기 초 이곳에서 태동한 신흥 종교인까오다이(高臺)교의 총본산이 이곳에 있다. 듣자니까 이 도시 전체 인구의 80%가 까오다이교 신자라고한다. 

다양한 색깔의 아오자이도 각각 특정 종교를 대표한다. 노란색은 불교, 파란색은 도교, 빨간색은 유교를 상징한다. 물론 색깔 옷은 각 종교의 교리를 수행하고 있다는 증표로서 지도자들만 입을 수 있고, 신자들 대부분은 흰색을 입는다. 머리에 쓰는 모자도 여러 종류인데, 대개 가톨릭의 주교관과 무슬림 남자들이 쓰는 원통형 페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신자들 모두가 정좌한 채 응시하고 있는 정면에는 외짝 눈이 그려진 지구본이 걸려 있는 십자가가 교회를 나타낸다면, 눈은 까오다이교의 상징이다.

신의 현존을 증거하는 눈으로,천안(天眼)이라 하여 정면뿐만 아니라 건물 내외 벽 곳곳에서 신자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흡사 눈을 부릅뜬 신이 곁에서 신자들의 삶을 지켜보고 있다고 느낄 만큼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야 엄숙하고 경건한 예배 시간이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뜯어볼 만한 게 참 많은 곳이다.

낮은 담으로 두른 총본산에는 예배당 외에도 여러 건물들이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는데, 숲과 잔디밭이 어우러져 있어 공원 같은 분위기다. 종교시설인 만큼 별도의 입장료는 없지만,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아 입구는 기념품과 간식을 파는 노점상들 차지다. 이처럼 여러 종교가 뒤섞여 있는 까오다이교는 1920년대 후반 프랑스 식민 지배에 저항하며 생겨난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한 신흥종교다 

제국주의에 맞선 베트남 민중의 무력 투쟁과, 1954년 남과 북으로 분단된 뒤 친미 남베트남 정권에 대한 반정부운동을 주도하며 메콩델타를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해나갔다. 외세와의 갈등과 전쟁이 만들어낸 종교결사체인 셈이다.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서는 시나브로 뿌리내린 기존의 가치관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베트남민중들이 각자 기대어 살아온 여러 종교적 전통과 관습은 외세의 압제에 견준다면 그저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지 않았을까? 까오다이교는 어쩌면 신심 깊은 베트남민중들의 의지처자, 베트남의 온전한 독립을 위해 기도하고 싸우는 그들의 아지트였을지도 모른다.

지난 20세기, 100년을 오롯이 전쟁으로 보낸 베트남의 참혹한 역사를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사원 안팎에 새겨진 조각과 그림 하나하나를 예사롭게 볼 순 없다. 해금과 피리소리에 실려 울려 퍼지는 성가대의 합창조차 여느 종교의 찬송과는 달리 유독 구슬프게 들린다. 비빔밥도 아니고, 이런 게 무슨 종교냐? 고 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으나, 오늘 본 까오다이교가 곧 베트남의 현대사를 그대로 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베트남 다낭 대성당의 마리아상

베트남 다낭의 대성당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의 예배시간

베트남 다낭의 까오다이 사원의 예배시간

베트남 떠이닌의 까오다이교 총본산

                                      베트남 항공기와 아오자이를 입은 여승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