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일행은 전용버스를 타고 마탈레(Matale)를 향하여 달린다. 스리랑카 중부 센트럴주(州)에 있는 도시, 마탈레는 두 곳의 세계문화유산이 있으며 스리랑카불교의 상징인 패엽경(貝葉經)이 완성된 곳이다. 캔디에서 북쪽으로 26㎞ 떨어진 구릉지에 위치하며,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구릉지로 둘러싸여 있다. 이곳의 대부분 지역은 차, 고무, 야채, 향료, 카카오를 재배하는 농업지역이며 목축중심지이기도 하다. 북쪽에 위치한 알루비하라 불교사원(Aluvihare Temple)은 500명의 비구니가 모여 동굴에서 7년 동안 패엽(貝葉)이라는 나뭇잎에 불교경전인 경, 율, 론의 삼장(三藏)을 세계 최초로 완성한 곳이며, 이 패엽경은 스리랑카불교의 상징이 되었다. 산과 들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야자수 나뭇잎을 뜯어 손에 딱 들어갈 만큼의 크기로 자르고 다듬은 얇은 나뭇잎 판을 찌고 말린다. 스님들은 여기에 송곳으로 긁어 글씨를 써 부처님의 말씀을 담았다. 패엽경은 종려나무과의 다라수 잎으로 만든 경전이라는 뜻이라고도 하고 산스크리트어로 페트라(Pattra)라는 이름의 나뭇잎에 쓴 경전을 뜻하기도 한다. 종이가 발명되지 않았던 옛 스리랑카에서는 이렇게 부처님의 말씀을 글로 담았다. 스리랑카 최초로 패엽경을 결집한 알루비하라 사원이 마탈레에 있는데 이곳은 캔디에서 고작 20km 남짓 떨어져있는 곳이다. BC 4~5세기에 성립된 스리랑카 첫 왕조, 싱할라 왕조는 북부의 아누라다푸라를 중심으로 번성하였으나 남인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오는 타밀족의 거듭되는 침략에 시달려왔다. 힘겹게 저항하다가 결국 BC103년에 즉위한 왓타가마니 아브하야왕은 타밀족에게 수도인 아누라다푸라를 내어주고 남쪽으로 쫓겨 내려왔다. 절치부심한 14년 후, 아누라다푸라를 수복했지만 오랜 전쟁에 가뭄까지 겹친 나라꼴은 엉망이 되었다. 민중의 삶은 곤궁해졌고 사원도 폐허가 되었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복원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한 데 모으기 위해 새로운 결집을 시도했다. 모여앉아 외우고 전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남기기로 하고 알루비하라에 500명의 비구니가 모여 7년 동안 4차례의 결집을 행하고 야자나무 잎을 따와 찌고 말렸다. 거기에 결집한 경, 율, 론 삼장을 아로새겨 최초의 경전이 엮어졌다. 그러나 2천 년 전에 제작한 최초의 패엽경과 5세기 붓다고사 스님이 알루비하라에 머물며 집필한「청정도론」등은 1848년 영국군이 파괴시켰다. 사원의 입구에 신발을 벗어 정리하고 석굴 안으로 들어가니 열기로 후끈하다. 부처님은 누워계시고 입구의 지옥도는 많이 훼손됐고, 패엽경을 제작하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석굴로 들어가니 먼지가 수북하게 쌓였다. 알루비하라는 도서관과 학교를 갖춘 비교적 큰 규모를 갖춘 사찰로 도서관 한쪽에서 한 스님이 손바닥만 한 사각패엽에 직접 글씨를 써서 패엽경 제작과정을 시연해보이고 있다. 모퉁이를 돌아가니 한국의 스님과 불자들이 보시한 범종도 보이고, 주변에 어마어마하게 큰 바위들로 들어찬 절 안으로 들어가 주지스님을 만났다. 이 주지스님과 기념촬영을 마치니 사찰 안으로 필자일행을 안내한다. 이 주지스님은 한국의 양산통도사, 합천해인사, 서울 도선사 등을 다녀왔다며 그때 촬영하여 만든 사진첩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이분이 집필하여 만든 책 한 권을 선물로 주었다. 이 책이 필자의 손에 들어오는 순간은 몹시 기쁜 마음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부근의 많은 사원 동굴은 벽화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 주지스님과 헤어지고 나서 지옥을 표현한 지옥도에 들어가 구경하고 와불상이 모셔져있는 사찰에 들렸다가 알루비하라를 떠나온 시간은 오후 2시경이다. 마탈레의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패엽경이 보관된 동굴 알루비하라寺 마탈레의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패엽경이 보관된 동굴 알루비하라寺 마탈레의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패엽경이 보관된 동굴 알루비하라寺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패엽경이 보관된 알루비하라寺(패엽에 글을 쓰고 있는 스님) 스리랑카의 가장 오래된 패엽경이 보관된 동굴의 알루비하라寺 주지스님과 기념사진 마탈레의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패엽경이 보관된 동굴 알루비하라寺의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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