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여행

이란여행(4)-테헤란에서 일어날 일

달리는 말(이재남) 2015. 1. 21. 15:25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녹색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사드아바드 궁전

 테헤란의 카펫박물관     
 

                                                                       이란의 수도, 테헤란

 

테헤란은 이란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심장과도 같은도시다. 1925년 페르시아 팔레비 왕조의 수도로 지정되면서 당시 30만 명이던 인구가 점차 증가하여 현재는 1000여만 명으로 성장하기까지 이란 현대사의 굴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란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테헤란은 엄격한 이슬람 문화의 규제 속에서도 숨길 수 없는 젊은이들의 대담한 패션 성향에서부터 다양한 레스토랑, 흥미로운 박물관들에 이르기까지, 방문자들의 눈과 발을 바쁘게 만든다.

또한 이란 각 도시들로 통하는 관문도시로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타브리즈, 마샤드, 케르만 등 여러 도시와 카스피 해, 페르시아 만 연안으로 철도가 통하며, 각 지방도시 사이에는 장거리버스가 운행된다. 테헤란 남쪽 교외로 30km 떨어진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은 2004년 개항이후 페르시아 걸프지역의 국제선을 담당하다가 2008년 3월부터 국제선은 모두 이곳으로 운항하게 되었다.

테헤란 서쪽 근교에 있는 기존의 메흐라바드 공항에서는 이란 전역으로 연결되는 국내선을 운항하고 있다. 테헤란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알보즈 산맥은 일 년 내내 만년설을 정상에 머금고 있어 산악지형이 많고 고도가 높은 이란 도시들의 특징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일 년 내내 햇볕이 내리쬐는 열사의 땅일 것 같은 중동의 이미지와는 달리 서울과 같은 위도 상에 위치하고 있어 4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에는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

1977년대 세계 경제 20위권 안에 들던 이란, 수도 테헤란 시와 서울시 간에 1977년에 맺은 자매결연으로 강남 한 가운데 테헤란로에 상응하는 테헤란 북부 국제전시장 인근에 서울로를 개설하였다. 도로를 가득 메우는 자동차와 사람들의 불규칙한 뒤섞임과 혼잡함으로 인한 케케한 매연들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테헤란의 첫 이미지가 이웃의 다른 중동국가들의 수도와 닮은 듯하다.

그러나 이슬람의 전통을 깊이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가장 진실한 무슬림의 일상을 느낄 수 있다. 폐쇄적인 이미지 때문에 이란을 바라보는 오해의 시선도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국가의 수도들에 비해 치안수준도 높은 편이다. 그런데 남테헤란이 도시의 중심부가 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이란 국립박물관과 국립보석박물관을 포함한 테헤란 바자르가 밀집되어있다. 여기서 조금 북쪽으로 가면 테헤란의 중심부라고 불리는 곳이며. 카펫 박물관과 현대미술관도 여기에 있다. 

 

                                                                    테헤란에서 일어날 일 

 

짐을 찾아 밖으로 나가니 송은희 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서 있다가 반가이 맞아주었다. 버스에 짐을 싣고 올라탔더니 이란인 남편과는 일본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하였으며, 초등학교 4학년생인 딸이 하나있다고 가이드, 본인을 소개하며 호텔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졸려온다. PARSIAN EVIN HOTEL에 도착하여 406호실에 check in 하였는데, 도어 록이 고장이 나서 호텔직원이 미안하다는 제스처로 호들갑을 떨면서 2차례나 고쳐온 후에야 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침대에 누우면서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5분이다. 너무 늦은 시간이다. 여행을 시작한 둘째 날, 아침에는 7시에 모닝콜이 있을 예정인데 6시 반경에 저절로 눈이 떠지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늦게 잠자리에 들기도 했지만 우리나라보다 5시간 반이나 늦은 시차 때문인 듯 했다.

준비를 하고 G층의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함께 여행 온 일행은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참 부지런도하다. 9시에는 가방을 정리하여 전용버스에 싣고 호텔을 출발하였다. 우리를 데리고 간 첫 관광지는 1921년 2월 군사 쿠데타 이후 정권을 장악한 팔레비의 레자 왕이 1930년부터 8년에 걸쳐 건립한 건물들로 그의 후계자가 여름궁전으로 사용했던 곳, 사드 아바드(Sa'd Abad palace-팔레비) 궁전이다.

테헤란 시내에서 가장 숲이 울창한 산허리에 자리 잡은 너른 수림이 바로 팔레비 여름궁전이다. 테헤란 시내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토찰산의 초록빛 융단이 덮여있듯 거대한 숲으로 둘러싸인 팔레비왕궁을 개조한 궁전이 바로 사드 아바드 궁전이다. 1921년부터 1979년까지 독재왕조를 세우고 스스로를 왕이라 칭한 바로 그 팔레비의 개인 궁이었다.

410만 헥타르 안에 지은 18개의 단독건물 가운데 7개를 박물관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얀 궁전, 녹색 궁전 등은 건축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궁전 안으로 들어서니 나무숲이 보이고 숲 너머 산에는 하얗게 눈이 쌓인 모습이 보여 지금이 겨울철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란사람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우리보다 먼저 구경을 왔나보다. 떠들썩하다. 활을 높이든 궁사는 영웅들의 서사시가운데 유명한 한 궁사를 나타낸 동상이란다. 높이 1.5m 정도의 군장화의 조각상도 보였다. 이 장화의 동상은 팔레비의 동상의 윗부분을 잘라내고 남은 군장화의 조각이란다.

이곳에 군장화의 조각상만을 남겨놓은 뜻은 이 군화 밑에 국민들의 처절하게 신음하는 모습을 상상하도록 하지 않았을까하는 필자의 느낌이다. 숲은 온통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 종류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팔레비가 여름궁전으로 사용한 green palace(녹색궁전), white palace(하얀 궁전)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녹색궁전(green palace)은 이란 중북부의 작은 광산도시, 잔전(Zanjan)이라는 곳에서 이 녹색궁전을 지을 만큼만 녹색대리석을 생산하여 사용했다는데 붙여진 이름이다. 비록 작은 단독건물이기는 하였으나 석조 외벽과 내부건축이 건축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리만큼 돋보인다. 내부의 집무실, 접견실, 침실, 식당 등이 화려하고 호화스러워 보인다.

호화로운 침실의 천정은 크리스털 이완으로 장식되고 옷장위에는 두 왕비(파라디바와 소리아)의 사진이 올려져있었다. 옆방에는 팔레비의 아버지의 동상과 사진, 군복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팔레비는 무식한 그의 아버지를 무척이나 존경하고 숭배했다고 전해진다. 이 방에서 나와 또 한참을 걸어 숲속을 지나 밖으로 나왔다.

잠깐 동안 전용버스를 타고 간 일행을 테헤란 시의 호젓한 곳에 있는 카펫박물관으로 안내했다. 박물관 입구에 카펫으로 짠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높이 걸어놓고 있었다. 카펫을 생산하는 장소는 북서부지방의 도시에 주로 많고 동북부 지방에도 몇 군데 있단다. 2500년이나 된 아주 큰, 3×4.5m 정도의 최고의 카펫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대형 카펫은 진품이 아니고 모조품이란다. 진품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했다. 30cm 미니 카펫직조기와 나염, 직조과정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재료로는 실크와 양모, 면 등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정말로 각양각색의 문양으로 다양한 카펫이 전시되고 있었다.

카펫은 크기보다는 색 문양이나 몇 수냐의 조밀도의 정도에 따라 값이 좌우된다고 한다. 벽걸이용에는 다리우스 1세를 시조로 역대의 이란 왕들의 초상화를 직조한 카펫도 걸려있었다. 카펫박물관에서 나온 일행은 다소 빠른 감은 있었으나 점심식사를 해결하려고 메추리고기를 주 메뉴로 하는 현지식 레스토랑을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