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터키 여행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와서(30)-우즈베키스탄의 타쉬켄트공항

달리는 말(이재남) 2005. 9. 20. 15:35

우즈베키스탄 상공

8시 50분 아타튀르크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타쉬켄트공항에 현지시간으로 새벽 3시 15분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인천공항 행 우즈베키스탄항공 HY513편으로 갈아타려면 타쉬켄트공항 안에서 무려 7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을 출발할 당시 일본인 여행객들이 대단히 많다고 생각했다.
그 일본인 여행객들과 타쉬켄트 공항에서 내려 함께 보내는 동안 일본사람들에 대한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좋은 인상이 완전히 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수백 명의 여행객들이 함께 사용하는 비좁은 공항대기실에서 일본인 남녀 여행객 대여섯 명의 승객들이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그 장소에는 도저히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담배연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장소를 피하려고 여행객들은 각자의 짐을 챙겨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는 소동이 일어났다. 공항당국에서는 의아해하는 눈치였다. 2층에는 에어컨을 켰기 때문에 춥기도 하였고 의자의 숫자도 모자라서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일본인 승객들조차 담배연기를 피해 2층으로 피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절바르기로는 세계적인 국민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어떻게 이런 추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인가?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레기스탄


2층으로 올라온 일행들은 여기저기 의자에 앉아 잠을 청하는가 하면, 우리 세 부부 팀은 카페트가 깔려있는 곳에 신문을 펴고 덧옷을 베개 삼아 누워서 잠도 자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공항직원들은 몸 마땅한 표정을 짓기는 하였으나 우리는 편안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비록 잠깐 동안이긴 했으나 좋았다. 일본인 여행객들이 그들 나라를 향하여 떠나고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다른 여행지로부터 이곳 공항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장소를 옮겨가야 했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외국여행객들을 믿을 수 없었던지 승객들의 소지품과 몸 검색을 실시했다.
7시간 체류 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을 때, 지루함을 견디려고 걷기도 하고 일행과 이야기도 나누며 혹은 다른 승객들의 하는 모습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대구에서 온 여행객들의 윷놀이를 하면서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모습도 보이고 자리에 누워 잠자는 다른 일행의 모습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 고대 이슬람문화의 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부하라의 차슈마 아유프(욥의 샘)

 


여러 차례에 걸쳐 외국여행을 해봤지만 공항바닥에 신문지를 펴고 누워보기는 처음이었다. 타쉬켄트 공항은 공항 안의 대기실이 몹시도 협소하게 느끼어 진다. 매인 공항이 아닌 트랜짓 전용 대기실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협소하고 아주 작은 면세점 한 개가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작은 면세점 여점원은 다른 볼일이 있으면 문을 닫아버렸다. 어느 순간에 점포 안을 들여다보니 여점원은 있으나 문을 꼭 닫힌 채였다. 아마도 재고 파악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우리 일행이 보딩을 하려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각이었는데, 면세점의 문이 열리면서 상품을 구입하려는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한 와인 2병을 골라 계산하려는데 그 조그마한 면세점이 북새통을 이룬다. 시간이 촉박해지자 상품을 구입하려는 승객들은 계산대에서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우여곡절 가운데 드디어 보딩이 끝나고 승객들은 셔틀버스에 나누어 타고 옮겨가 HY 513편에 자리를 잡았다.

 

우즈베키스탄의 지도

 

곧 이어 이곳 타쉬켄트 공항을 이륙한 시간은 10시 35분이었다. 이곳 타쉬켄트 공항을 출발할 당시의 항공기는 거의 우리나라 여행객으로 메워졌다. 밤을 거의 뜬눈으로 지세 운 일행들은 피곤한 몸으로 좌석에 앉아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하였다. 피로를 조금이라도 풀어보려고 레드와인 한 잔을 주문해 마시고 식사를 했더니 조금 기분이 좋아지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