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터키 여행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와서(26)- 톱카프궁전

달리는 말(이재남) 2005. 9. 7. 10:20

  -이스탄불 술탄아흐메트사원(불루모스크)-
                                                     

 

특히 당시 이스탄불을 지배했던 오스만제국의 술탄 마흐메드 2세의 행동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을 만큼 관용적이다. 예컨대 오스만제국이 들어선 이후 바뀐 것은 성당이 모스크가 되었고, 따라서 모스크 안에 메카를 향하는 경배 당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더욱이 그들은 우상을 섬기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 유적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고 그저 자신들의 코란문양을 기존의 성화에 덧입혀 놓기만 했던 것이다. 비잔틴의 성화도 아름답지만 그것을 파괴하지 않은 오스만제국의 포용력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이런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바로 성 소피아성당이다. 예로부터 이스탄불은 그리스인, 아르메니아인, 유태인, 헝가리인, 이탈리아인 등의 다양한 민족이 별 무리 없이 지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니 현대의 터키공화국은 선조들이 그랬듯이 지금도 여전히 공존과 화해의 문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관용」을 기본적인 덕목으로 갖춘 지구상에 흔치않은 혼혈의 천국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스탄불 이집트에서 약탈해온 오벨리스크

 

성 소피아사원에서 나온 일행을 이끌고 블루모스크에 들어가기 전 히포드롬(Hippodrom)에 들렀다. 히포드롬은 술탄 아흐메트 사원 정문 앞의 기다란 광장으로 로마시대에는 경마 경주, 야수의 경기 등을 하던 다목적 경기장이 있던 곳으로 현재는 남쪽 구석에 경기장 벽의 만곡한 부분의 유적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3개의 고대 기념물과 빌헬름 샘이(Kaiser Wilhelm Fountain) 있는데 샘의 아름다운 정자는 독일 황제 빌헴름 2세(Kaiser Wilhelm II) 가 1901년 술탄 압둘 하미드 2세와 그의 국민에게 우정의 증표로 선물한 것으로 석조물은 하미드 2세와 빌헬름 2세의 결합문자로 꾸며졌고 이 샘은 1898-99 AD 에 건설됐다.

 

이스탄불 톱카프궁전에서

 

샘의 남쪽 화감암에 상형문자가 새겨진 인상적인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이는 1500 BC 이집트에서 제작한 것을 테오도시우스(THeodosius) 황제가 390 AD에 이곳으로 가져와서 테오도시우스 기둥이라고 불린다. 나선형의 세 마리의 뱀이 감싸는 모양을 한 기둥은 330 AD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그리스 델피(delphi) 아풀론 신전 앞에 있던 것을 가져온 것. 이전엔 세 마리 뱀의 머리가 있었으나 18세기에 손상되어 현재는 일부분만 박물관에 보관중이다.

맨 끝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Constantinus 7세에 의해 복구되었으며 원래는 청동이 겉에 입혀져 있었으나 유럽 사람이 침공 할 당시 용해되었다. 현재의 히포드롬은 술탄하멧을 관광하다보면 몇 번씩 지나치게 되는데도 잘 인식되지 않는 장소이다.

하지만 라마단 기간엔 그 멋과 맛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옮겨 들어간 곳은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모스크인 블루모스크였다. 수천 년 동안 아시아와 유럽의 다리 역할을 해온 터키 이스탄불은 동서양의 문명들, 즉 로마제국으로부터 비잔틴, 오스만제국까지 다양한 민족과 문화들을 포용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이스탄불 술탄아흐메트사원(불루모스크)

이스탄불 술탄아흐메트사원(불루모스크)

 

이스탄불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유적들 중 가장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아마도 블루 모스크가 아닐까 싶다. 비잔틴은 그리스정교의 대표적인 성 소피아 성당을 지었고, 비잔틴으로부터 이스탄불을 정복하려는 오스만튀르크는 바로 그 맞은편에 이슬람 사원인 블루 모스크를 세웠다.

두 종교의 대표적인 작품이 이렇게 가까이 마주보면서 4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내온 것은 전쟁과 분쟁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평화와 조화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내벽을 독특한 푸른 타일로 각기 독특한 문양을 갖춰 건물 전체로 보면 연속된 아름다움이 있는 슐탄 아흐멧의 사원 블루 모스크다. 블루 모스크를 아름답게 만든 것은 건축가의 다재 다능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