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터키 여행

그리스와 터키를 다녀와서(15)-터키 오브룩한

달리는 말(이재남) 2005. 7. 22. 07:48

터키의 오브룩한에 있는 오브룩 호수


어느 지점으로부터는 점점 침엽수는 사라지고 다시 미루나무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산은 산대로 나무가 많고, 넓고 넓은 들판은 들판대로 토양이 비옥해서 터키는 축복 받은 땅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제4도시라고 하는 터키의 종교도시, 예전에 이고니온이라 불렸던 콘야는 11세기 셀주크의 수도였으며 현재는 52만 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 터키의 중요도시 중 하나란다. 지중해와 수도 앙카라로부터 250 킬로미터, 흑해로부터 500 km 떨어진 내륙 깊숙이 위치한 도시로, 해발 고도가 1000m에 달하는 고원도시이다.

                                   

      터키 콘야의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오가던 대상들이 묵던 숙소인 캐러반 사라이

  터키 오브룩한의 완벽한 설계와 축조 기술이 빚은 히에라폴리스

터키 콘야의 유럽과 중앙아시아를 오가던 대상들이 묵던 숙소인 캐러반 사라이


콘야에 도달하기 전 오브룩 호수가 있는 곳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려고 내렸다. 그곳에는 옛날에 집이 있었던 흔적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그 흔적을 지나 걸어가니 놀랍도록 갑작스런 절벽 아래로 떨어져 생긴 듯한 호수가 눈에 번쩍 뜨인다. 그곳은 오브룩한에 있는 호수라고 해서 오브룩 호수라 부르고 있다고 했다. 그 호수의 특이한 점은 하늘이 이토록 푸른 날이면 호수도 그 하늘색을 그대로 담아서 보여 준다고 했다. 흐린 날이면 흐린 하늘을 담아 또 회색 호수가 되는 거란다.
호수의 색깔을 보면서 이토록 푸른빛의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었나를 새삼스럽게 생각나게 했다. 일행은 이 호수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기에 분주했다. 호수는 무척 크고 눈이 시릴 정도의 푸른빛을 띠며 빛나는 파란 거울 같았다.  실크로드에는 두 종류의 숙소가 있다는데, 그 하나는 이슬람신앙을 가진 대상들을 위한 13세기초기에 셀주크의 술탄 알라딘 케이트바트에 의해 만들어진 카라반들의 숙소로 사용한 술탄한이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기독교신앙을 가진 대상들이 숙소로 사용한 오브룩한이 있다.

 

터키 오브룩한의 온천목욕탕


이곳 오브룩한에서 어린 집시아이들을 만났다. 부서지고 무너진 옛 건물들이 있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그들은 너무나 불쌍해 보였다. 거지 그 자체다. 그들이 돈을 달라고 손을 벌렸으므로 일행 가운데 한 사람이 미화 2불을 두 아이에게 나누어주었는데, 돈을 준 것이 화근이 됐다. 돈을 받은 조그마한 아이들은 큰 아이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엉엉 울고 있었으므로 빼앗아간 큰 아이로부터 그 돈마저 회수하고 그 곳을 떠나왔다.
집시라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9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가 찾아볼 수 있는데, 페르시아 말이나 아르메니아어와 집시어를 비교하면 집시의 말이 소아시아에서 발칸 여러 나라를 거쳐 도나우강을 넘어 서진(西進)한 과정을 알 수 있다. 14~15세기에 걸쳐 이미 유럽 각지에 집시가 나타났는데, 이 때부터 급속히 유럽 각지에 흘러 들어간 것 같다. 집시자신들의 명칭은, 유럽에서는 롬(Rom), 시리아에서는 돔(Dom), 아르메니아에서는 롬(Lom)이며, 이러한 데서 집시의 말을 로마니(Romany)라 한다.

 

터키 오브룩한의 완벽한 설계와 축조 기술이 빚은 히에라폴리스

                                                                                 


영국에서 처음에는 집시들이 이집트에서 온 것으로 잘못 알고, 이집트인(Egyptian)이라 했는데, 이 말의 두음소실(頭音消失)에 의한 변형 gicyan의 역성(逆成)으로서 gipcy가 쓰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보헤미안, 북구와 북독일에서는 타타르 또는 사라센인, 독일에서는 치고이너, 헝가리에서는 치가니, 이탈리아와 에스파냐에서는 기타노라고 부르고 있다. 인구는 약 180~400만이며, 그 가운데 유럽에는 제2차 세계대전 전에 75만~150만, 근동(近東)에는 6~20만, 북아메리카 대륙에는 10만 내외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이 사는 집은 보통 텐트이지만, 움막집도 있다. 동유럽 여러 나라는 집시의 정착을 촉진하기 위해서 집을 지어주고, 직업을 주고, 학교를 짓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집시들의 호응이 없어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생업은 지방이나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이들은 대장장이, 주물공, 고리장이, 조련사, 거간(목재, 가축)에 종사하고, 마술사, 점쟁이, 악사 등이 있으며, 정착한 경우에는 농업, 기타의 옥외 육체노동을 한다.
집시는 이 이외에 특수한 기능도 없고 자본도 없기 때문에 빈곤하며, 학교도 가지 않으므로 문맹이 많다. 의복은 가는 곳마다의 의상 풍속을 따르며, 그들의 민족의상은 없다. 먹는 것은 로스트 치킨과 고슴도치의 고기를 즐겨 먹고 술을 좋아하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담배를 즐긴다.

 

  터키 오브룩한의 한 가정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