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시인 황학주-
가슴이 큰 킬리만자로에 불을 붙이러 오르내리는
산정까지 비치는 유리에 별들을 발라두고
눈 녹은 물웅덩이 옆에
내 조립식 주택, 제일 추운 사막
그 마음에 밭을 가는 나는
평지 한쪽에 독립한 산 하나를 세운다
당신의 슬픔 꼭대기까지
내 슬픔의 엉덩이를 밀어 올리면
감람나무 가지처럼 휘어지는 만년설 한 줄기
너무 많은 사람들을 밭에 묻어 파랗게 고랑을 적신다
단지 내 경작은 부끄러움의 높이까지 올라가
나에 대해 기다리는 일
지평선 바깥까지
당신을 날마다 난민촌에 다녀와 화가 나 있다
이름이 많은 킬리만자로를 복숭앗빛 밤에 만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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