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서북쪽의 섬나라, 영국 일주여행

28.영국인의 줄서기

달리는 말(이재남) 2022. 10. 6. 07:42

 영국인의 줄서기

 

영국인의 과거에 대한 향수는 병적인 수준이랄 수 있다. 관습과 전통을 무조건 중시하며, 그 전통이 어디에서 유래되었으며, 왜 살아남아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통이기만 하면 되지 뭘 따지느냐는 것이다. 이런 특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영국인은 요란한 행사를 벌려 그런 특성을 밖으로 드러낸다.

그런데 영국 사람들의 줄서기는 외국 사람들을 경탄하게 만드는데 충분하다. 줄서기가 별 의미가 없는 나라도 있겠지만 영국 사람들은 줄서기가 삶의 방식이랄 수 있다. 지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덕 본 것을 찾아보라면 영국인들은 아마 줄서기의 확산을 손꼽을 것이다.

 

리버풀의 번화가

리버풀 비틀스의 거리-St. George's hall(리버풀의 예술작품 전시가 주로 열리는 곳으로 세계 문화유산 빌딩임) 존레논이 뉴욕에서 암살 당했을 때 이 광장에서 10000명이 넘는 그의 팬들이 그를 애도했다

 

리버풀은 영국 제2의 도시로 한국으로 치자면 부산과 같은 곳이다. 런던 다음가는 도시일 뿐 아니라 항구도시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항구도시로 시작해 18세기에 이르러 무역항으로 번영한 리버풀은 1960년대 이후 비틀즈의 고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비틀즈가 결성된 도시일 뿐 아니라 비틀즈의 사운드가 완성되었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는 원래 소비재가 부족하기 마련이고, 물가를 통제하는 전시(戰時)경제 체제에서 부족한 물자를 말썽 없이 분배하는 최선의 방법은 선착순이다. 영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요한 생활필수품을 손에 넣으려면 무조건 아무 줄에나 붙어서야 했다.

이렇듯 당시에는 만사에 줄을 서야만 했으니,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줄을 선 것을 보면 일단 무조건 그 뒤에 선 다음에 앞사람에게 무슨 줄이냐고 물어 볼 정도였다. 영국인들이 줄서기 도사가 된 데는 바로 이런 이유가 있고 이렇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은 낯선 사람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무례하게 생각하지 않았단다.

 

리버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프레데릭 기벌드(Frederick Gibberd, 1908- )가 설계한 교회로 1967년 완공되었다, 영국 2차 세계 대전 후에 건설된 유럽 최대의 교회건축이다. 크립프트(crypt, 지하성당) 위의 거대한 테크에 왕관 모양의 채광 탑을 올린 원형 평면의 건물인데, 탑의 바로 아래에 중앙 제단이 자리잡고 있다.

영국식사고방식에 따르면 이런 재미난 관습은 널리 권장해서 모든 사람들이 즐겨 따르게 해야 마땅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줄을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을 보면 이게 웬일이냐고 놀라워할 뿐만 아니라, 줄을 서지 않는외계인을 보면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이거 줄인데, 알아요?”하고 깨우쳐 주면서, 얼른 줄을 서서 재미를 보시라고 채근한다. 영국에서는 무덤에 들어갈 때에도 줄을 서야한다.

 

리버풀 비틀스의 거리 빅토리아 여왕 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