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패션의 나라, 프랑스 일주여행

96.프랑스 사람들의 인사법

달리는 말(이재남) 2022. 6. 14. 07:01

프랑스 사람들의 인사법

외국 사람들은 프랑스식의 형식적으로 건네는 인사 예절이 가진 장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프랑스사람들은 가족이나 아이들에게 또는 이방인일지라도 정말로 아무나하고 악수를 한다. 가정에서나 출근길에서도 또는 근무 중이거나 퇴근길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십 여 명의 직원을 둔 회사라면 근무 시작 이후 30분 동안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바로 어제 헤어졌던 사람들끼리 어찌나 새삼스레 인사들을 하는지 업무가 마비된다. 이날 이미 악수를 한 사람은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하는데, 하루에 두 번씩 악수를 청하는 것은 대단한 결례이기 때문이다.
가게나 찻집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봉주르?(안녕하세요?”,“오르부아르(또 봅시다)”라고 서로 말하는 것은 단순한 습관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특별히 예의바르기 때문만은 아니고 무례하다는 욕을 먹지 않으려고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봉주르, 무슈?(안녕하세요, 선생님?)”라고 말을 건네야 하는 상점주인도 있고, 또 반드시 ”봉주르, 무슈. 사 바?(안녕하세요, 선생님. 별일 없으시죠?“라고 뒤를 덧붙여야 하는 상점주인도 있으며, 여기에다가 또다시 몇 마디를 더 달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니스의 재래시장

니스의 재래시장

니스의 재래시장 

니스의 재래시장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이런 차이가 쓸데없이 복잡하기만 하게 보일 테지만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이것을 구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들은 예의범절이 문명의 기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예의범절이 문명의 기초라고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다.
엄정한 격식이 없으면 원시적인 것이 판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입맞춤이 프랑스식 생활의 특징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단 인사로 볼에 입을 맞추는 경우라면 규칙에 따라서 적절하게 해야 한다. 먼저 왼쪽 뺨, 다음에 오른쪽 뺨, 다시 왼쪽 뺨의 순서로 해야 격식에 맞는다. 파리에서는 네 번까지도 허용되는데, 이때는 왼쪽 뺨, 오른쪽 뺨, 왼쪽 뺨, 오른쪽 뺨 순서로 한다. 

 

니스의 재래시장

니스의 재래시장


왼쪽으로 옮겨가야 할 때 오른쪽으로 입을 옮기거나, 입술을 너무 친밀하게 갖다 대다가는 외국인이라도 큰 경을 칠 수 있다. 프랑스식 인사키스는 진한 프렌치 키스하고는 거리가 멀므로 살짝 가볍게 갖다대야한다. 프랑스식 인사의 격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가 일상생활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다음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스페인국경과 가까운 바스크지방의 이름난 휴양도시 비아리츠 근처 해변에서 여덟 명의 파리지앵들이 멋진 비치타올 위에 일광욕을 하고 있다. 이때 아홉 번째 사람이 오면 먼저 와 있던 여덟 명은 모두 일어서서 새로운 사람에게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게 된다. 

 

레 보드 프로방스 채석장 안의 첨단 조명장치와 예술이 접합된 화려한 레이져 쇼가 열리는「빛의 채석장」입구

그 다음 아홉 명 모두 다시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가 열 번째 사람이 오게 되면 아홉 명 모두 일어서서 열 번째 사람에게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한다. 이런 사태는 스물세 명이 될 때까지 계속하다가 일광욕은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