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패션의 나라, 프랑스 일주여행

56.잃어버린 카메라와 수신기

달리는 말(이재남) 2022. 2. 1. 19:39

 

-생폴드방스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생활터전이자 수많은 갤러리가 있는 마을이다-

-생폴드방스는 수많은 예술가들의 생활터전이자 수많은 갤러리가 있는 마을이다-

 

생폴드방스에 들어온 필자일행은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골목 골목길을 걸으면서 설명을 들었다. 대분수를 기점으로 올라가니 샤갈이 묻혀있는 공동묘지가 있다. 이정훈과 필자는 공동묘지의 샤갈이 잠들어있는 묘를 방문하였는데, 샤갈의 묘위에는 예쁜 돌들이 묘를 중심으로 뺑 둘러 놓여있다. 유대인들은 묘를 방문할 때 꽃다발대신 돌을 놓는 관습이 있단다. 그는 유대인으로 구약에 국한하지 않고 성경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그렸다. 신약의 성경말씀 베드로전서 26~8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보라, 내가 시온에 돌을 놓는다. 선택된 값진 모퉁잇돌이다. 이 돌을 믿는 이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믿는 여러분에게는 이돌이 값진 것입니다. 또한 구약의 이사야서 2816절에는 "그러므로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시온에 돌을 놓는다. 품질이 입증된 돌 튼튼한 기초로 쓰일 값진 모퉁잇돌이다."

손자와 함께 골목길을 내려오면서 아이스크림 숍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하여 함께 먹으면서 일행이 만나기로 약속된 장소를 향하여 걷고 있을 때, 손자, 이정훈이 오줌을 눕고 싶다는 말을 하였으나 화장실을 쉽사리 찾을 수가 없다. 골목길을 지나 차량들이 오가는 큰길가에 설치된간이화장실을 만난다. 버스가 정차하는 장소에 승객들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벤치가 놓여있는 곳 바로 옆, 간이화장실에 동전 20센트를 넣으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화장실을 발견했다.

이정훈에게 맡겨놓은 동전 20센트를 꺼내 자동문을 열고 손자와 함께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오줌을 눕는 그 순간만은 행복했다. 볼일을 마치고 막 밖으로 나왔을 때 손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카메라와 수신기를 찾고 있다. 동전을 꺼내면서 벤치위에 놓고 간이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카메라와 수신기가 없어졌다. 필자역시 몹시 당황한 나머지 이럴 때는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손자는 부족한 영어실력을 십분 발휘하였다.

 

-생풀드방스의 레스토랑, 필자일행은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여기에 두었던 카메라를 보지 못했느냐?”면서 카메라를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다닌다. 필자는 손자를 향해찾기 어려우니 이제 포기하고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전용버스 주차장으로 가자.”고 달랬으나 손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잃어버린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카메라를 분실한지 20여분쯤 지났을 때 할아버지! 카메라를 찾았어요.”하고 필자를 향해 만면의 미소를 띠며 뛰어오는 손자의 모습을 보았다.

 

생폴드방스의 그랑드 거리의 중앙 분수는 이방인들의 휴식처이자 이정표 역할을 한다

 

물론 이 모습을 보면서 필자가 우려했던 몇 가지 걱정이 눈 녹 듯 사라지고 큰 기쁨으로 반전할 수 있다. 카메라를 찾아준 외국인은 인도네시아 계 스페인사람이다. 손자와 함께 다가오는 그를 만나 자초지정을 들어보면서카메라를 찾아주어서 대단히 고맙다고 그의 손을 잡으며 여러 차례의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이 외국인의 말에 따르면 당신의 손자가 여기 저기 당황한 모습으로 뛰어다니면서 카메라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그 카메라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무심코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떤 외국인이 카메라와 또 다른(수신기)기기를 들고 가면서 잃어버린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내가 카메라를 찾고 있는 어린이를 보았으니 내가 갖다 주겠다며 그 카메라를 받아들고 손자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왔다. 손자가 잃어버린 카메라가 확실하여 내가 기쁘다.”면서 그의 활짝 웃는 그 모습이 아름답다.

 

-생풀드방스의 골목길-

 

필자는 그 고마움에 사례금을 지불하려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단호하게 거절하고 우리 곁을 떠나고 만다. 그의 뒷모습도 퍽 아름답게 보인다. 사실 카메라를 분실했다고 했을 때 가장 큰 걱정은 아직도 여행해야할 시간이 여러 날 남아있는데, 잃어버린 카메라 때문에 의기소침할 손자의 모습이 머리에 떠오르는 것뿐만이 아니라 손자가 그 동안 찍어왔던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이 아쉽고 그리고 인솔자로부터 받은 수신기가 또 하나의 문제였다.

전용버스 주차장에서 12시에 만나자는 약속이 있었는데, 손자와 함께 약속된 장소에 도착한 시간을 보니 1157분이다. 주차장으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일행과 함께 들어갔다. 이 레스토랑의 음식은 특별히 맛이 좋았으나 어느 때보다 더 행복한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