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인구 면에서 영국과 비슷하지만 국토는 2배나 큰 편이다. 그래서 프랑스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품어줄 공간이 있을 것 같은 이 나라의 땅이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프랑스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모두에게 나누어 주기에는 땅이 부족하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
이것이 단지 외국인 이민노동자들이 주택과 아파트와 일자리를 차지하는 데 대한 암묵적 불쾌감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여기에는 온 국토가 하수구와 쓰레기 더미, 그리고 잡초지에 잠식당하는 현상에 대한 분노가 깔려 있기도 하다. 프랑스대혁명이 이룬 업적 가운데 아직도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토지소유권 문제이다.
-칸의 해변-
-칸의 해변-
칸의 해변 저 너머는 요트와 나지막한 산, 그 산과 한 몸이 된 알록달록한 집들이 옹기종기 바다를 감싸 듯 모여 있다
국민들이 땅을 나누어 받았으며 그 땅을 빼앗아가려는 교활한「먼데서 온 사촌」이 없다는 말이지만 예외가 있기는 하다. 무너진 헛간과 돼지우리까지도 사려고 덤비는 멍청하고 탐욕스러운 영국인에게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땅뙈기를 기꺼이 팔기도 한다.
피붙이한테 한두 푼을 사기당하는 곳과 전혀 모르는 사람, 더욱이 외국인의 등쳐먹는다는 것은 전혀 관계가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누구나 가질 수 있을 만큼 넓은 땅이 있으나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충분하지 않게 느끼는 것이 문제이다.
진짜 프랑스농사꾼이라면 땅 한두 뙈기를 위해서 자기 형제, 삼촌, 숙모, 조카들을 죽일 것처럼 겁박하고, 그러고도 손톱만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콩 한 이랑을 더 심을 땅을 얻을 수만 있다면, 자기 할머니를 살살 구슬려 땅문서를 빼앗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 바로 프랑스사람들이다.
칸의 문양
프랑스의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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