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에 있는 생테티엔 대성당은 고딕양식이 그 완숙함에 이르렀을 때 건설되었으며, 널리 고딕양식의 가장 뛰어난 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서있는 건물은 대주교 앙리 드 쉴리가 프랑스 북부에 있는 성당과 겨룰 만한 새 성당을 짓기로 결정했던 1195년에 세워졌다.
-캉 성에서 내려다 본 생테티엔 대성당-
그가 직접 모델로 삼았던 성당은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던 듯하다. 성당 부지로 선정된 곳에는 예전에도 몇 채의 교회당이 있었으나, 가장 근래의 로마네스크 성당은 성장해 가는 부르주의 부유함과 중요성을 반영하기에 너무 작다고 간주했던 것이다.
쉴리는 1199년에 사망했으나, 그의 뒤를 이은 기욤 드 당종 대주교가 동일하게 야심찬 규모로 계획을 밀고 나갔다. 우연히도 그는 이 계획의 자금을 대는 데에 도움을 준 셈이 되었다. 1209년 사망한 지 얼마 안 되어 그가 성인으로 추대된 덕분에, 기부금이 엄청나게 늘어났던 것이다.
총알을 닮은 이 대성당의 디자인은 독특하다. 다섯 개의 측랑이 있지만 수랑은 없다. 고딕양식이 낳은 뛰어난 신기술 중 하나인, 두 줄의 플라잉 버트레스가 건물의 무게를 지지하고 있으나, 탑의 크기는 문제가 되었다. 남쪽 탑–종이 없기 때문에「벙어리 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캉 성에서 내려다 본 생테티엔 대성당-
-캉 성에서 내려다 본 생테티엔 대성당-
남쪽 탑은 옛 감옥에서 떼어 온 돌기둥으로 지탱해야 했으며, 슬프게도 북쪽 탑은 1506년 무너져 버렸다. 그럼에도 이 성당은 그 웅장함과 설계의 일체감, 뛰어나게 우수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성경에 나오는 장면들이 새겨진 출입구 위의 조각 등의 특성으로 볼 때,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위에서 건물 전체를 내려다보았을 때 세로가 가로보다 긴 라틴십자가(Latin Cross) 형태로 지어졌다. 거대하고 둥근 채광창 둘레로 크고 작은 첨탑이 계단처럼 이어져 있는 교회정면은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인상을 준다. 예배당의 측면에는 아치형창문과 폭이 좁고 기다란 첨탑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되어 있다. 내부 또한 거대한 기둥들과 높은 아치형천장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캉의 생테티엔 대성당 내부-
특히 아치형창문과 장미채광창에 설치된 15세기 채색유리를 통해 예배당 안으로 들어오는 빛은 독특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13세기에서부터 17세기까지 만들어진 조각상과 성인들의 묘비도 다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객들은 중세시대의 종교적인 그림과 거대한 은빛의 파이프오르간, 낡은 성수반 등을 관람할 수도 있다.
고대 갈로로만 시대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캉 지역은 요새화된 수도원을 비롯하여 다양한 중세시대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캉 성(Château de Caen)」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역사적인 건축물이자 관광명소로 꼽히고 있다.
시내중심가 관광안내소의 북쪽 총 55,000m²에 이르는 넓은 공간 위에 세워져있다. 11세기 중반 윌리엄1세, 정복왕(1027~1087)의 명으로 건립되었기 때문에「정복왕 윌리엄 성」이라 불리기도 한다. 노르망디출신의 윌리엄1세는 둠즈데이 북을 이용해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징수체제를 완성한 잉글랜드 왕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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