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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인상주의」를 시작,「영원한 인상주의자」로 살았던 모네

달리는 말(이재남) 2021. 11. 6. 07:14

그에게 야외에서 그린 그림의 생동감을 가르쳐준 것 역시 파리화실의 스승들이 아니라, 르아브르에서 만난 풍경화가 부댕과 용킨트였다. 모네는 인상주의 화가이다. 인상주의 화가는 여럿이 있지만 진정한인상주의 화가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은 모네뿐이다.

 

지베르니의 클로드 모네의수련 연작을 완성한 작품과 기념품 판매장

 

짧은인상주의시기를 전후하여 그와는 다른 관심과 양식을 추구했던 화가들과 달리, 모네는 인상주의를 시작했고영원한 인상주의자를 자처하며 평생을 살다가, 인상주의 최후의 생존자로 남아 그것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던 화가이다. 모네는 첫 번째 아내가 남긴 두 아들, 두 번째 아내인 알리스 오슈데가 데려온 여섯 자녀와 함께 센 강가의 작은 마을 지베르니에 정착하여, 정원의 꽃과 나무와 연못을 그렸다.

당시에 모네는 시대변화의 흐름을 등지고 자기만의 지상낙원으로 퇴행한 과거의 인물로 여겨졌다. 스물다섯 살 모네와 열여덟의 카미유는 무명화가와 새내기모델로 만났다. 그때까지 모네는 부유한 아버지의 지원을 받아 별 어려움 없이 살아왔는데, 카미유와의 결혼을 반대한 아버지가 돈줄을 끊으면서 형편이 어려워졌다.

 

-모네는 가난 속에서 영원히 잠든 아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영면하는 카미유로 담았는데, 그때(1879)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모습을 그려주는 것뿐이었을 것이다-

 

모네는풀밭 위의 점심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아내를 사랑스럽게 그렸고 아내는 기꺼이 모델로서 사랑으로 가난을 견뎌냈다. 카미유는산책에 등장한지 4년 뒤 서른두 살에 골반 종양으로 모네 곁을 떠났다. 가난 속에서 영원히 잠든 아내의 모습을 모네는 마지막으로 화폭에 담았다.

카미유를 모델로 그린 마지막 작품은영면하는 카미유(1879)이다. 모네는 아내를 가난의 세월 속에 빠뜨렸던 것이 죄스러웠을 것이다.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마지막 모습을 그려주는 것뿐이었을지 모른다. 모네와 어려운 시절을 함께 이겨낸 아내, 카미유는 병에 걸려 187932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지베르니의 클로드 모네가 살던 집의 모네의 작품-

 

카미유를 모델로 한 그림을 자주 그렸던 모네는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도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 클로드 모네는 평생 카미유를 사랑하여 그녀의 그림을 많이 그렸지만 카미유를 찍은 사진은 한 장밖에 남아 있지 않다. 모네의 두 번째 아내인 알리스 오슈데가 카미유를 질투하여 그녀의 사진을 불태워버렸기 때문이다.

첫 번째 부인 카미유가 세상을 떠난 후, 알리스 오슈데와 파리를 떠나 시골 마을 지베르니로 이사하던 날부터 모네의 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스스로 선택한 소박한 시골생활과 대도시 특유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정신이 매력적으로 배합되어 있던 지베르니의 정원은 모네에게 세상과 격리되어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정신적 도피처였다.

또한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날씨와 햇빛에 따라 작품의 소재가 될 풍경을 무한히 제공하는 자연의 축소판이자, 온갖 초목이 우거진 조경을 통해 거주공간을 예술로 승격시키고자 하는 모네와 알리스의 의도와 식도락의 꿈을 실현시켜줄 무대이기도 했다.

모네는 1883년 지베르니에 정착해 시간과 경제의 여유를 누리며 세상을 뜰 때까지 살았다. 큰 저택을 구입한 모네는 1892년 집 근처 늪에 오래 꿈꾸던 동양식정원을 나만의 자연으로 꾸미고 25년 가까이 수련연작을 비롯한 정원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클로드 모네의 연작수련도-

 

일본식 다리가 있는 풍경을 가장 많이 그렸는데, 그중에 하나가수련 연못, 분홍 조화(1900)이다. 모네 특유의 끊어질 듯 이어지는 복잡한 터치로 작은 연못을 화려하게 되살렸다. 모네는 말년에 백내장으로 시력을 거의 잃고도 붓질을 멈추지 않았다. 유일하고도 진정한 인상주의 화가의 삶이 그곳에 있었다.

모네 그는 인상주의를 시작한 것보다 미술사적으로 더 의미 있는 업적을 18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몰두한연작(Series)에 나타냈다. 동일한 모티브를 유사한 구도와 서로 다른 분위기로 반복해서 그리는 연작이라는 형식은 그가 1870년대의 -라자르역에서 시도한 바 있다.

 

클로드 모네-모네의 수련도 연작(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