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휴가

66.『행남해안산책로(좌안산책로)』를 걷다.

달리는 말(이재남) 2021. 3. 1. 10:52

행남해안산책로(좌안산책로)를 걷다.

『대한민국의 새벽을 여는 독도라고 씌여있는 상징물  

도동항 울릉여객선 터미널 옥상인 휴게광장,대한민국의 새벽을 여는 독도라는 상징물이 서있는 곳으로부터 왼쪽으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산비탈과 해수면 사이로 산책로가 보인다. 이 행남해안산책로의 파도소리에 이끌려 걷다보면 처음 보는 다양한 지형을 만난다. 터널과 같이 생긴 해식동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배경이 될 만큼 웅장하다. 국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그런 경관을 만난다. 용암과 파도가 만들어낸 해안산책로는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화산여행이라고 해도 좋고 다양한 화산 구조를 볼 수 있는 해안절경을 제대로 마음껏 느껴볼 수 있어 좋다현무암질의 집괴암으로 만들어진 해식동굴이 있다. 집괴암은 크고 작은 암석조각들이 무질서하게 뭉쳐서 만들어진 화산암이다. 그 집괴암에 뜨거운 마그마가 관입하여 주변에 많은 절리가 생겨나고 그 중 약한 절리가 침식되면서 동굴이 생기는 것이다이후 지속적인 차별 침식이 일어나면서 동굴은 점점 더 커진다. 들어갈 수 없는 동굴이 있는가하면 터널처럼 관통하는 곳도 나온다. 풍화지형 타포니, 바닷가에서 염류에 의해 암석이 썩는 타포니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풍화지형은 암석이 썩는 형상이라면 침식지형은 외적요인인 파도에 의해 깎여 이탈한 지형을 말한다.

행남산책로(좌안산책로)  

타포니는 풍화지형이고, 해식동은 침식지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계단이 있어 약간 힘든 코스가 있지만 대부분 걷기에 어렵지는 않다. 울릉도 해안에는 양식장이 없고, 깨끗해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야간에도 산책할 수 있도록 가로등이 설치돼있다재퇴적쇄설암은 경사면에 위태롭게 쌓여있던 암석조각들이 산사태로 다시 이동하여 굳어진 암석을 말하며 다양한 암석조각들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낙석위험구간에 표시가 되어있는데, 혹시 모를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빨리 통과하는 게 좋겠기에 뛰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이곳을 지나간다. 걷기 어려운 곳에는 해안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놓여있다여러 겹의 응회암층이 쌓인 후 세월이 흐르면서 위쪽이 깎여나갔고, 그 위로 조면암질 용암이 흘러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두 암석의 형성되는 시간차이가 크기 때문에 경계면이 뚜렷이 보인다. 이를 부정합이라고 한다.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뜨거운 화산재가 쌓여서 굳으면 응회암이 된다응회암 중에서 화산체와 부석덩어리들이 고온에서 늘리고 서로 엉겨 붙어 암석이 형성되면 이그님부라이트라고 한다. 12의 촬영지였던 행남해안산책로의 옛 멤버들의 모습을 보니 저런 때가 있었나 싶다. 옛 행남마을이 있던 곳에 지금은 마을은 없어지고 음악소리가 들리는 카페와 음식점이 하나 있다.   

12의 촬영지였던 행남해안산책로  

이 음식점 옆으로 화장실이 있는데, 음식점을 지나 왼쪽 산길로 올라가면 저동항으로 가는 길이다. 행남등대가 있는 곳으로 가려면 오른쪽 길로 올라가야한다. 행남등대로부터 저동항까지는 약 1.62km 정도의 거리가 된다.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등대를 보지 않고는 갈 수가 없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행남등대가 기다리고 있는 쪽, 평안함과 여유로움을 주는 아름답고 좁은 대나무숲길을 택한다행남등대까지 오르려면 진하게 풍겨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울릉도 원시림을 지나간다. 이곳에서 행남등대로 찾아가는 숲길은 울릉도의 가을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섬조릿대 터널을 지나 봄날 청산도의 유채꽃보다 더 화려한 노란 털머위꽃이 지천으로 깔린 해송 숲의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며 느낄 수 있는 이 계절, 가을이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운치라고 말할 수 있다.

가을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구간, 행남등대로 찾아가는 숲길  

숲속의 향기로움이 느껴진다. 저동항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필자일행을 기다리고 있다가 저동쪽 해안산책로를 보여준다. 그 뒤편에 자리한 천연전망대에 다가서면 말은 또 달라진다. 울릉도 최대의 어항인 저동항의 전경을 비롯해, 그 앞에 자리한 촛대암과 내수전 앞에 떠있는 북저바위와 죽도, 그리고 저 멀리 관음도까지, 이 모든 걸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남등대

행남등대에서 바라보이는 저동항 입구와 촛대바위            

행남(도동~저동)해안산책로의 일부 구간이 태풍때 분실되어 통제된 저동쪽 해안산책로  

저동항의 방파제 중간에 연결된 촛대바위가 행남등대에서 바라보인다. 관음도가 멀리보이고 오른쪽에는 죽도도 보인다. 행남등대에서 저동으로 내려가는 길을 조금 더 걸어도동항로 표지관리소(해양수산부 포항지방 해양수산청)로 옮겨갔다. 이곳에 설치된 설명서를 읽으며 가까워진 저동항과 일부 구간이 태풍때 분실되어 통제된 저동쪽 해안산책로를 카메라에 담았다저동 해안산책로의 신기한 풍경에 한껏 기대를 안고 찾아왔건만, 여름 태풍으로 인해 산책로 구간 중 교각일부가 파손되어 소라계단으로 내려가는 입구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산길을 이용한다면 저동으로 내려갈 수는 있지만, 온 길을 다시 돌아 해안산책로로 도동항까지 가는데 바닷바람이 심상치 않다.도동항 쪽의행남해안산책로입구에는 해양경찰관 2명이 필자일행을 마지막으로 산책로를 폐쇄하면서 우리 뒤쪽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바닷바람이 거세지고 파고가 높아졌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다. 숙소인 해오름관광펜션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늦은 점심은 끓인 라면으로 배를 채운다. 그리고 저녁식사는 하나로 마트에서 구입해온 쌀로 밥을 지어 고추장으로 비벼 맛있게 먹었다.

행남등대에서 촛대암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