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제2의 도시, 페낭
아침식사를 마치고 530호실, 스위트룸의 필자가족은 파도치는 바다 위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본다. 바닷가 야자수 나무 위의 검정색깔의 새는 우리나라의 까마귀와 닮았다. 이름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까마귀와 엇비슷하다.
물론 말레이시아의 수도는 쿠알라룸푸르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큰 도시는 어디일까? 가장 잘 알려진 리조트 지역인 코타키나발루 또는 휴양지로 유명한 랑카위 등의 지명들이 생각날지 모른다. 페낭은 제2의 도시치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말레이시아여행 안내문을 보면,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비즈니스와 쇼핑, 랑카위, 코타키나발루에서는 휴양을, 페낭에서는 문화와 역사, 유물을 체험하라고 소개하고 있다. 말레이반도 북서쪽 4.4km 지점에 말라카해협을 사이에 두고 반도와 마주보면서 위치한 페낭은 인도양에 위치해 있어「인도양의 에메랄드」,「동양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거북이를 뒤집은 모양이라「거북이섬」이란 애칭도 있고 빈랑이라는 나무가 많아서「빈랑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말레이시아 페낭 Sharaton 호텔 530호실에서 바라본 바닷가의 풍경
말레이시아 페낭 Sharaton 호텔 530호실에서 바라본 바닷가의 풍경
동서 14km 남북 25km로서 제주도의 1/3크기의 작은 섬으로 1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한마디로 사람도 많고 차도 많고, 제2의 도시답게 복작복작하다. 페낭이 말레이시아의 한 주로 공식 편입이 된 것은 비교적 근대의 일이다. 1963년이었으니 불과 50년 정도 밖에 안 되었다. 그 이전엔 거의 200여 년간 영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다. 1786년 동인도 회사의 대표인 영국인 프랜시스 라이트가 태국인들을 막아주는 대가로 페낭 섬을 사실상 지배했고 이후 100년 이상 영국의 식민지법을 따랐다. 현재 페낭의 가장 중심지역인「조지타운」이 당시 영국 군주였던 조지 3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을 보면 페낭 곳곳에 영국문화가 얼마나 많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당시 페낭은 15세기부터 무역이 발달해왔던 곳이라 오랜 시간 동서양문화의 교차로였고 항구라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영국 외에도 포르투갈, 네덜란드, 일본인들까지도 이 섬에 들락거렸다. 덕분에 페낭은 다소 복잡다단한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현재 페낭거리 곳곳을 걷다 보면 이슬람, 힌두, 불교, 기독교의 성전들이 사이좋게 어깨를 맞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종도 다양하다. 특히 중국인의 비율이 높다. 말레이, 중국인이 섞여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인 페라나칸 문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콜로니얼 스타일로 지어진 건축물들을 감상하면서 유럽 어딘가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끼다가도 그 옆에 있는 중국사원이나 불교양식의 건축물을 발견하면서 사뭇 이색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페낭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조지타운 도보여행이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페낭 Sharaton 호텔 주변의 모습
말레이시아 페낭 Sharaton 호텔 주변의 모습
조지타운은 도시전체가 200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답고 역사적인 지역이다. 특히 식민지시절에 지어진 건축물들의 보존이 잘 되어있어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깊다면 페낭박물관, 조지타운시청 등을 돌아보며 흥미진진한 여행을 할 수 있다. 한쪽으로 펼쳐지는 인도양바다를 감상하며 거리를 천천히 걷다 보면 허름해 보이는 골목골목 귀퉁이의 담벼락과 건물에서 재미있고 위트 있는 벽화들을 발견하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조지타운을 걷는 여행객들은 마음에 드는 벽화 앞에서의 기념촬영을 잊지 않는다.
말레이시아 페낭 필자의 손녀와 손자
말레이시아 페낭 필자의 며느리와 딸
말레이시아 페낭 죠지타운의 불교사원
'손자, 손녀와 함께한 말레이시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8. 점심식사를 마치고 구경한 조지타운 (0) | 2020.04.23 |
---|---|
27. 호텔의 셔틀 벤을 타고 구경나온 조지타운 (0) | 2020.04.21 |
25.쿠알라룸푸르공항을 통하여 옮겨온 페낭 (0) | 2020.04.15 |
24.KLCC로 통하는 터널 같은 walkway (0) | 2020.04.13 |
23.호텔 2층의 중국식 레스토랑,「Sence Five」의 점심 (0) | 2020.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