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의 여행

(12)-고속도로는 네발 달린 모든 동물들의 천국인가?

달리는 말(이재남) 2015. 11. 18. 06:08

 

 룸비니의 과일가계

 네팔에서 인도로 넘어가는 국경선

 네팔쪽의 국경선의 약국

 인도와 네팔을 넘나드는 차량과 사람

룸비니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중에 일몰광경(달리는 버스에서 촬영) 

소똥(만들어 팔기도 하고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소똥(팔기도하고 땔감으로 사용함)


 

고속도로는 네발 달린 모든 동물들의 천국인가?

 

 

다시 전용버스를 탄 시간이 7시쯤 됐을까? 룸비니를 출발한 전용버스는 인도와의 국경초소를 향해 달려 나갔다. 출발한지 1시간쯤 흘렀을 때다. 아무래도 네팔과 인도의 국경선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판문점과 삼팔선의 삼엄한 철조망을 연상하는 것은 무리로 보인다. 그렇지만 어엿한 나라와 나라의 국경선 치고는 너무 허술하다.

국경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두고 싶다. 차 밖에서 국경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행동은 금하고 있다. 그래도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은 우리의 욕망을 그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비록 국경선의 모습이 허술하기는 하지만 국경선의 출국수속과 입국수속을 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기다리고 있는 동안 인도 쪽에 있는 lodge에 들어가 소변을 보고 와서도 한 참을 더 기다려야 했다. 인도 쪽에서 화물차 수십 대가 네팔 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서 있는데 반해, 네팔 쪽으로부터 인도 쪽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은 한 대도 없으니, 두 나라의 무역현상을 알만하다. 한 참을 기다리며 국경선너머 오가는 차량과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더 보냈다.

드디어 전용버스가 인도국경을 넘어 달리기 시작하였다. 가끔 차창너머로 보이는 길가에선 작은 원숭이들이 우리를 구경하듯 기웃거리며 달아난다. 집집마다에는 소똥을 뭉쳐서 연료를 만들어 놓은 것이 마치 벽돌을 찍어낸 듯하다. 차창 밖으로 내려다보니 남녀노소 없이 맨발의 인생이 아직도 너무 많은 것이 안타깝게 느껴온다.

저 사람들 모두가 천민들이란 말인가? 그래도 초등학교 학생들은 교복에 구두까지 신었으며, 중.고등 학생들은 운동화를 신었다. 그러나 어른들은 슬리퍼 아니면 운동화와 구두를 신고 걷는 이들이 드물다. 고속도로라 하여 도로 주행세를 받고 있는 곳은 수시로 눈에 들어온다.

말로만 고속도로 일뿐 사람과 소는 물론 염소, 말, 낙타, 심지어는 개까지 수시로 길을 막고, 재촉하여 달려가려는 전용버스의 갈 길을 막는다. 그리고 옆줄로 서서 고속도로를 활보하며 아무리 차량의 경적소리를 내어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걷는 사람들도 갈 길을 막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니 차량은 도저히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렇다보니 우리나라 같으면 2~3시간 정도 달리면 도달할 수 있는 거리를 8~10시간을 달려야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India(인도)의 도로는 차도(車道)인지 아니면 인도(人道)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전거나 오토바이, 우마차의 도로인지 또 그것도 아니라면 소, 낙타, 염소의 도로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농촌은 우리나라 1960년대의 풍경이다. 국토는 너무나 광활한데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이 불편하기 그지없다. 도로 사정은 열악해 교통이 한적한 곳에서도 시속 40km 이상을 내지 못한다. 도로는 정말이지 정신없다. 더군다나 룸비니로부터 우리를 태우고 달리고 있는 전용버스는 덜거덩거리고 뒤쪽에서는 난타소리를 낸다.
소란스럽기도 하지만 또한 좌석이 불편하다. 달리던 중 나무숲이 우거진 도로에 진입하자 차를 세우고 남자와 여자들은 갈라져 볼일을 보았는데 그 때가 12시쯤 된다. 이곳에서 조금 더 달려 조그마한 마을의 음식점 앞에 차를 세웠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음식점 자체가 요리를 해 우리일행에게 먹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우리와 함께 다니는 요리사, 둘리가 준비해온 한국식 음식 쌀밥, 김치, 김, 국물과 컵라면 그리고 인도의 음식인 짜파티(chapati) 등을 시골사람들이 사용하는 평상 같은 장소, 여기저기 앉아 나누어 먹었다.
각종 카레나 그레비 요리와 함께 찍어먹는 이 짜파티는 인도전역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인도의 대표적인 빵이다.

통밀로 만든 반죽에 기름기 없이 구은 얇은 짜파티 빵에다 카레를 찍어서 먹다보면 자꾸 자꾸 손이 가게 되는 구수한 맛이 느껴지는 음식이다. 짜파티는 밀가루 반죽을 우리의 빈대떡 모양으로 얇고 평평하고 둥글게 모양을 만들어 간을 하지 않고 화덕에 구운 것으로 싱겁고 담백한 맛 때문에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인도주식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점심식사를 끝내고 주변정리를 마치자 잠깐 동안 휴식을 취한 후 그곳을 출발한다. 전용버스로 2시간쯤 달렸을까? 볼일을 보려고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논두렁 가에 지어놓은 새 건물에 들어가 소변을 보고 나왔다. 물론 여성들만이 그랬다. 그런데 그 건물은 새로 집을 지어놓고 아직 이사를 하지 않은 집이란다.

그곳을 지나치던 구경꾼과 마을의 소년소녀들은 우리를 구경하고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사진도 찍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또 하나의 풍경이다. 이 소년, 소녀들의 눈 속에는 보이지 않는 인도가 소리 없이 반짝이고 있다. 룸비니를 출발하여 점심식사를 하느라 시간을 보내고 그리고 인도 국경선에서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무려 12시간 만에 Ideal tower varanasi hotel에 도착했다.
그때가 7시경인데 저녁식사를 마치고 체크인 했다. 시설이 훌륭하다. 호텔 밖 풍경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잘 꾸며놓은 장소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일행들과 잠시 환담하는 시간을 갖기는 했으나 금방 객실로 돌아와 샤워도 하고 여행이야기를 기록하니 10시가 다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