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여행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12)- 시나이 산 등반의 소중한 체험

달리는 말(이재남) 2015. 10. 7. 06:07

                                                                                

 

낙타 등에 박아놓은 말뚝을 꽉 붙잡고 앞에 가는 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낙타의 걸음동작에 몸을 맡기고 S자형을 그리며 가는 율동적인 몸놀림이 멋있어 보인다. 야행성인 이 낙타들은 어둠속에서도 성큼성큼 잘도 올라간다. 그저 낙타가 움직이는 데로 맡겨두면 아무런 문제가 있을 리 없다.

양승만 목사님은 낙타를 타고 올라가는 아내, 오자경 사모님 곁에서 계속 걸어 올라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마도 낙타를 타고 올라가는 걸 무서워하실까봐 배려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염려했었던 혹 있을 수도 있는 돌발적인 사고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기도를 간절히 바친 덕분일까?

문제의 사건이란 혹 있을 수도 있는 돌발적인 사고 즉 낙타의 실수로 말미암아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불상사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심히 염려된 나머지 강일교회에서 참여하신 김진호 목사님과 자매님들 모두는 낙타 타는 것 자체를 거부했었다. 필자역시 조금의 갈등을 느끼기는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낙타 등에 박아놓은 말뚝에 힘을 주어 꽉 붙들고 올라가면서도 혹시라도 어두운 곳에서 낙타가 발을 헛디디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을 가졌었다.

산벼랑의 좁은 길을 따라 2시간쯤 올라간 후 낙타가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 정상에 가까운 두 번째 휴게소까지 올라가 낙타에서 내리고 미화 15불을 낙타몰이꾼에게 줬다. 조금 더 올라간 마지막휴게소의 상점에 자리를 잡고 산상예배를 가졌다. 예배를 마치고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별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으며 해발 2285m의 「제벨 무사」(모세의 산이란 의미의 아랍어)정상까지 오르니 5시경이 된다.

시나이 산 정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올라와 해돋이를 맞이하기에 알맞은 장소를 차지하고 일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벨 무사」에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장소에 세워진 기념교회가 서 있다. 일출시간까지 산이 아직 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장관을 이루고 있는 바위산들의 능선을 굽어보며 묵상시간을 갖기도 하였다.

이집트의 왕자 모세가 하느님을 만나 운명이 바뀐 곳이자, 어떻게 해볼 수 없는 히브리백성들을 이끌고 온갖 근심걱정, 원망을 털어놓으며 이 백성들을 위해 간구하던 곳이기도 하다. 시나이 산 정상의 해돋이가 볼만하다고 했는데 태양은 조금 얼굴을 내밀다가 이내 구름 속에 가려지는가 했더니 곧 구름 속에서 빠져나오기를 번갈아 가며 반복하고 있다.

해돋이를 카메라에 담느라고 수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태양의 빛을 받아 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시나이 산은 말 그대로 붉은 바위산이다. 기이하게도 붉은 산, 그러나 거대한 침묵으로 거룩함을 뿜고 있는 듯 거룩한 시나이 산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될 것이 틀림없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곳에만 자란다는 떨기나무들이 많았는데 그곳에 있는 나무들과 풀들도 붉은 빛을 띠고 있었다. 

모세보다 더 하느님과 친한 사람이 없었다고 성경말씀은 전하고 있다. 위대한 영도자 모세님이여, 당신의 생애는 고달프기도 했을 터인데 끝내 약속의 땅을 오직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답니까? 우리가 올라간 시나이 산은 신비로운 영으로 충만해 있음을 감격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일행 가운데 19명만이 정상까지 올라 갈 수 있었으며 걸어 내려오는 길은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이집트 시나이산 정상에 올라 환호하는 모습
    

시나이산 정상 십계명을 받았다는 모세기념교회

시나이산 정상 십계명을 받았다는 모세기념교회

 시나이산의 성 캐더린 수도원

 시나이산의 성 캐더린 수도원

 시나이산의 성 캐더린 수도원

시나이산의 일출모양

시나이산의 정상부근 휴계소의 가게에서 예배를 바치는 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