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행

생명력이 넘치는 아프리카(31)-「넬슨 만델라」가 정치범으로 수감된 전설적인 감옥 로빈 섬

달리는 말(이재남) 2014. 11. 20. 06:01

아쉽게도 끝내 올라갈 수 없었던 테이블마운틴

 

여행을 시작한지 어연 13일째 되는 날 아침을 맞이했다. 어제 밤에는 마치 태풍처럼 불어제치는 바람소리에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제부터 불어오는 거센 바람은 쉴 새 없이 불어만대고 있다. 아침에는 그칠까 기대를 했건만 야속하게도 멈추지 않는다. 어제도 그 바람 때문에 테이블마운틴에 올라가지 못했으니 오늘밖에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  6시도 안돼 일어나 준비를 하고 7시에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어제와는 다르게 레스토랑은 한가하기는 했으나 중국인여행객들이 많아서 시끌벅적하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렌지 4개와 사과 1개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나왔다. 호텔을 출발하는 9시까지는 방에만 있을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와 걷기로 했다. 김교수 부부를 만나 어제와 마찬가지로 호텔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사람구경을 했다. 그런데 이날아침은 어제와는 다르게 눈에 뜨이는 사람들이 드물다. 웬일일까? 이 나라는 오래전부터 5일제 근무를 시작해오고 있고 오늘은 마침 토요일이다.

“이 나라에서의 주말은 거지들조차 가족과 함께 지낸다.” 고 농담 같은 민씨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래서 시내를 오가는 사람들이 드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늘도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어 테이블마운틴에 올라갈 수 없게 됐습니다.”면서 또 다른 일정을 소개한다.

케이프타운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테이블마운틴을 꼽을 수 있다. 8억5000만 년 전 바다에서 불쑥 솟아오른 해발 1086m의 산은 이름 그대로 산 정상이 뾰족이 솟은 게 아니라 평평하게 다진 모양이다. 산을 바라보는 순간 엄습해오는 걱정은 「저 산을 어떻게 오를까?」이다. 테이블 마운틴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의 전망은 죽기 전에 반드시 보아야 할 장관으로 칭송받는 관광 명소인데, 여기까지 와서  보고 갈 수 없다니 화가 치민다.

테이블 마운틴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하루일정으로 트레킹을 하는 것이 좋은데 등반이 부담스럽다면 360° 회전하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며, 올라갈 때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때는 트레킹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다. 테이블 마운틴 전망대에 서면 케이프타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서양이 마치 푸른 정원처럼 펼쳐져 있고, 해안선을 따라 클립톤만, 샌디만, 캠스만, 후트만 등 남아공이 자랑하는 천혜의 비치가 이어진다.

산책로를 따라 여유롭게 걷다 보면 사슴, 사향고양이, 케이프망구스, 원숭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다. 독특한 이름의 테이블 마운틴은 케이프타운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전체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대개는 「테이블 보」라 불리는 구름에 의해 가려져 있는 산인데, 날씨가 청명한 날에는 바다 멀리 200km 밖에서 생생히 보일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산을 가로지르는 하이킹코스도 셀 수없이 많다.

산 정상에 마련된 11개의 전망 포인트에 서면 케이프타운과 케이프만, 해안선과 바다의 장관이 두 눈 앞에 펼쳐지면서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고 했다. 실제로 정상에 오르면 마치 칼로 반듯하게 자른 듯 평평해 테이블마운틴이라는 이름이 실감난단다. 구름이 자주 정상을 가려 남아공사람들은 산을 가린 구름을 가리켜 「테이블보」라고 부른다.

360°를 천천히 회전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그림처럼 아름다운 항구도시 케이프타운시내와 대서양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은 또 다른 세상이란다. 평평한 테이블에는 동서 3㎞, 남북으로 10㎞가량의 드넓은 「하늘 정원」이 거짓말처럼 펼쳐져 있다. 구름이 저만치 발아래에 걸려 있고, 색색의 꽃과 풀이 가득하다.

테이블 마운틴은 식물의 보고이다.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를 비롯해 핀보스, 에리카, 콘부시, 핀쿠션 등 발견된 식물만 1500종을 넘는다. 단위 면적당 식물분포수치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니 대단하다. 테이블마운틴 옆 자락으로 예수의 12제자를 본떠 이름 지은 「12사도 봉우리」가 펼쳐져 있으며, 케이프타운 남쪽 앞바다에는 조그만 섬이 외롭게 떠 있다.

 

   「넬슨 만델라」가 정치범으로 수감된 전설적인 감옥 로빈 섬

 

노벨평화상을 받은 흑인인권운동가이자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이던 넬슨 만델라가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항거하다 18년 동안 정치범으로 수감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전설적인 감옥, 로빈 섬(Robin island)이 있다.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탈바꿈했고 99년에는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에는 만델라의 수감번호가 적힌 감방과, 그의 체취가 묻은 담요와 식기가 보존돼 있단다.

17년 전인 1990년 2월 11일 1만여 일 동안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옥문을 나선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다름 아닌 넬슨 만델라다. 그는 본래 변호사였다. 하지만 극심한 인종차별에 저항하기 위해 기꺼이 무장폭력단체의 투사가 됐다. 그런데 그는 투쟁과 대립보다 화해와 용서가 더 값지다는 것을 감옥 안의 「깊은 침묵」 속에서 깨달았다. 그런 깨달음을 통한 마음의 평화가 그로 하여금 로빈 섬, 폴스무어 등 악명 높은 감옥에서 27년을 버틸 수 있게 만들었다.

저주와 한탄과 울분과 분노, 그리고 그것들이 응어리진 오기로는 그가 1년도 채 못 버텼을 게다. 넬슨 만델라는 오랜 감옥생활을 통해 「자유로운 긴여정」을 준비했다. 그는 감옥이란 「깊은 침묵」의 시공간에서 반목과 질시, 대립과 투쟁의 악순환이 질곡처럼 펼쳐진 20세기를 끝장내고 용서와 화해 그리고 다시 하나 되는 21세기를 꿈꿨다.

거기서 그 꿈을 실현해 낼 힘을 비축했다. 그는 20세기 절망의 감옥에서 21세기 희망의 미래를 열었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에게 덧씌워진 노벨평화상의 수상경력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통령을 지냈다는 이력 때문에 때로 그의 진정한 힘의 근원인 1만여 일 동안의 「깊은 침묵」을 잊곤 한다.
미래는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는 것이다. 미래는 기다림의 대상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하는 만큼 만들어지는 창조의 대상이다. 나의 시선과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 호텔을 떠나 달리기 시작한 잠시 후에 만난「그린 포인트」가 우리나라의 동 이름처럼 사용하는 숙박시설 밀집지역이란다. 서쪽바다가 잘 보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길 뒤쪽 높은 곳에 건립된 주택은 값이 비싼 동네로 집집마다 풀장을 갖추고 있을 정도의 고급주택들이 많다. 

전용버스가 고급주택가 벤츠라 베이를 지나고 그린 포인트의 스타디움을 지날 때, 손가락으로 그곳을 가리키면서 2010년도의 월드컵축구대회 개최를 위하여 한참 수리공사중이라고 했다. 그린 포인트를 지나 바닷가를 달리면서 서쪽바다 저쪽에는 로빈 아일랜드가 보였다. 「로빈」이란 옛날 네덜란드사람들이 이 나라에 들어와 살고 있을 때, 그 섬을 지나면서 물개들이 많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네덜란드 말로「로빈」이란 「물개」라는 뜻이다. 버스로 더 달리다 켐스 베이에 도착, 휴식을 취할 겸, 기념사진을 찍기 위하여 차에서 내렸다. 캠스 베이는 케이프 타운의 중요한 장소에 위치한 해변으로 수많은 외국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주변에 운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즐비하며 환상적인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해변 중에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캠스 베이 비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이트 트로페즈와 골드코스트 그리고 LA의 베니스비치를 모두 한 곳에 합쳐놓은 듯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해변은 전 세계유행의 첨단을 이끄는 패션모델들이 모이는 곳으로 이 곳에서는 라이온스헤드(Lion’s Head)와 열두 사도(Twelve Apostle)의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캠스 베이 비치의 일몰광경은 정말  멋지단다.                                                                                          

               남아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켄스베이

           남아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켄스베이

          남아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켄스베이

          남아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켄스베이

            남아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아름다운 켄스베이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