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잊지 못 할 중남미 여행(33)-「탱고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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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잊지 못 할 중남미 여행(33)-「탱고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지구

달리는 말(이재남) 2013. 12. 17. 06:07

탱고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지구

탱고의 고향인 부에노스아이레스, 그 가운데에도 보카지구가 아르헨티나의 탱고가 태어난 곳이다. 1880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아르헨티나의 수도로 정하고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에서 하층계급에 머물든 사람들이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왔다.
얼굴색이 비슷하긴 한데 이민을 와보니 말이 통하기를 하나 그렇다고 특별한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에 답답한 곳에서 몸뚱이를 무기로 삼고 사는 여자들(창녀)과 노동자들의 몸부림 속에서 몸을 비비고 흔들어대던 탱고가 만들어 진 곳이 바로 「보카지구」란다.

브라질의 삼바, 쿠바의 맘보와 더불어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탱고의 발상지로 알려지고 있는 이 마을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동남쪽에 있는 항구마을로서 유럽에서 아르헨티나로 최초로 이민 온 사람들의 안식처다.
또 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베니토 킨케라 마르틴(Quinqiela Martin) 화백이 부두, 선박, 선원들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린 곳이다. 이곳은 유럽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흘러든 항구로서 일찍부터 보헤미안이나 예술가들이 모이는 이국적 정서가 넘치는 곳이었다.
보카는 입이라는 뜻으로 하구를 말한다. 보카 출신의 화가 베니토 킨케라 마르틴과 시인 후안 데 디오스 필리베르토 등은 유머 정신을 국시로 한 보카공화국을 만들었다. "작은 길"이라는 뜻의 탱고 불후의 명작 「까미니또」는 필리베르토의 작품이고 그 모델이 된 100m도 채 못 되는 골목이 보카 한쪽에 공원으로 꾸며져 지금도 남아 있다.

산뜻한 파스텔풍의 색깔이 칠해진 아담한 집들이 늘어선 이 골목은 필리베르토의 작품을 기념하여 조성된 것으로 일요일이면 그림과 모자이크 등이 전시되는 갤러리가 된다. 까미니또의 바로 동쪽에 보카미술관이 있어 보카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선명한 색조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보카 지구 사람들의 일상과 풍경을 힘차게 그린 킨케라 마르틴이 창설했다.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회화와 조각 범선의 선수상 등이 전시되고 있다.
전용버스는 곧 탱고의 발상지인 보카지구의 까미니또 거리에 멎었다. 「남미의 유럽」을 자처하는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유난히 남북의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길거리 건축물의 모양새나 행인들의 옷차림으로 보아 남북간의 격차가 심하게 느껴진다. 이곳 보카지구의 까미니또 거리도 남쪽에 속하는지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몽마르뜨」라고 불리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소위 빈민가로 여겨지는 우중충하고 궁색한 모양새가 곳곳에 배어 있다.
예술가의 거리, 탱고의 거리에 어울리게 울긋불긋 칠해진 양철건물 사이로 온통 백색 밀가루를 덮어 쓴 행위예술가가 파라솔을 걸친 채 탱고를 추고 있으며, 꾀죄죄하고 남루한 옷차림의 소년이 때 묻은 손바닥을 내밀며 적선을 구하고 있다. 우리부부는 이 보카지구의 까미니또 거리에서 얼굴만 내밀면 마치 탱고 춤을 추고 있는 실제 인물 같은 사진을 미화 2불을 주고 찍었다. 그리고 까미니또 거리에 세워놓은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걸었다.
축구의 왕국, 오직 축구 밖에 모르는 아르헨티나의 축구팀들 가운데 우승을 차지하는 축구의 명문클럽이 바로 「보카주니어스 클럽」이다. 미로와 같은 산델모 거리를 한 바퀴 돌아 시가를 가로지르던 전요버스 옆으로 거대한 스타디움이 나타난다. 그 이름도 유명한 축구 악동 마라도나의 소속팀이었던 프로 축구 「보카주니어스」의 홈구장인 보카 스타디움이다.

리아츄엘로강 연안의 보카지구가 항구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그 역할을 물려받은 라플라타 강 연안의 마데로 항만지구가 차창 밖으로 펼쳐지고 있다. 일찍이 영국인들에 의해 개발된 곳이라 영국풍의 건물들이 연이어져 있는 사이로 선상 박물관, 여인의 다리, 레티르 역사 등 추억의 명소들이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다. 100년은 족히 되었을 듯한 벽돌건물들이 옛 건물답게 변한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