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틱3국의 여행

발트3국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핀란드의 여행(17)-수십만 개의 십자가가 세워져있는「십자가의 언덕」

달리는 말(이재남) 2013. 5. 21. 06:06

                                                                                   

                                       리투아니아 지도                                                                      

            라투비아에서 리투아니아를 향해 달리다가 만난 휴계소를 안내하는 마네킹                                                   

             라투비아에서 리투아니아를 향해 달리다가 만난 휴계소의 조각품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 십자가의 언덕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 십자가의 언덕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 십자가의 언덕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 십자가의 언덕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 십자가의 언덕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 십자가의 언덕(기념교회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의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인들의 순례지 슈레이-국조, 황새가 둥지를 틀고 살고 있는 모습   

   

 

 수십만 개의 십자가가 세워져있는「십자가의 언덕」 

 

 

발트3국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리투아니아는 한반도의 1/4보다 약간 큰 면적에 350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고 고지대라고 해봤자 해발 300m를 넘지 않으며 2800여개의 호수가 있단다. 리가의 관광을 마치고 리투아니아의 순례지로 알려진 슈레이를 향하여 출발한 시간은 10시 55분경이었는데 라트비아국경을 넘어 리투아니아로 들어선 시간은 11시 50분이었다.

사람이 길을 만들고 길은 길로 이어진다. 발트의 길은 하나이지만, 사람이 길을 만드는 방법과 내용은 지역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시원스럽게 연결된 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숲과 평원, 밭과 작은 마을을 가르고 있다. 드문드문 보이던 시골 가옥도 보이지 않는 곳, 이날은 국경선의 초소나 경계병 따위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이제는 빛바랜 국경선의 표지판만이 덩그렇게 서서, 마치 하나의 유럽이 된 서유럽을 여행하듯, 그냥 사람이 만든 길을 지나면 그만이었다.

교외에 위치한 슈레이를 찾아가는데 멀리서 숲이 보였다. 숲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오래된 나무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십자가의 언덕」은 관광지라기보다는 리투아니아사람들이 주로 찾는 순례지다. 슈레이에서 동쪽으로 1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조그만 언덕으로, 수십만 개의 십자가가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러시아가 리투아니아를 지배하던 시절 국민들은 그들의 종교적 탄압에 맞서고자 언덕에 십자가를 하나둘씩 꼽기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행해지고 있어 역사적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십자가의 모양은 물론 예수의 얼굴과 형체가 토착문화의 영향을 받은 듯 각양각색의 형태로 조각된 상들이다.

외래 종교인 기독교문화에 토착의 민간신앙이 더해진 일종의 기복신앙이 탄생시킨 언덕이랄 수 있다. 공동묘지가 아니고 이곳 사람들의 염원과 기원을 담아 세운 십자가들이다. 민속학적으로나 종교학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가톨릭 14세기부터 사람들이 하느님께 소원을 비는 뜻으로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세우기 시작하여 지금은 수십만 개의 십자가가 세워져있는 십자가의 언덕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35분이다.

전용버스에서 내리니 긴 막대기 위에 새(鳥)집을 짓고 다정하게 앉아있는 한 쌍의 황새를 만났다. 황새는 이 나라, 리투아니아의 국조(國鳥)란다. 십자가의 언덕 입구에 서있는 기념교회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하고 밖으로 나와 수많은 십자가가 서있는 언덕에 올랐다. 각양각색의 수많은 십자가가 즐비하게 서있다.

이제는 종교적 성지로까지 각광받고 있는 이 십자가언덕을 걸으면서 필자 자신이 저절로 숙연해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엷은 하늘색 창공 아래에 자리한 십자가들의 언덕을 뒤로 하고 점심식사를 하려고 슈레이 시내의 아르코스라는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현지식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필자일행은 2시 40분에 슈레이를 출발, 리투아니아의 옛 수도였던 카우나스를 향해 국도를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