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168.능소화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07:49

능소화 / 박동월

 


능소화

능소화 / 박동월

가냘픈 소리가
새로 바른 문창을
음악으로 가볍게 치더니
비굴한 자세로
옷고름 위에 살포시 앉던
애잔한 음성이여

나무 위에 줄기줄기
주홍빛 캇페을 곱게 깔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하늘 향해
불어 대던 트럼펫 소리는
누구를 위한 곡조인가

산다는 것의
기쁨을 아는 사람이라고
그 기쁨을 연인에게 나눠주라고
그렇게 예쁜 꽃 점을 가지고
나의 7월을 마구 흔들어 놓고서도
무슨 사연이 그리 슬프기에
독을 품어 외로이 쳐다보는가

가까이 할 수 없는 너는
나의 짝사랑인가

능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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