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34.간염보균자와는 식사도 같이 하지 말아야 한다?

달리는 말(이재남) 2007. 4. 1. 06:48

                     

간염보균자와는 식사도 같이 하지 말아야 한다? 
 
외래에서 흔히 보는 환자중의 하나는 B형 간염보균자이다. 인구의 7~10%가 간염보균자이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흔한 질병이 매우 잘못 알려져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 중에 하나가 간염보균자와는 식사도 같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 것이다. 물론 간염을 가지고 있는 보균자는 다른 사람에게 균을 옮겨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활동성간염보균자(e형 항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 더욱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B형 간염은 주로 혈액이나 성 접촉을 통해서 전염되며 음식물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밝혀진 B형 간염의 전염 경로는 혈액, 정액, 타액(침)을 통해서이다. 대변이나 소변, 땀 등을 통한 전염은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았다. 보균자의 피가 상처 난 피부, 입안, 질 내부에 묻으면 전염될 수 있다. 또한 보균자의 피가 묻어 있는 주사바늘에 건강한 사람이 찔리면 전염될 수 있다. 정액의 경우에는 성 접촉을 통해서 전염될 수 있다.
침을 통한 경우에는 깊은 키스에 의해 다량으로 전해질 때만 전염된다. 그렇다면 찌개 등 국물이 있는 음식물을 같이 먹는 경우에는 전염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물론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식은 찌개를 같이 떠먹을 경우에 보균자의 타액이 찌개에 묻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전염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서 필자는 찌개를 먹을 때 국자로 각자 떠먹도록 권하고 있다. 한편 같은 식기를 사용하는 경우엔 일단 설거지를 하고 삶으면 간염 균이 사라지기 때문에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결론적으로 식사를 같이 한다고 B형 간염이 반드시 전염되지는 않는다.
참고로 B형 간염이 잘 걸릴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모자(母子)감염 - 엄마가 태아에게 탯줄을 통해 균을 전해 줄 수는 거의 없다. 주로 출생할 때 균을 가지고 있는 엄마의 혈액을 태아가 먹어서 전염되거나 출행 후에 엄마와 가깝게 접촉하면서 전염된다. 따라서 B형 간염균을 가진 엄마의 신생아는 출생직후에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
♣가족 내 감염 - 면도기, 칫솔 등을 같이 쓰는 가족끼리는 전염이 될 수 있다. 성 접촉 - 불건전한 성생활을 하는 사람은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주사나 침을 맞는 사람 - 병원에서는 일회용 주사를 쓰기 때문에 전염될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불결하게 주사기를 쓰는 아편 중독자에게는 전염이 잘 된다. 또한 귀를 뚫을 때, 문신할 때에도 전염이 가능하다.
♣병원 종사자, 실험실 근무자 - 실수로 보균자의 혈액이 묻은 주사기에 찔리거나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균이 들어 올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람들은 B형 간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간염이 많은 지역에서는 누구나 걸릴 위험이 있다. 따라서 간염 균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주의를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B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는 국민들은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안전하다.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B형 간염보균자이다. 그들이 건강한 사람에게 간염 균을 전염시킬 수 있다고 해서 모두 배척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혈액이나 성 접촉 등을 통하지 않고는 전염시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사를 같이 한다고 해서 B형 간염이 반드시 전염되지는 않는다. 
출처 :  양윤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