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서면 남북쪽과 남면 서동쪽 그리고 동면 남북쪽 앙코르와트
참배도로에서 정면 입구에 해당하는 서쪽 면은 고대로부터 서민들의 입에 회자되던 인도 힌두교의 서사시를 주제로 하고 있다. 북쪽에는『라마야나』이야기가 벽면 전체에 생생하게 묘사되어있는데, 이 이야기는 캄보디아에서 지금도 가장 사랑받는 대표적인 신화로서 줄거리는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민중의 영웅인 라마 왕자는 밀림에 유폐되면서 강탈당한 아름다운 아내 시타 왕비를 되찾기 위해 라바나 마왕이 사는 지금의 스리랑카의 란카 섬으로 가는 도중에 원숭이 왕인 하누마트의 원군을 얻어 마왕을 물리친 다음 시타 왕비를 되찾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곳 가장 안쪽의 북쪽부터 순서대로 보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군데군데 왕자의 얼굴이 수르아바르만 2세의 얼굴로 바뀌어 있는데, 왕권이 신격화되어 가는 것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어 보인다. 남쪽도 마찬가지로 힌두교를 대표하는 고대 서사시『마하바라타』이야기가 잘 묘사되어 있다.
-씨엠립-앙코르왓 - 1층 회랑 - 천국도와 지옥도-
-씨엠립-앙코르왓 - 1층 회랑
이 신화는 전국시대를 이야기한 두루마리의 그림처럼 지금의 인도 델리부근인 크루 국의 왕위를 둘러싸고 있는 100명의 왕자가 이끄는 카우라바 군과 그 사촌 형제인 다섯 명의 왕자를 우두머리로 하는 팡다바 군의 비극적인 골육상쟁을 되풀이하는 전투장면이 보는 이를 압도할 만큼 박진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다. 혼란 끝에 겨우 나라를 평정하고 사원이 건축되기 시작했다는 당시의 시대 벼경을 생각하면 이 벽면에는 영원한 왕조의 번영을 기원한 수르야바르만 2세의 뜻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가하면 남면 서쪽으로는 수르야바르만 2세가 이끄는 왕국 군대가 용맹스럽게 행군하는 모습이 벽면 전체에 묘사되어 있어『역사 회랑』이라고도 불린다.
한쪽에서는 승려나 악사, 곡예사 등과 섞여 있는 여성들의 모습도 보인다. 수르야바르만 2세는 햇빛을 가리는 차양이나 부채를 손에 든 많은 시종들로 둘러싸여 있고, 나머지도 신분과 직책에 따라 장신구와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장인들의 절묘한 솜씨 덕분에 오늘날에도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행군에서 앞장을 선 집단을 지금의 태국 씨암의 용병들이다. 남면 동쪽으로는 사후 세계의 묘사로 유명한 『천국과 지옥』의 힌두 신하가 새겨져 있다.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재판받는 신화가 새겨져 있는데, 염라대왕을 중심으로 재판받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 위에는 천국이 그 아래로는 지옥으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아래쪽에 묘사된 채찍질하는 장면이나 혀 빼기, 뜨거운 불과 바늘에 담금질하는 식의 지옥에서 받는 형벌 장면은 정말 사실적이다. 프놈펜에 있는 폴포트 정권이 지배하던 시절의 형무소를 둘러본 사람이라면 그곳에 기록된 고문의 양상과 이 벽면의 유사성에 놀랄 것이다.
-앙코르와트의 벽화-
동면 남쪽으로는 힌두교의 천지창조에 얽인 신화인『유해교반』의 마지막 장면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가운데 있는 비슈누신은 대해원(大海原)에 사는 큰 거북의 등에 얹어진 만다라 산에 큰 뱀을 감고 그 몸체를 좌우의 아수라와 여러 신에게 줄다리기하듯이 이끌게 하고 있다. 1000년의 세월동안 바다를 휘젓자 바다는 유해(乳海)가 되고 라크수미 선녀가 그것에서 태어나 마지막으로 불사의 묘약인 아무리타를 얻는다는 극적인 장면으로 이 묘약의 화신이 천녀(天女)아프사라가 화려하게 하늘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면 북쪽으로는 건립 당시에는 무슨 이유에선지 밑그림 상태 그대로 방치되었다고 한다. 왕조가 붕괴되고 나서 100여 년 후인 16세기 부근에 왕도를 세운 왕이 숲 속으로 코끼리 사냥을 나왔다가 밀림에 파묻혀 있던 옛 왕도를 발견하여, 미완성이었던 벽면 조각을 중국인 장인을 시켜 완성했다고 한다. 다른 벽화에 비해 예술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먼저 동면 남쪽의 『유해교반』을 구경한 다음 제2화랑으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라고 가이드는 설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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