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팔의 여행

(3)-인도는 지금

달리는 말(이재남) 2015. 11. 4. 06:11

                                                

  소를 지극정성으로 닦아주고 있는 여인들

    소똥(팔기도 하고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함)

    인도의 시크리성

     인도 시크리성의 벽문양

  카주라호사원 입구에서 북을 치며 앉아있는 사람

 포카라 페와호수가에서

 

 

시크리성 입구에서 만난 인도사람들 인도는 지금


현실적인 삶을 다루고 있는 서구의 사상은 인도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윤리와 종교에 대해 의구심을 갖도록 만들어 모한다스 카람찬드 간디로 하여금 힌두교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투쟁하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 간디는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라는 구시대의 사상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해서 자이나교의 철학인 아힘사(ahimsa), 즉 비폭력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해 정치적으로 실천해 나아갔다. 폭력 없이 진실을 추구한다는 사티아그라하(satyagraha)는 반식민투쟁의 근본사상을 이루었다.
간디가 자신을 인도사회의 최 하류에 해당하는 단순한 시골무식쟁이와 동일시한 반면, 국민회의파 신흥세력의 세련된 자와하랄 네루, 이 두 사람은 의견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고, 독립운동을 위해 카리스마와 선견지명이 넘치는 지도력을 발휘해 나아갔다. 두 사람은 국가적위기 상황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초월해 이슬람교도 및 영국 양자와의 화해와 타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인도 땅에서 영국이 물러간 뒤 인종과 종교적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인도의 북서쪽에 자리한 파키스탄은 8세기 경 이슬람교를 앞세운 아랍인들이 뿌리를 내린 곳이다. 1947년 인도의 독립이 선포되자 파키스탄은 인도와의 분리를 선포한다. 유혈폭동과 대규모 인종이동의 혼란 속에서 파키스탄은 인도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힌두교도는 인도를 향해, 이슬람교도는 파키스탄을 향해 5백만 명 이상이 이동했다. 사람들은 집과 토지와 소유물을 포기해야 했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며 양쪽 모두 온갖 잔악한 행위를 저질러 어림잡아 50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한다. 그리고 1948년 1월 30일 마하트마 간디도 힌두교 극우파 청년에게 저격당해 목숨을 잃는다. 물론 종교적 배타주의가 원인이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그 뒤 세 차례의 무력충돌을 빚게 되며, 신들의 전쟁은 결국 인류의 목숨을 담보로 한 핵 대결로 치달았다. 1998년 5월 15일에 인도가, 그리고 28일에는 파키스탄이 각각 핵실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분쟁의 뇌관인 카슈미르 지역의 전체, 또는 일부를 무장해제한 뒤 양국이 공동으로 통제하거나 UN의 관할 아래 두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2005년 4월 7일부터는 1947년 국경 폐쇄와 함께 중단되었던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버스노선을 60여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란으로부터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로 이어지는 천연가스라인 설치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인도와 파키스탄은 두 세기에 걸친 영국식민지 통치를 받고 분리 독립한지 61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의 두 나라는 딴판이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군사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슈퍼 파워로 떠오르고 있다. 인구수로 보면 세계 제2위이고, 구매력을 기준으로하면 제3위의 경제력이다.
한편 이슬람교국가인 파키스탄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정권아래에서 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금은 베나지르 부토여사의 암살로 나라전체가 혼미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인도의 민주주의와 다원주의가 파키스탄과의 차이를 벌려 놓았다고 보인다. 벵골지역의 일부였던 방글라데시는 영국이 물러간 뒤 동 파키스탄으로 분리되었는데, 동서 파키스탄은 인도를 사이에 둔 채 약 1600km 떨어져 있다. 방글라데시는 90%가량이 파키스탄과 마찬가지로 이슬람교도이지만 인종은 벵골인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다.

동서 파키스탄은 인종과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유대를 유지하고는 있었으나 정치·경제적으로 심각한 차별을 느끼고 있어 결국 수십 년 간 잠재되어있던 갈등으로 1971년 동서 파키스탄 간 내전이 일어났다. 인도는 동 파키스탄의 분리를 위해 내전에 개입했고 이듬해 동 파키스탄이란 이름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져갔다.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에서는 제각기 개성이 강한 인간과 집단이 시끌벅적하게 모여 있으며, 갖가지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예사로 일어나 우리를 황당하게 만드는 곳이 바로 인도이다. 인도에는 수많은 인종의 땀 냄새, 각종 자동차소리로부터 확성기를 통해서 들리는 경전 읊는 소리까지 각종 소음, 색의 홍수, 아우성, 모래먼지, 강한 햇볕 등 그야말로 온갖 자극이 여행자들을 기다리며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