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 일주여행

발칸반도 일주여행(16)- 세르비아에서 생긴 일

달리는 말(이재남) 2015. 6. 26. 07:37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Hotel N으로부터 바라본 근처의 건축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Hotel N으로부터 바라본 근처의 건축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도나우강과 사바강이 합류하는 칼레메그단요새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도나우강과 사바강이 합류하는 칼레메그단요새(승리자의 탑-스포메니크 포베드니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문화의 거리 

 스키다리야에서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성 사바성당

 

세르비아에서 생긴 일

 

그런데 세르비아의 입국심사는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앞서가던 버스가 문제가 있는 듯 모든 짐을 차량 밖으로 끌어내 철저하게 내용물을 검사하였다. 그 때문에 우리일행이 탑승한 버스가 심사대를 통과하는데 무려 2시간이나 걸렸다. 국경선을 통과하자 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을 보느라 또 20분이 지났다.

베오그라드를 향하여 버스가 달리는 동안 인솔자의 사회로 자기소개 및 장기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르비아국경에서 너무 지루한 시간을 소모했기 때문에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시도인 듯 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억지로 끌려나와 그 순간을 모면하려는 모습으로 비쳐, 분위기가 오히려 서먹서먹해지면서 기분이 별로 반전된 것 같지는 않았다.

베오그라드까지는 4시간이 소요돼 도착은 하였으나 가이드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를 운전기사가 찾을 수가 없단다. 한번 잘 못 들어선 길에서 다시 돌아 나와 택시운전기사의 도움을 요청했다. 택시운전기사가 앞에서 호송해준 덕분에 겨우 약속된 장소에서 가이드 권재성 씨를 만났다.
일행은 그의 안내로「신라의 달밤」이라는 한국식 식당에 들어가 육개장으로 오랜만에 얼큰한 맛을 보았다. 권재성씨, 그는 1994년 외국어대학교에서 이곳에 유학을 와 현재는 중학교 국어교사가 된 세르비아여성과 결혼하여, 초등학교 재학 중에 있는 아들을 하나 슬하에 두고 있단다.

어제는 비가 내리면서 추웠는데 오늘역시 춥다. 며칠 전에는 섭씨 35도의 날씨라서 더웠다가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졌단다. 그의 구수한 경상도사투리의 입담은 가끔씩 우리를 웃기기도 했다. 그런데 내일은 비가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추울 수도, 더울 수도 있는 예측하기 힘든 곳이 바로 베오그라드의 일기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 호텔의 숫자가 모자라는 판에 요즈음은 학술회의와 국제회의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으니 호텔잡기가 무척 힘이 든다고 했다. Hotel N에 들어온 우리는 329호실로 방 배정을 받아 잠자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 나니 11시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뉴브 강과 사바나 강의 합류점에 위치한 베오그라드는 크로아티아 어로 「하얀 마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로마제국당시 이 지역을 점령한 로마인들이 흰 벽돌로 성벽을 둘러쌓았기 때문이다. 늘 발칸반도의 도시들은 내전으로 폐허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고풍스러움과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환경이 남아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 100만의 도시로 사바나 강을 중심으로 도시남부에는 노비베오그라드가 형성되어 행정기관과 주택가들이 몰려있다. 12세기경 주변국가들 사이에서 지배권을 다투었을 정도로 교통과 군사적요충지인 베오그라드는 역사적환경과 지배권에 따라 늘 지배권이 바뀌면서 안정된 역사를 누려보지 못했다.
예전에는 유고연방의 수도였고 현재는 세르비아의 수도로서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들어와 있으며 종합대학과 300여개에 가까운 학교들, 과학과 예술의 아카데미와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어 문화의 중심지로도 발전하고 있다. 사회주의적 잔해가 남아있는 듯하지만, 근교에는 누드수영장이 있을 정도며 도시는 조형예술을 고려한 건축물 등을 통하여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인상을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