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 마리 투르반 굴리 하지모스크의 아름다운 모습
투르크메니스탄 마리 투르반 굴리 하지모스크의 아름다운 모습
투르크메니스탄의 지도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아슈가바트국립역사박물관 앞의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기
투르크메니스탄를 향하여 출발한 우즈베키스탄의 농촌풍경-목화밭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파람 국경선-국경을 넘으려는 현지인들이 화물차의 그늘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파람 국경선-국경을 넘으려는 현지인들이 화물차의 그늘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국경선넘어 투르크메나바트를 지나 도착한 마리의 아름다운 건축물
국경선넘어 투르크메나바트를 지나 도착한 마리의 아름다운 건축물
파람 국경선을 넘어 마리를 향하여 가던 중 만난 투르크메나바트건축물
이 건물에서 점심식사를 했다.(건물 중앙의 대통령사진)
점심식사 음식
세상과 단절된 나라,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경선
벌써 여행을 시작한지 닷새 째 되는 날, 아침을 맞았다. 잠결에 들려오는 모닝콜을 알리는 전화벨소리에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을 꾸려 버스에 싣고 호텔을 출발한 시간은 8시다. 오늘은 우즈베키스탄의 국경선을 넘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우즈베키스탄의 고도 부하라를 떠나 서남방향으로 1시간 반쯤 달리니 투르크메니스탄 접경이다. 여기까지는 자라프샨 강이 한복판을 흐르는 오아시스 농경지대여서 목화와 옥수수 밭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갖가지 과일이며 채소들이 푸르싱싱하게 무르익고 있다.
저 멀리 시리아로부터 중국 장안까지 사막을 가로지르는 오아시스 육로 연변에서는 이 구간이 가장 기름진 것 같다. 그러나 국경지대에 가까워지니 분위기는 매우 달라졌다. 국경선임을 알리는 철조망이 두 갈래로 남북 어디론가 아득하게 뻗어나가고 있는데, 10리는 족히 될 완충지역의 그 사이는 잡초만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생활필수품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이 국경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줄을 서서 많이 기다리고 있다. 필자일행을 태운 버스는 국경검문소 근처에 우리를 내려놓고 떠났기 때문에 가방을 끌고 50m 정도 걸어서 우즈베키스탄 국경검문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떠드는 소리에 귀가 따가워 정신을 차릴 수조차 없다. 10시가 다돼가는데 아예 일손을 놓고 앉아있는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울화가 치민다. 소변을 보려고 화장실을 찾았으나 그 어디에도 화장실이 없단다.
경찰관인지 군인인지 알 수 없는 국경초소에 앉아있는 직원에게 물어보았더니 손가락으로 가르치는 쪽, 화살표를 따라가면 된다고 했다. 그 사람의 몸짓처럼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다가 또 다른 직원을 만났는데, 그는 여권을 보잔다. 필자부부가 출국수속 때문에 찾아온 것으로 잘 못 알고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한국여권을 들여다보던 심사관은 갑자기『주몽』을 아느냐고 묻는다. 연속극『주몽』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주인공 역을 맡은 송일국 씨가 며칠 전에 타슈켄트에 다녀갔다고 한다. 물론 주인공인 송일국 씨를 안다고 했더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틈을 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투르크메니스탄 쪽으로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면 된단다. 50m쯤 걸어갔더니 국경완충지역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당도하였다. 화장실에 간다고 말을 했더니 큰 대문을 열어놓고 그 문을 통과하여 오른쪽에 위치한 화장실을 손가락으로 가르친다.
이 지상에 이렇게 불결하고 지저분한 화장실이 또 어디에 있을까? 하여튼 볼일을 마치고 우즈베키스탄의 국경검문소 쪽으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김지영 양은 그때까지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걱정만 하고 있다. "급행료를 지불하면 어떨까요?" 필자의 제안이었다.
그 제안이 있은 직후 현지인들의 항의하는 고함소리를 등 뒤로하고, 순조롭게 출국수속을 마쳤다. 50m쯤 가방을 끌고 가서 국경완충지역의 관리사무소에 단체로 받아온 입국비자와 여권을 제시했더니 곧 통과시켜주었다.
국경선을 통과하려면 3시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의외로 쉽게 끝났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 화장실을 이용할 때 통과했던 그 대문 밖으로 나가니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경완충지역이란다. 마땅히 우리를 맞이해야할 투르크메니스탄의 영어가이드가 보이질 않는다.
그곳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많은 숫자의 트럭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가기 위하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햇볕이 뜨거웠다. 그런데 햇볕을 피할만한 건물이나 나무가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할 수 없어 기다리고 서있는 트럭이 만들어내는 그늘아래에 마냥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후에 우즈베키스탄의 영어가이드, 굴리아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땡볕에 2km를 가방을 끌고 걸어가야 한단다. 이 완충지대를 오가는 승용차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 정보를 알지 못하고 헛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승용차는 가방을 싣고 4명 정도 더 탈 수 있었는데 무려 6명이 포개어 타고 2km 쯤 달렸다.
또 검문소가 있다. 그곳에서 내렸다. 검문소에서 여권과 짐 검사를 마친 우리는 또 다른 승용차를 타고 달렸다. 입국관리소에 이르러 짐을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마중 나온 영어가이드, 엘레나와 운전기사, 비브라김이 반가이 필자일행을 맞아주었다.
그들은 9시부터 무려 3시간 이상을 이곳에서 기다렸단다. 그때시간이 12시 5분이었는데, 점심시간이라서 오후 2시까지 기다려야 입국수속을 밟을 수 있다니 기가 막히고 당황스럽다. 다행스럽게도 엘레나가 열심히 뛰어다닌 덕택에 곧 입국수속을 할 수 있었다.
쉽게 일이 잘 풀린 것은 아마도 "급행료를 지불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입국수속은 우선 여권을 이민국경찰에 제출하고, 옆 창구에 있는 은행에 미화 14불의 입국세를 지불하면 세 번째 창구에 있는 세관에서 입국세징수확인도장을 받을 수 있다.
다시 이민국경찰에게 가서 여권을 찾은 다음, 세관에 가서 짐 검사를 받아야했다. 필자가 지금까지 다녀본 국경 가운데 제일 복잡했다. 이렇게 세상에 닫힌 국경을 통과하기란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입국수속을 모두 마친 필자는 버스에 짐을 싣고 그곳을 출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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