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틱3국의 여행

발트3국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핀란드의 여행(9)-중세풍의 우아한 분위기를 간직한 탈린의 구시가지

달리는 말(이재남) 2013. 4. 30. 05:49

                                 에스토니아 탈린의  모습

                                 에스토니아 탈린의  모습

                                   에스토니아 탈린의  모습

                                에스토니아 탈린의  모습

                               에스토니아 탈린의  모습

                                 에스토니아 탈린의 알렉산더 네프스키 대성당

                                  에스토니아의 역사 박물관

                                   에스토니아 탈린의 톰페아 성

                                  에스토니아의 톰페아성에서 보이는  구 시가지

에스토니아의 톰페아성에서 보이는 구 시가지

 

중세풍의 우아한 분위기를 간직한 탈린의 구시가지 

 

 

루터 교회를 뒤로하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면 중세풍의 우아한 분위기를 간직한 구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왔다. 발 디딜 틈 없이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찬 전망대에 섰더니 회색성벽과 탑 그리고 녹색 숲과 어우러져 고풍스럽고 특별한 분위기가 필자 같은 여행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곳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고 전망대로부터 옮겨간 저지대에는 시민들의 공동공간인 광장을 비롯해 가옥이 많았다. 쌍둥이 탑으로 이루어진 「비루 문」은 15세기에 축성된 것으로 구시가지로 드나드는 출입구이다. 중심은 구시청이 있는 「라에코야 광장(Town Hall Square)으로 오랫동안 중세의 시장으로 사랑받아 오던 곳으로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북유럽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고딕양식의 구시청사 건물이 돋보였다. 현재는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 에스토니아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광장주변의 건물과 상점들은 모두 중세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말을 타고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나타날 것만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현재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도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온갖 축제가 열리는 흥겨운 마당이기도 했으며, 때로는 죄인들을 처형하는 통치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광장의 중심건물인 탈린 구시청은 북유럽에서 중세 시청으로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하며 적어도 1322년부터 이 자리에 있었으며, 현재의 모습은 1404년에 지어진 것이란다.

800여 년간 도시의 중요한 행정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왔으며, 현재는 여행자들을 불러 모으는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이 건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탑 꼭대기에 달린 깃발을 든 파수병 모양의 풍향기 「늙은 토마스」이다. 시청 광장에서 뒤로 돌아보니 탈린에서 가장 인상적인 고딕건축물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로 1267년에 세워진 올레비스페 교회란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불리기도 하는 이교회는 8번이나 번개를 맞은 특이한 이력이 붙어 있다고 했다. 교회이름은 노르웨이 왕 올랍 헤랄슨 2세에서 따왔다고 한다. 올랍왕은 「항해자들의 수호자」로 칭해지는 인물로 여기에는 신기하고 묘한 기술을 가진 장인이 바다를 오가는 상인들의 배를 타운으로 더 많이 끌어 모으도록 지었다는 오래된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올레비스페 뒤편으로는 라트비아 리가의 삼형제 건물에 비교되는 세 자매 건물이 있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구시가를 돌아보면 낯선 유럽의 풍모에 매료되게 마련이지만 건물들 중에서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많이 낡아서 초라한 것들도 있게 마련인가 보다. 벽이 군데군데 뚫리고 지붕은 이 빠진 톱니처럼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 그 모습이 흉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자의 눈에 흉하지 않고 좋게 보이는 건, 역사와 전통이라는 귀중한 재산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잘 가꾸고 보존한 덕분에 탈린의 구시가에는 모진 겨울을 이겨내고 찾아오는 봄처럼 역사와 전통을 잇는 싱싱한 향기가 흐르고 있었다. 만고의 풍상을 인내하여 울컥울컥 쏟아내는 푸름이, 북풍한설 이겨낼 줄 아는 그 푸름이 이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