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들의 모음

227.청보리 익어가는 유월에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2. 4. 19:02

청보리 익어가는 유월에
- 김한규 -


대지의 유월은
길목마다
성년식을 마친
초록 함성들의 아우성

앵두를 깨문 듯
핏빛 장미의 입술은
이슬을 머금어
쑥부쟁이며 애기괭이눈꽃에게는
고혹적이다 못해
위협적인데


구름은
제풀에 도취하여
한 뼘도 안 되는 미색으로
하늘을 유혹하겠다고
앞다퉈 덤벼들고

바람은 한가로이
호수에 둘러앉아
뱃놀이를 하겠다며
떼를 쓰나니


오호라
청보리 익는 유월이여
생명이 있는 만물이면
어이 너에게
미치지 아니하리

'좋은 시들의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9.장마의 계절  (0) 2012.12.04
228.당신의 영원한 사랑이고 싶습니다  (0) 2012.12.04
226.이슬같은 사랑  (0) 2012.12.04
225.★ 시간이란 ★  (0) 2012.12.04
224.소금  (0) 2012.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