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북해도 일주여행

일본 본토와 북해도 일주(13)-일본사람들의 마쯔리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26. 18:00

 

 도쿄 아사쿠사 관음사

 도쿄 아사쿠사 관음사

 도쿄 아사쿠사관음사에서

 도쿄 아사쿠사관음사에서

 도쿄 아사쿠사관음사입구의 산자마리 

 도쿄 황궁 앞 하비아공원의 모습

 도쿄 황궁 앞 하비아공원의 모습

 도쿄 황궁 앞 하비아공원의 모습 

도쿄 하비아공원 표시판

 

아사쿠사관음사의 산자마쯔리

 

여행을 시작한지 벌써 나흘째 되는 날, 이날은 조금 더 부지런하게 일어나 호텔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아침식사를 마치자 7시 40분에는 전용버스에 가방을 싣고 출발하였다. 호텔을 출발하고 10여분이 지났을 무렵, 아사쿠사관음사 입구에 도착하였는데 수많은 인파가 길을 막고 행사를 하고 있다.

수많은 경찰관들이 이 행사를 원활하게 치르게 하려고 동원되어 있었으니 그 넓은 길은 온통 사람들로 꽉 메워, 차량들이 우회를 하고 있었다. 행사란 일본의 3대 마쯔리에 해당되는 산자마쯔리란다. 산자마쯔리는 도쿄에서 가장 거친 마쯔리로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서민 마쯔리이다.

아사쿠사진자에서 본래는 매년 5월 17일, 18일에 열리던 것이 이젠 셋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행사이다. 우리가 아사쿠사관음사를 구경하려고 찾아간 날이 마침 셋째 주 일요일이 아니던가? 그러니까 이틀 전부터 시작된 마쯔리가 이날은 마무리를 짓는 날이며 밤에는 가장 중요한 행사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마쯔리의 시작은 1316년 신탁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날짜는 5월 17일, 18일이었지만 관광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5월 세 번째 일요일을 마지막 날로 삼일동안 열린다.

첫째 날은 오하야시 빈자사라 춤 등이 공연되고, 둘째 날은 각 마을(44개)마다 마을신을 모신 미코시 100채 정도가 센소우지 경내로 모두 모인다. 마지막 날에는 불상을 건진 세 사람의 신령을 모신 가마세 채(一の官, 二の官, 三の官)가 경내에서 마을을 순회하는데 사람들과 뒤엉켜 혼란이 극에 달한다.

그때에 신사에서는 덴카쿠(田樂)와 사자춤 등이 연출되는데 덴가쿠는 빈자사라는 춤인데, 씨를 뿌리고 벼를 심고 새를 쫓아내는 동작을 연기한다. 그 당시 초암을 만드는 데 도와준 10명의 농부가 초암의 완성을 축하하며 그 주위에서 춤춘 것이 빈자사라는 춤의 시작이라고 한다.

후에 이 농부들은 10명의 풀을 베는 동자라고 불렀고 짓샤곤겐으로 숭배되었다. 참배자가 많았다고 전해지지만 1873년 신불혼합금지령이 내려져 산자경내의 다른 신들과 합치되어 센쇼신사라 불렀으나 1945년에 도쿄 대 공습으로 소실되었다. 간다마쯔리라고도 불리는데 치요다구에 위치한 간다는 헌책방가로 유명한 곳이다. 이 간다의 마쯔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벌인 축제가 그 기원이다.

과거에는 히에(日枝)신사의 산노(山王)마쯔리, 후카가와(深川)마쯔리와 함께 에도의 3대 마쯔리의 하나로 에도시대 「마쯔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108개의 자치회에서 90개의 미코시(御輿)를 선보일 정도로 그 규모는 엄청나다. 간다 주민뿐만 아니라 은행이나 일반 기업들도 참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단다.

길이 막혀 한참을 행사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관음사로 들어가려고 노력했으나 도저히 들어갈 수 없게 경찰관들이 입구에서 통제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냥 돌아갈 수가 없다.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옮겨가 아사쿠사관음사를 보면서 기념사진을 찍어댔다.

 

일본사람들의 마쯔리

 

일본의 마쯔리는 신의 강림에 임해 신을 받들고 신에게 봉사하는 것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일본고유의 신앙인 신도(神道)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예로부터 일본의 신은 산이나 바다 저편에서 왕림하는 것이라 여겼는데, 마쯔리에서 신사에 상주하지 않는 신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강림의 증표가 필요했다.

제례(祭禮)는 마쯔리의 의식일반을 가리키는 것으로, 마쯔리 제례는 지역공동체 전체의 행사일 뿐만 아니라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마쯔리는 그것을 실행하는 일정한 집단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일본의 시골이나 도시에서도 흔히 크고 작은 신사를 볼 수 있는데, 각 신사마다 각각 모시고 있는 신은 다르다. 이러한 마쯔리의 양식은 신사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전국에는 지방색이 짙은 각양각색의 마쓰리가 전승되고 있다.

현재 일본각지에서 열리는 계절 마쯔리는 본연의 종교적 의미보다는 각 지역주민의 단결과 오락적 퍼포먼스를 위한 성격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겨울이 지나고 찾아오는 신록의 계절 봄은 생명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계절로서, 일본인의 선조들은 이 봄을 신의 영력이 다시 활동하기 시작하는 때라고 보았다.

그래서 꽃이 피고 모내기철을 맞이하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이때에 산속에 피는 벚꽃을 신의 의사표현으로 여겨 벚꽃을 자기 집 마당에 옮겨 심고 즐기게 되었다. 이것을 가앵이라고 하는데, 단순히 꽃을 즐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는 신앙과 깊은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현대 일본사회에 그대로 남아있다. 벚꽃으로 유명한 우에노공원은 벚꽃이 만개할 무렵이면 장소가 비좁을 정도로 술자리가 만들어지고, 야간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곳뿐만 아니라 벚꽃 축제는 일본전역에서 열리는데, 옛날 그대로의 가미마쯔리와 정취는 다르지만 사람들이 축제기분으로 주연을 즐기고 평소와는 다른 것을 기대하는 이날은 현대 일본의 봄 마쯔리라고 할 수 있다.
름에는 여름에 맞는 마쯔리가 있다. 여름에는 찾아온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향응을 베풀어 보내는 오본에 관한 행사가 많다. 또한 이 계절에는 가뭄을 염려하여 용왕에게 기우제를 지내는 지역도 있다. 가을에는 풍년의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각 지방에서 추수제가 열리어왔으나 최근에는 전업농가가 점점 감소하고 농업기술이 발전하면서 농업작업과 관련된 마쯔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고대의 일본인들은 지상의 생물이 겨울이 되면 활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영혼도 겨울에는 육체를 떠나 쇠멸해 간다고 보았으며 가을에 수확한 햇곡식을 신에게 바쳐 인간의 육체를 떠나려고 하는 영혼에 힘과 에너지를 준다는 것이다. 사계절의 마쯔리를 개관하면 벼농사행사와 지역신의 존재가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예전에는 현재와 같이 의학기술이나 위생시설이 발달되어 있지 않았고, 식량사정도 여의치 않았던 만큼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 여기에 반영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대에 이르러 전통적인 마쯔리의 형태가 다르게 고유화 되어가고, 종교적 의미가 퇴색된 마쯔리가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형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종교적의미가 퇴색하고 오락적의미가 강화된 마쯔리는 현대에서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들이 대학축제, 전야제, 오픈하우스, 단지 마쯔리, 시민 마쯔리, 성인식, 여름 마쯔리, 맥주축제, 창업기념 마쯔리, 발렌타인데이 축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