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러시아여행

23.노후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덴마크

달리는 말(이재남) 2012. 11. 17. 21:54

노후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덴마크


전 세계적인 에피소드를 만들어낸 한,일 월드컵대회

 

핀란드의 헬싱키, 스웨덴의 스톡홀름이나 노르웨이의 오슬로의 중요거리는 사람이 적어 너무 한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은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코펜하겐의 거리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활기찬 도시로 느껴진다. 그렇다. 관광객들이 훨씬 많고 거리는 질서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활기에 넘친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깨끗한 거리다. 바람이 불고 비 내리는 날씨인데도 사람들의 표정은 밝아 보인다.

일단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북유럽의 얼굴들이 많이 보여 이유 없이 즐겁고 이 멋진 나라를 볼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다. 가이드 정명희 여사는 우리나라에서 6월에 열렸던 한?일 월드컵대회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한.일 월드컵대회는 전 세계적인 에피소드를 만들기도 했고 때로는 여러 가지의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모스크바에서는 한?일 월드컵대회 때, 러시아와 일본의 경기하는 모습을 T. V 중계를 통해서 러시아인들이 시청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 개막식

 

러시아가 일본과의 게임에서 패했을 때다. 러시아인들은 제3차 전쟁에서 일본에게 패했다고 하면서 몹시 분통해 했단다. 그래서 아시아인들을 만나면 폭력을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일행들에게 조심하라고 그곳의 가이드 정연수씨는 주의를 환기시켰었다. 실재로 한?일 월드컵대회가 진행 중이던 그때에는 밖에 나가 돌아다닌다는 것이 겁이 났단다. 그런가하면 가이드 김지성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호텔 후론트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전의 T. V 중계를 보게 되었단다.

그런데 우연히 이탈리아 관광객과 같이 시청하게 됐는데, 이탈리아 팀이 한 골을 먼저 넣었을 때 그들은 한국을 이겼다고 좋아서 날뛰었단다. 반대로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응원을 했었던 한국인 관광객들은 기가 죽어서 그 게임이 거의 끝날 무렵까지 조용했다.

그러다가 한국팀 설기현 선수의 동점골이 터지자 한국인 관광객들은 너무 좋아서 흥분해진 반면에 이탈리아인들은 그 반대로 조용해졌다. 그리고 곧바로 시작된 연장전에서 한국 안정환 선수의 골든 골이 터지자 이탈리아인들은 안정환 선수를 욕하고 비난하면서 조용히 하라고 신경질을 냈다고 했다.

그는 그들의 태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 을 외쳐댔더니 카운터에서 같이 시청했던 러시아인들은 한국의 승리를 축하한다는 인사말을 했다고 우리에게 전했다. 그런가하면 이곳 덴마크사람들은, 한국은 의리와 신의가 있는 나라로 평가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전 전쟁당시 한국을 도와 참전했던 터키를 한?일 월드컵대회를 통해 의리를 지켰다고 칭찬하드라 전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 한국을 빛낸 영웅들

 

 

터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한국 사람들은 터키의 국기(國旗)를 들고 나와 터키인들과 함께 응원을 해주었을 뿐만이 아니라 터키와 3?4위를 가리는 경기에서는 충분히 이길 수 있었던 개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옛 고마움을 갚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고 패했다. 옛 고마움을 갚는 한국은 의리가 있는 나라임에 틀림없다고 덴마크 신문들은 일제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며 정명희 여사는 무척이나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설명한다.

 

워낙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어 노후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덴마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은 흘러 5시 30분경이 됐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기 위하여 가까운 곳에 자리한 태국음식점에 들어가 한식으로 준비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1인당 GNP가 3만4천불이 넘는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많은 돈을 소지하지는 못하고 그 때문에 맞벌이를 해야 한다. 두 사람의 월급 가운데 거의 한 사람의 월급은 세금을 내야하지만 엄청난 세금에도 불구하고 별로 불만이 없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현재 여왕 마르그레테 2세가 살고 있는 아마리엔보르 궁전의 숙소

 

노후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워낙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모으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다. 또 돈을 많이 모을 수도 없다. 또한 이 나라 젊은이들은 어린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때문에 첫째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 어머니는 1년 동안 휴직을 해도 월급의 100%를 국가로부터 보장을 받는다. 또 둘째 아이를 낳는다면 1년 반의 보장을 받으며, 셋째아이를 낳는다면 2년 동안의 보장을 받는다고 했다.

그 아이가 성장하여 7세가 되면 어머니나 아버지 중 한 사람은 1년 간 휴직을 해도 월급의 100%를 또 한번 보장받는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정부가 운영하는 탁아소에서 그 아이를 길러준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보다는 탁아소의 보모나 연이어 9년간이나 계속하여 맡는 학교의 담임선생님과 더욱 긴밀하게 생활을 엮어나간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에 대한 정이 별로 돈독하지 못하고 그들이 성장하면 일찍 가정을 떠나게 된다고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키에르케고르의 동상

 

이곳 북유럽사람들은 많은 돈을 벌고 있지만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고 있음을 보았다. 코펜하겐 사람들은 인구의 40%나 되는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 도로의 시설이 매우 좋아 보인다. 러시아와 북유럽의 여행을 시작한지 오늘로 9일째의 날이 저물어가고 있다. 서울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만을 남겨놓은 지금 아쉬움이 남는다. 음식점으로부터 나온 일행은 오늘 하루저녁을 보내야 할 Scandic Hotel에 짐을 옮겨놓았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Scandic Hotel

 

그리고 이 호텔 주변의 백화점에 들어가 50% 바겐세일 하는 지갑 3개를 아들, 사위, 장인께 선물하려고 샀다. 7시가 되니 정확하게 백화점의 문을 닫는다. 그래서 Scandic Hotel의 6층 2호실에 들어가 샤워를 끝내고 밖에 나가 시간을 좀더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내일은 서둘러 이곳 호텔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지만, 또 이 날은 하루 종일 짓궂은 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에 포기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다.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만을 남겨둔 아쉬운 날 아침

 

여행을 떠나온 지 열흘째 되는 날 아침 5시경,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만을 남겨둔 날이라 그런지 일찍 잠에서 깼다. 면도를 하는 등 준비를 거의 마쳤을 때 Morning Call을 한다. 코펜하겐공항에서 출발하는 9시 5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6시 30분에 아침식사를 시작하였다.

아쉬운 마음을 갖고 레스토랑의 식사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비디오카메라에 담았다. 이날은 일찍 서두른 덕택에 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부치고 나니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 면세점에서 샀던 스웨터, 칼등의 세금을 환불받는 절차를 거쳐 공항 세무당국으로부터 세금환불을 받았다.

 

덴마크 코펜하겐 타이타닉호의 승선권 판매 건물이 있는 거리

 

환불받은 돈이 마치 거저 생긴 것처럼 고맙게 생각되는 건 왜일까? 워낙 빨리 서둘렀기 때문에 코펜하겐공항에서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면세점에 들어가 어른께 선물할 밀크캬라멜 한 봉지를 샀다. 이곳 코펜하겐공항을 10시에 출발한 Russian Airline의 항공기는 모스크바공항에 12시 15분에 도착했다. 모스크바 시간으로는 오후 2시 15분이었으니 이는 시차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곳 모스크바공항에서 무러 8시간을 더 기다려 밤 10시 1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로 갈아탈 수 있단다.

얼마나 지루할까? 공항의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지루하다. 또 전망이 좋은 15 Gate의 벤치에 앉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면서 토스트와 빵을 사서 이무수부부와 간단한 저녁식사로 나누어 먹었다. 그때가 몇 시쯤 됐을까? 파키스탄인 Tipu Sultan Khan이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에 왔다. 그는 우리가 한국인인 것을 알아차리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사업을 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몇 개월 동안 부산, 대구 등지에서 살았고 그래서 열심히 한국말을 배웠단다.

덴마크 코펜하겐국제공항

덴마크의 코펜하겐국제공항 면세점

 

 

그는 34세 된 젊은이다. 우리와 대화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우리말을 유창하게 잘했다. 그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지금 사업차 카이로에 가고 있는 중이란다. 그리고 서로의 E-Mail주소를 주고받고 나서 해어졌다. 처음 만나 잠깐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고 해어지려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 또한 무슨 이유에서 생겨나는 심정일까?

이곳 시간으로 밤10시 15분은 모스크바공항을 출발하는 예정시간이다. 그러나 예정시간보다 20분이나 늦은 10시 35분에 이륙했다. 비록 늦은 시간이긴 했으나 러시아항공사는 기내식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여행을 시작한지 열 하루째 되는 날 오전 10시경에는 간단하게 차려진 간식이 제공됐다. 그래서 배고픈 줄 모르고 비행을 할 수 있었다. 러시아비행기 SU 599는 오전11시55분에 인천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여 탑승한 승객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러시아와 5시간의 시차를 고려한다면 비행시간은 8시간 20분 걸렸다.

코펜하겐의 시청사

 

       코펜하겐의 게피온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