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손녀와 함께한 호치민 나트랑여행

아들가족과 딸의 가족이 함께한 베트남의 호치민과 나트랑여행

달리는 말(이재남) 2024. 3. 21. 07:20

14.거대한 좌불상이 있는 롱선사와 네오고딕 양식의 나짱 대성당

2016년 1월 17일은 여행을 시작한지 벌써 엿세째 되는 날이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 딸에게 보낸 SNS메시지의 내용은 〞8명의 여행객을 이끄는 일은 힘들지? 오늘 하루도 많이 애썼다. 수고해주는 우리 딸이 대견스럽고, 또한 대단히 고맙다. 잘 자거라. 아빠가〟이었다.
아침 5시 22분에 일어나 스마트폰을 열어보니 필자에게 보낸 딸의 메시지는 〞아니에요, 힘들긴요.  엄마, 아빠 덕분에 맛난 것 많이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어 행복해요. 감사합니다.〟이었다. 딸 덕택에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어 행복감으로 가득하다. 오늘도 클럽라운지에서 아침식사를 7시에 하기로 약속이 돼있다.

 

-나트랑 롱선사-

오늘 일정은 아침식사를 마치면 롱선사(Chua Long Son)를 방문하기로 일정을 잡았었다. 1층 호텔로비의 오피스에 들려 베트남 동으로 환전하였다. 한국의 외환은행에서 미국 달러로 환전해왔는데, 한국에서 베트남 동으로 환전하는 것보다 베트남에서 미국 달러를 베트남 동으로 환전하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환전을 한 후, 호텔 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롱선사 앞에서 내렸다. 롱선사는 1886년 언덕 위에 처음 세워졌으나 1900년 태풍의 피해를 받아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으며 여러 차례 재건축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절 이름에 롱(용:龍)자(字)가 들어갈 만큼 곳곳에 화려한 용 장식이 눈에 뜨였다. 
본당 뒤로 나 있는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왼쪽에 거대한 와불상이 놓여있었고, 언덕 꼭대기에는 고타마 붓다의 거대한 좌불상이 자리해 있다. 높이 24m의 연꽃잎 받침대만 무러 7m에 달해 나짱 시내에서도 그 형상이 다 보일 정도란다.

-나트랑 롱선사-

나짱 사람들은 〞북쪽에서는 힌두의 신이 악운을 막아 주고 남쪽에서는 부처님이 복을 빌어 준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인지 과학적으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짱은 홍수나 태풍피해를 항상 비껴갈 수 있었다. 또한 이 절은 거대한 좌불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단지 큰 불상을 보러 간다는 느낌보다는 사찰 주변의 단정한 자연 풍경과 150개의 계단을 올라간 뒤 내려다보는 시내 정경을 보기 위해 여유롭게 롱선사를 둘러보았더니 몹시 좋다. 시내 어디에서도 눈에 잘 띄는 사찰의 꼭대기에 좌불상이 위치해있었다. 

 

-나트랑 롱선사(범종이 있는 누각)-

월남전 때 불교 탄압에 항의하기 위해 후에를 출발, 호치민으로 내려와 세계 최초로 소신공양하여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스님이 되셨는데, 그 분이 바로「팃 쾅 득(Thich Quang Duk)」스님이시다. 이 스님은 생활하고 계시던 흐엄 강변에 세워진 전설의 사원, 티엔무 사원을 떠나 무려 19시간 동안 승용차를 운전하여 월남 사이공의 대통령 궁전 앞에 도착하였다.

 

-나트랑 롱선사의 언덕 꼭대기에 고타마 붓다의 (높이 31m의) 거대한 좌불상-

스님은 대통령 궁전 앞에서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러 자신의 몸을 불태우는 소신공양을 함으로서 더욱 유명해졌다. 베트남에서 유명한「팃 쾅 득」스님과, 그와 함께 부패 정권에 항거하며 분신한 비구니들이 호치민으로 떠나기 전에 이 사원에서 기거했다. 

-나트랑 롱선사의 와불상-

-나트랑 롱선사의 필자가족-

좌불상 아래에는 이들의 부조가 새겨져 있어 그들의 애국심을 기리고 있다. 롱선사에서 나온 필자가족은 롱선사 앞에서 택시를 타고 나짱 대성당(Nha Tho Chinh Toa Nha Trang)을 향하여 달렸다. 현지인들이 돌교회라고 부르는 이성당은 고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별로 크지는 않으나 소박한 모습으로 장식되어 있어 아름답다. 

-나짱 대성당-

-나짱 대성당의 미사중-


나짱 대성당은 1886년 프랑스 선교사들이 예배당을 세운 뒤 1928년 네오고딕 양식으로 재건축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본당 외부에는 초기 성당 건축 및 나짱의 가톨릭 선교에 앞장섰던 루이 발레 신부의 묘소가 있다. 또한 최초의 주교이자 나짱 성당을 대성당으로 승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피케 신부의 묘소가 마련돼 있다. 

-나짱 대성당 내부-

그리고 성당 입구로 이어지는 언덕길에는 일반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납골당도 눈에 띄였다. 교외 마당에는 성모 마리아와 12사도, 막달라 마리아 등 성경의 주요 인물상들이 있고 본당 안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시선을 끌고 있었다. 필자가족이 이 대성당을 방문하는 날이 일요일이라 수많은 신자들이 모여 미사를 올리는 광경을 목격하였다.
가톨릭신자인 필자부부도 함께 미사참례를 하고 싶었지만 다른 가족을 위해 잠깐 이곳에 머물은 후, 성당 입구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막 성당의 언덕길을 걸어내려와 밖으로 나오니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는데 어린이들이 먹고 싶어했고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날은 날씨가 약간 더웠다.